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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②우버, 전 세계 택시기사들 공공의 적…규제에 침몰할까

기사입력 : 2022년08월12일 10:12

최종수정 : 2023년06월11일 16:45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은 2008년 말에 친구와 같이 파리에서 택시를 잡는 데 애를 먹다가 승차공유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아이디어로 2009년 3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가 시작됐다. 우버는 위치 서비스가 탑재된 애플의 스마트폰을 잘 활용했다. 세계 최초로 승객들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를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승차공유 호출 앱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버는 자사의 주력사업을 딜리버리, 모빌리티, 프레이트 등 총 3개 분야로 나눠서 표기하는데 이 중 '승차공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모빌리티 분야의 2021년 매출액은 3개 분야 중 2번째로 크다. '모빌리티'의 사전적인 의미는 '이동을 편리하게 만드는 이동 수단과 각종 서비스를 포괄하는 용어'다. 좀 더 직관적으로는 'IT가 결합된 이동수단'이다. 우버는 미국 승차공유 시장 점유율이 70%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이며 캐나다, 유럽, 중남미 지역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 승차공유 회사 주가는 줄줄이 폭락 중

승차공유 서비스 사업의 최대 장점은 차량을 보유하지 않아 막대한 고정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이다. 단지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 주고 수수료만 받으니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물론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 안타깝게도 '우버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돈을 받고 고객을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행위'는 전 세계 각국에서 법률상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법률 위반 리스크 때문일까.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새롭게 증시에 상장된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중국 1위 승차공유 기업인 디디추싱(디디글로벌)은 2021년 6월 공모가 14달러에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화려하게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사전승인 없이 기업공개(IPO)가 진행된 탓에 심기가 뒤틀린 중국 정부의 무시무시한 압박을 받아 중국 본토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전격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1년 뒤인 2022년 6월에 미국 증시에서 하차했다. 디디글로벌(ADR)의 상장폐지 당시 주가는 2.3달러로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무려 -84%다.

동남아 1위 승차공유 회사이자 음식배달 회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랩의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2021년 12월의 상장 기준가(스팩 상장)는 11달러였는데 2022년 7월 말 주가는 3달러로 상장 기준가 대비 73%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미국 1위 승차공유 회사인 우버는 3년 전인 2019년 5월에 예상보다 낮은 45달러의 공모가로 상장했음에도 2022년 7월 말 주가는 23달러로 폭락해 공모가 대비 하락률이 -50%에 달한다. 우버와 경쟁하고 있는 미국 2위 승차공유 회사인 리프트는 더 심각하다. 2019년 3월에 공모가 72달러에 상장했던 리프트의 2022년 7월 말 주가는 고작 14달러로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무려 -80%다.

하염없이 하락 중인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가 언젠가 회복되기는 하는 걸까. 투자자들은 심각한 주가 폭락에 아우성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뛰어난 투자자로 손꼽히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디디추싱(디디글로벌), 그랩, 우버에 모두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우버 주식을 매도하기는 했지만 손정의 회장은 과연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었던 걸까.

◆ 한국에서 승차공유 사업자 '우버'와 '타다'는 불법?

오늘도 강남역에서 밤 12시에 택시를 잡으려던 김 과장은 장장 30분을 기다리다가 결국 택시잡기를 포기하고 술집으로 되돌아간다. 택시비로 정상요금의 몇 배를 낼 바엔 차라리 집에 가는 시간을 늦출 생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4월 이후에 서울 주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익숙한 풍경이다. 지금 한국은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거의 독점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런데 왜 택시는 잡히지 않을까. 그건 카카오택시의 잘못이 아니다. 밤에 근무하는 택시기사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든다. 왜 한국에서 카카오택시는 되는데 우버의 승차공유 서비스는 안 되는 걸까. 우버가 2014년에 한국에서 시도했던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X'는 택시 면허가 없는 일반 기사들과 승객들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로 애초부터 한국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유상운송의 금지 등)' 위반이다. 특히 택시기사들의 극렬한 저항을 불러와 결국 2015년에 우버는 한국 시장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반면 카카오의 차량중개 서비스는 기존의 택시기사들을 승객과 연결해 주는 서비스라 오히려 택시기사들에게 도움이 됐기 때문에 도입 초기에는 반발이 적었다.

