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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LVMH② 주가 오르게 루이비통 가방 가격 좀 올려볼까?

기사입력 : 2024년02월23일 16:50

최종수정 : 2024년02월23일 16:50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불황엔 가격 인상
패션천재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성공
에르메스, 샤넬, 구찌 4대명품 매출액은?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불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가격을 올리면 된다. 애매한 브랜드가 이 방법을 따라했다가는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 파격적인 가격 인상은 불황에도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매년 오르는 가격

작년부터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불황이다. 하지만 명품 업체들은 불황에도 웬만하면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핸드백은 세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황이지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2024년 1월에 주요 인기 가방 제품 가격을 약 10~15%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이미 지난 2023년 6월에 가방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런데 2024년 2월에 또 다시 대표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네오노에BB' 가격을 274만원으로 6.2% 올렸다. 또 '불로뉴'도 330만원으로 5.1% 인상했다. 반면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 '김희애백'으로 유명해진 '카퓌신 미니'의 가격은 839만으로 4.4% 낮춰 눈길을 끌었다.

샤넬도 지난 2024년1월에 주얼리와 시계 품목을 약 4~5% 인상했다. 이번에는 드물게도 가방 가격은 동결했다. 어쨌든 가격인상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돼 왔던 터라 굳이 올해만 안 올릴 이유도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명품 구매를 포기할까? 명품의 핵심법칙은 '희소성'과 '비싼 가격'이다. 오히려 가격이 너무 싸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 명품 답게 비싸야 과시할 수 있다. 일명 베블런 효과다. 불황에도 명품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이 양호한 비밀이다.

루이비통 매장 로고 [사진 = 셔터스톡]

잇 백(It bag)? 3초백? 그리고 루이비통!

입문자들에게는 고가의 핸드백 대신 중산층이 접근하기 쉬운 악세사리로 유혹한다. 그게 바로 '향수'와 '립스틱'이다. 이것들이 소비자가 명품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로 역할을 한다.

샤넬의 미끼상품(?)이 '립스팁'과 '향수'라면 루이비통의 미끼상품은 바로 스카프 '방도'다. 가격대는 최소 30만원 이상이다. 그래도 지갑이나 가방보다는 훨씬 싸다.

소비자들에게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명품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차츰 단가가 높은 물건으로 구매가 확장되도록 유도하는 게 명품업계의 전략이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지갑'이나 '핸드백'을 구매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가성비까지 따져보면 이게 더 효율적일수 있다. 악세사리는 그 뒤 에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건 오직 '잇 백(It Bag)'이다.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은 역시 핸드백이다. '잇 백(IT bag)'이란 '그 시즌에 유행하는 바로 그 가방'이란 뜻의 신조어다. 루이비통 가방은 선호도가 높아 많은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거리에서 3초마다 발견된다는 의미의 일명 '3초백'으로 통하기도 한다.

옷보다 핸드백이 좋은 이유는 뭘까? 사이즈도 따지지 않고 착용해 볼 필요도 없다. 나이나 몸무게도 상관없다. 구매하기도 편하고 판매하기도 편하다.

옷이나 신발에는 돈을 쓰지 않더라도 핸드백만큼은 여자들의 자존심이다. 그래서 핸드백은 준명품보다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같은 최고가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루이비통 하드케이스 여행가방 [사진 = 셔터스톡]

◆ 루이비통의 럭셔리 한 성장 과정

'루이비통'은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루이비통'은 최초로 도입한 사각형 모양의 '하드케이스 트렁크'로 유명세를 떨쳤다. 우수한 품질이 알려지면서 루이비통의 명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높아졌다.

문제는 모조품이었다. 그래서 1888년에 모조품 방지를 위해 체크무늬(다미에 패턴)를 도입한다. 일명 '다미에 캔버스'다. 이 패턴이 우리에게 익숙한 '루이비통'의 상징이다.