우버의 실패를 교훈 삼아 2018년에 출시된 '타다' 서비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의 예외조항인 시행령 제18조의 '자동차 대여사업자가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예외로 하는 틈새를 적극 활용했다. 따라서 11인승 카니발 차량에 '타다'와 제휴된 업체를 통해 '전문 운전기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승차공유를 합법화했다.

승차거부 없이 고급화를 지향하는 '타다'의 혁신적인 서비스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역시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타다 역시 택시 면허가 없는 일반 기사를 승객과 연결해 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2020년에 국회에서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인 시행령 제18조를 삭제하고 대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 2항에 '관광을 목적으로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이 경우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한다'라는 단서조항이 추가된 일명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통과시켜 '타다' 서비스도 결국 중단됐다.

◆ 정부가 통제하는 택시요금...택시대란 해결책은

이제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택시기사들은 왜 승차공유 서비스를 반대할까. 정부가 개인택시 면허 수량을 제한해 택시기사들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해 주는 대신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분류해 요금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9년 2월에 결정된 서울시 중형택시요금을 살펴보면 2km까지 주간 기본요금은 3800원이고 야간 기본요금은 4600원이다. 이 요금제가 2022년 7월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생활물가가 얼마나 많이 상승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터무니없이 낮은 요금이다. 최근의 급등한 휘발유 가격과 LPG 가격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한국의 택시요금은 객관적인 산식을 적용해 시도 지사가 결정한다. 그런데 대중교통요금 상승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실제 원가보다 낮은 인상률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택시요금 가격 통제의 결과는 바로 택시기사들의 대거 이탈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에 26만7189명이었던 택시기사 수가 2022년 5월에는 2만7994명 감소한 23만9195명으로 조사됐다. 10% 이상의 택시기사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 일반(법인)택시 기사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법인택시 기사란 택시회사에 취업해 일정 시간 월급을 받고 일하는 고용 운전자를 말한다. 최근 성과급 성격의 사납금 제도가 폐지되고 월급제로 변경되면서 오히려 과거보다 소득이 감소한 기사들이 많아져 법인택시 기사의 인기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택시회사 취업보다 배달 라이더가 돈을 더 많이 버니 전업하는 기사들이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개인택시 기사의 경우 개인택시 면허를 받는 일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개인택시 기사의 공급을 늘리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소득이 감소하므로 정부에서 면허 공급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택시 면허시험은 매우 쉽지만 시험에 합격한다고 무조건 면허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과거에는 택시회사에 취업해 일정 기간 무사고로 운전해야 자격이 주어졌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피하기 위해 개인택시 면허를 거래하는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데 최근 서울 지역 개인택시면허 거래가격은 8000만원 수준이다.

어렵게 면허를 취득한 개인택시 기사들 입장에서 택시면허가 없는 일반 운전자들과 승객들을 연결해 주는 우버의 승차공유 서비스는 공공의 적이다. 만약 승차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법인택시 기사들의 처우는 더 나빠지게 되고 비싸게 매수한 개인택시 면허가격은 폭락할 게 뻔하다. 한마디로 승차공유 서비스 합법화는 택시기사들에게는 재앙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한국에서는 택시대란이 시작됐다. 택시가 잡히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야간 시간대의 요금을 대폭 인상해야만 이탈한 택시기사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만으로 야간에 택시를 충분히 공급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택시기사들의 고령화 현상까지 맞물려 있어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떨까. 한밤중에 강남역에서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는 택시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김 과장 입장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택시대란만 해결되면 좋다. 만약 가격까지 더 싸진다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의 규제를 풀어준다면 소비자들의 편익은 훨씬 더 증대될 것이다.