1896년에도 모조품 방지목적으로 루이비통 브랜드의 로고를 프린팅한 '모노그램(2개 이상의 글자를 한 글자로 합친 것) 캔버스'가 탄생했다. '루이비통'의 이니셜인 L과 V, 꽃과 별 무늬가 교차되는 패턴이다. 이 '모노그램 캔버스'를 특허 출원해 이 때부터 '루이비통'의 고유 디자인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1914년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로 매장을 옮기면서 사업을 확장했는데 이곳이 현재의 루비이통 본점이다. 고유 디자인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황실, 귀족, 상류층들에게 인기를 끌며 계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1970년대에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1987년에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시'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라는 이름으로 합병하게 된다.

루이비통이 다시 한번 큰 도약을 시작한 계기는 1997년에 영입한 '마크 제이콥스' 디자이너 덕분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패션천재다. 그는 낡은 이미지였던 루이비통의 디자인을 확 뒤집었다. 주요 스타일 3개를 살펴보자.

첫번째로 '모노그램 베르니'는 모노그램 소가죽 위에 에나멜을 특수 코팅해 반짝 반짝 광채가 난다. 이 디자인은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번째로 '그래피티 모노그램'은 모노그램에 페인트로 루이비통 상표를 휘갈겨 쓴 디자인이다. '스티븐 스프라우스'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세번째로 '멀티컬러 모노그램'은 일본 팝아트 작가인 '타카시 무라카미'와 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어두운 색감에서 벗어나 컬러풀한 스타일의 팝아트 형태로 총 93가지의 색을 사용했다.

이런 파격적이고 젊은 시도가 이어지면서 '루이비통'은 낡은 이미지를 벗게 된다. '마크 제이콥스' 영입 후에 '루비이통'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루이비통 '쁘띠뜨 말(Petite Malle)백' [사진 = 셔터스톡]

◆ 패션 천재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2013년에 '마크 제이콥스'는 본인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16년간 일했던 루이비통을 떠났다. 후임은 '발렌시아가'에서 15년간 일했던 프랑스 출신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다. 당연히 '제스키에르' 역시 패션천재다.

2014년의 루이비통 컬렉션에서 처음 나타났는데 오프닝 룩과 함께 등장한 '쁘띠뜨 말(Petite Malle)백'은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루이비통 역사의 시작이 '하드 케이스 트렁크' 인데, '제스키에르'는 이 커다란 트렁크 디자인을 '쁘띠(작은)' 사이즈의 '클러치 백'으로 선 보였다.

이 컬렉션이 끝난 후 '마크 제이콥스'의 공백을 우려하던 시선은 사라졌다. '쁘띠뜨 말 백'은 이후 여러 버전의 다양한 소재로 제작됐다. 예상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루이비통의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2018년에 '니콜라 제스키에르'도 '루이비통'을 떠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소문과 달리 5년 재계약이 진행했다. 다시 2023년에도 5년 재계약이 이루어져 2028년까지 자리를 지키게 됐다. 패션기업에게 천재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한국 영화배우 배두나와 친구사이로 '보그 코리아' 표지에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 4대 명품 브랜드의 매출액은 얼마일까?

명품 핸드백을 안 사는 사람은 있어도 1개만 사는 사람은 없다. 계속해서 신상품이 나온다. 나일론, 인조가죽, 소가죽, 악어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 일반적으로 '루이비통'보다 '에르메스'가 좀 더 고가 브랜드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전체 매출액도 '에르메스'가 '루이비통'보다 더 높을까?

 

초고가(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는 '에르메스'가 최고지만 매출액의 경우 70여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거대그룹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2023년도 매출액은 무려 121조원(862억유로)다. 같은 기간 19조원(134억유로)을 기록한 에르메스의 6배가 넘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주류와 보석류 매출이 포함된 LVMH의 전체 매출액 대신 '패션 및 가죽분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 분야만 해도 루이비통 외에 크리스찬 디올, 셀린느, 펜디 등의 다른 브랜드 매출액이 합쳐 있다. 2023년 매출액은 총 매출액의 49%인 59조원(422억유로)으로 결코 적지 않다. 성장률은 9%다.

브랜드 이미지는 4위임에도 불구하고 케링(구찌 등)이 당당히 매출액 2위에 올라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케링의 2023년 매출액은 27조원(196억유로)을 기록했다. 안타까운 건 4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매출액이 4% 감소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 3위를 기록한 샤넬은 비상장사라 실적 공시가 느리다. 따라서 아직 2023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 전년도인 2022년의 매출액은 24조원(172억유로)이다. 

매출액 기준 4위지만 이미지 상으로는 초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2023년 매출액은 19조원(134억유로)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년대비 16% 성장했다는 점이다. 4대 브랜드 중 가장 성장률이 높다. 알짜 회사라 할 수 있다.

루이비통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명품 대중화?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에르메스'와 '샤넬'이지만 왜 매출액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월등히 많을까? M&A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한 게 중요한 원인이다. LVMH는 명품을 좀 더 대중화시킨 '주인공'이다. 부자들뿐 아니라 타겟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전략은 중요하다.

샤넬과 에르메스는 물량 제한을 통한 '최고가 정책', 루이비통은 '최고가 정책'과 '많이 파는 정책'을 같이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명품시장은 한정된 부자들 만을 위한 특별한 시장이었다. 지금은 중산층 소비자로 시장이 확대됐다. 이런 변화속에서 큰 수혜를 본 건 M&A를 통해 가장 많은 브랜드를 확보한 LVMH였다.

명품의 대중화에만 치중하면 브랜드 가치가 확 떨어진다. 루이비통이 불황에도 당당하게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명품이라는 이미지 관리가 완벽해야 한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브랜드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광고에 돈을 쏟아 붓는다.

루이비통은 그 동안 스칼렛 요한슨, 안젤리나 졸리, 지젤 번천,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모델로 다양한 광고를 진행해 왔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 한국의 정호연 배우도 루이비통 광고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자체적으로 자동차경주, 요트대회, 음악회, 호텔 등에서 럭셔리 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이런 이미지 관리는 '명품'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한다.

크리스찬 디올 레이디백 [사진 = 셔터스톡]

◆ LVMH 패션 부문에 루이비통만 있는 건 아니다

LVMH의 주요 패션 브랜드를 몇 개 더 살펴보자. 먼저 '크리스찬 디올'이다. 대표 상품은 '레이디 백'이다. 사각형의 백에 둥근 손잡이가 달렸다. 영국 왕세자비인 다이애나가 애용했던 백으로 유명하다. 향수 부문도 인지도가 높다. 2023년에 '크리스찬 디올'은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냈다.

'셀린느'의 대표상품은 '러기지 백'이다. 외형은 커 보이는데 실제 무게는 가벼운 편이다. 2018년에 셀린느를 10년간 이끌었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은퇴했다. 패션회사에 있어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새로 등장한 디자이너는 '생 로랑'에서 일했던 '에디 슬리먼'이다. 그의 등장으로 셀린느 디자인이 기존보다 파격적으로 변했다. 2023년에는 한국에 '셀린느 코리아'를 설립하며 의욕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셀린느 러기지 백 [사진 = 셔터스톡]

그 밖에도 LVMH는 펜디, 로로피아나, 로에베, 지방시, 겐조 등 유명 브랜드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이 강력한 브랜드들에 힘 입어 LVMH의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꾸준히 증가 중이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들의 성장에 힘입어 LVMH '패션 및 가죽제품' 부문의 2023년 매출액은 59조원(422억유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4조원(168억유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와 7% 증가한 양호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일반 제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39.9%라는 엄청난 영업이익율이다. 명품은 일반 소비재의 낮은 마진율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마진을 가져갈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명품은 나이, 인종, 지리적·경제적 장벽을 초월한다. 우리는 부유층 훨씬 너머까지 고객 범위를 확대했다." LVMH의 임원이 1997년에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침체가 걱정된다면 역발상으로 럭셔리 명품기업 투자에 관심을 가져 보자. 

 

③편에서 계속… LVMH③ 티파니 인수로 더 강해진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1위 굳힐까?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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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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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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