소비자의 편익 증대. 이게 바로 우버의 논리이자 우버가 글로벌 각국의 까다로운 규제를 뚫고 합법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택시 면허가 없는 운전자들의 공급이 늘어난다면 비싼 가격에 택시 면허를 매수한 개인택시 기사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개인택시 기사들의 손해는 우버가 보상해야 할까, 아니면 정부가 보상해야 할까. 시장 논리대로 소비자의 편익 증대를 위해 그냥 개인택시 기사들이 각자 알아서 손해를 감수해야 할까.

우버는 한국 시장에서 일반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 주는 우버X 서비스는 완전히 포기했다. 대신 2021년에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와 합작해 '우티(UT)'라는 합법적인 한국 택시호출 앱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택시처럼 택시 면허가 있는 기사들 대상으로만 운용된다.

하지만 원래 우버의 모빌리티 사업은 90% 이상이 우버X처럼 일반 운전자들의 차량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다. 택시호출 앱 시장은 규모도 크지 않고 이미 카카오택시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라 훨씬 더 큰 그림을 구상하는 우버와는 맞지 않다. 단지 먼 미래에 한국 승차공유 시장이 열릴 것에 대비한 투자로 해석된다.

만약 우버가 한국의 택시기사들에게 적절하게 보상하고 승차공유 서비스의 합법성을 인정받게 된다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장기적으로 한국의 택시 산업은 무너지고 우버의 승차공유 서비스가 독점하는 시대가 언젠가는 올 것이다. 우버의 독점이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 편익이 극대화되겠지만 독점이 확정되고 나면 소비자들은 우버에 택시요금보다 더 비싼 요금을 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승차공유 서비스가 한국에 진입할 수 없도록 막아야 할까. 정답은 없다. 절대적인 택시기사 부족으로 야간에 택시가 잘 안 잡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따라서 승차공유 서비스는 허용하되 우버 혼자 독점하지 못하도록 2, 3개 업체가 경쟁하는 유효경쟁 시장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과연 한국 개인택시 기사들의 삶도 나아질까. 미국에서 우버와 리프트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뉴욕의 택시 면허 가격은 10분의 1토막이 난 사례로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 우버의 승차공유 서비스는 전 세계 택시기사들 공공의 적

우버가 만들어낸 승차공유 호출 앱 덕분에 이제 운전자는 승객들을 찾아 불필요하게 도로를 헤매지 않는다. 가까운 위치에 있는 승객이 호출했을 때 빠르게 승객에게 달려가는 효율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 사업 초기에는 우버의 인지도가 낮아 운전자들과 계약을 맺는 데 애를 먹었지만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운전자 확보에 성공했다. 승객들은 안 잡히는 택시를 기다리는 대신 우버를 찾았고, 운전자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개인차량을 이용해 택시 면허 없이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우버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혁신적인 상품으로 가장 피해를 본 집단은 어디일까. 바로 뉴욕의 택시기사들이다. 뉴욕의 택시사업 구조는 한국의 개인택시 면허와 비슷하다. 뉴욕 택시 면허 가격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이민자들의 높은 수요로 2014년에는 12억원(100만달러)까지 치솟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현재는 10분의 1 가격인 1억2000만원(10만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문제는 뉴욕에서 택시 면허를 가지고 있는 약 1만2000명의 택시기사들 중 상당수가 택시 면허를 매수하기 위해 수억원 이상의 빚을 졌다는 사실이다. 택시 면허 가격이 폭락하자 최근 몇 년간 10명 이상의 택시기사들이 자살하면서 사회문제화돼 우버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우버의 출현이 뉴욕 택시기사들에게만 문제가 된 건 아니다. 우버가 2014년 영국에 진출한 이후 블랙캡 택시기사들의 우버에 대한 적개심 또한 엄청나다. 블랙캡 택시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2만5000개의 런던 거리와 320여 개의 노선을 모두 외운 후 필기와 실기시험을 포함하는 '지식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우버가 들어온 후부터 블랙캡 기사들의 소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영국 택시업계는 우버에 각종 소송을 제기해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였다. 그 외에도 독일, 스페인 등 전 세계 택시기사들에게는 우버가 공공의 적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과거 몇 년간 우버와 뉴욕 택시기사들은 서로 승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2022년 3월에 우버는 일명 '옐로캡'으로 불리는 뉴욕시의 택시들을 우버 앱에 등록하는 방식의 택시호출 서비스 제공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승객들은 우버 앱을 통해 뉴욕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우버는 택시 관련 규제가 강력한 한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만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미국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택시기사들과 우버는 각각의 필요에 의해 결국 서로 협력하게 됐다.

◆ 우버 운전기사는 자영업자? 노동자? 사방에 규제

전 세계 택시기사들은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우버와 다양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우버에게는 또 다른 규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택시기사가 아니라 우버와 계약한 우버 운전기사들의 생존권 문제다. 우버 운전기사는 자영업자(독립계약자)인가, 아니면 노동자(근로자)인가. 이 해석은 중요하다.

만약 우버 운전기사들이 모두 노동자로 판명이 나면 정식 직원으로 고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최저임금, 초과근무수당, 휴식시간 보장, 복지혜택, 세금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금도 계속 적자 상태인 우버의 손익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규제 중에서 대표적인 게 바로 2020년 1월에 캘리포니아에서 발효된 AB5(Assembly Bill 5)법이다. 예를 들어 우버와 운전기사의 관계가 'AB5법안'의 'ABC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우버는 운전기사에게 자영업자(독립계약자)가 아니라 노동자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 부과와 영업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결국 우버와 운전기사의 관계는 ABC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법원은 우버의 운전자들을 모두 정식 직원으로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우버는 항소하며 새로운 돌파구로 '주민발의 법안 22호(Prop 22)'에 대한 주민투표를 2020년 11월에 진행했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우버 기사, 음식 배달원 등의 플랫폼 노동자를 직원이 아닌 독립계약자로 인정하되 최저임금의 120%를 보장하고 건강보험료를 보조'하는 일종의 절충안이다. 이 법안이 캘리포니아 주 유권자 58%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미국의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 등 이 법안과 관련 있는 회사들은 '주민발의 법안 22호'의 통과를 위해 홍보비용으로 서로 연대해 약 2400억원(2억달러)을 쏟아부었다. 이들의 핵심 논리는 역시 소비자 편익이었다. 다행히 이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우버는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2021년에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은 이 '주민발의 법안 22호'를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우버가 곧바로 항소해 여전히 이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버의 운전기사가 독립계약자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판결이 난 곳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영국 대법원도 2021년 2월에 우버 운전기사는 독립계약자가 아니라 노동자이므로 그에 맞는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네덜란드에서도 2021년 9월에 비슷한 판결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버는 전 세계에서 여전히 수많은 규제 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다.

◆ 우버는 승차공유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런 수많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우버는 승차공유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계속 확장해 왔다. 가장 큰 이유는 먼 미래에는 돈이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버 승차공유 사업의 수수료율은 약 25%다. 운전자는 고객에게 받은 돈의 25%를 우버에 지불한다. 언뜻 보면 상당히 양호한 수익 구조다. 그렇다면 우버 승차공유 사업의 매출액과 수익금은 얼마나 될까. 이제 우버 모빌리티 분야의 매출현황과 '조정 EBITDA' 현황을 살펴보자.

우버 모빌리티 분야의 2019년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12조9000억원(107억달러)이었다. 우버는 이런 막대한 매출액에 힘입어 2019년 5월에 전격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하지만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이듬해인 2020년 매출액은 5조6000억원(46억달러) 급감한 7조3000억원(61억달러)에 그쳤다. 무려 43%가 급감한 수치다.

우버의 승차공유 사업은 공항과 도심 사이를 이동하는 여행객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인데 코로나로 인해 여행객 수가 급감하면서 매출 타격이 컸다. 2021년에는 다소 회복된 8조3000억원(7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2019년의 매출액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2위인 리프트의 2021년 매출액은 3조8000억원(32억달러)로 우버 매출액의 45%에 불과해 1위와 2위의 매출 규모 차이는 상당한 편이다.

아직 영업이익은 적자이지만 성장성은 높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발표하는 지표가 있다. 바로 조정 EBITDA(순수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영업이익)다. 하지만 이 지표는 회계상의 영업이익과는 거리가 멀다. 어쨌든 이 변명 같은 조정 EBITDA로 보면 우버 모빌리티 사업은 2021년에 1조9150억원(1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 중이다. 2년 전인 2019년에도 이미 5700억원(4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2021년 4분기부터 간신히 조정 EBITDA가 흑자로 돌아선 우버 딜리버리 사업보다는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다.

리프트 역시 2020년의 9050억원(7억6000만달러) 적자에서 2021년에는 1100억원(9000만달러)의 소소한 흑자로 돌아선 점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냉정히 볼 때 조정 EBITDA가 아닌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우버와 리프트의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데 최근 5개 분기의 실적을 세분화해 살펴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 특히 2022년 2분기의 우버 모빌리티 부문 실적은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2분기 매출액은 1분기 대비 41% 급증한 4조3000억원(36억달러)을 기록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여행하는 사람들과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조정 EBITDA 역시 전분기 대비 25% 증가한 9000억원(8억달러)을 기록해 실적 발표 당일에 주가는 19% 급등했다.

특히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건 엔데믹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운전자를 구하기가 어려워 비용 증가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갔다는 사실이다. 우버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우버에 등록한 총 운전자(승차공유 및 음식배달) 수가 500만명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우버 CEO인 다라 코스로우샤히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많은 운전자들이 우버에 등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결국 초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가 승부처

우버는 음식배달 서비스의 경쟁사인 도어대시나 승차공유 서비스의 경쟁사인 리프트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바로 배달 운전자와 승차공유 운전자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버는 배달 서비스 집중 시간대와 승차공유 서비스 집중 시간대가 다르다는 걸 간파하고 운전자들이 이 두 개의 앱을 같이 활용해 돈을 더 벌어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런 장점은 충성도가 낮은 운전자들을 우버에 묶어놓는 데 있어 경쟁사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우버의 적자가 큰 폭 흑자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 여전히 운전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우버 승차공유 사업의 수수료율은 25%다. 운전자는 우버에 내는 이 수수료 25%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고, 우버는 운전자에게 주는 75%의 운임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동상이몽이다. 음식배달사업에서도 배달운전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상당하다. 우버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버 운전자가 벌어가는 돈이 전년 동분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버의 지상 최대 과제는 빨리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를 도입해 이 불필요한 운전자 비용을 아끼는 전략이 급선무다. 그런데 이율배반적이다. 그동안 운전자들 덕에 여기까지 성장한 우버의 최종 목표가 운전자들의 직업을 몽땅 없애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우버에게 자율주행차는 미래의 희망이다. 자율주행 트럭과 자율주행 배달로봇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과연 미래에 자율자행차가 도입됐을 때 승객들이 우버의 승차공유 서비스만 이용하려 할까. 테슬라가 우버만 부자 되라고 자율자행차를 어렵게 개발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줄 이유는 없다. 당연히 우버를 위협할 독자적인 자율주행차 공유 서비스 앱을 함께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우버는 막강한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우버는 과연 계속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래서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다행히 우버는 상당한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오로라 이노베이션'의 지분을 26% 가지고 있는 최대 주주다. 그리고 과거에 자율주행 기술 절도 분쟁으로 소송까지 진행했던 구글의 웨이모와 다시 손잡기도 했다. 2022년 6월에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량을 화물 운송 중개 서비스인 '우버 프레이트'의 플랫폼에 활용하기로 양사가 합의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아직 자율주행차가 활성화될 시기는 멀었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적이다. 기술 발달과 규제 완화가 빠르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우버에게는 먼 미래에나 도입될 자율주행차보다는 당장 현재의 사업에서 어떻게 수익을 낼지가 더 중요하다.

우버 모빌리티 사업의 매출액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조정 EBITDA로는 매 분기 흑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또 경쟁사와의 경쟁 강도도 완화되고 있다. 우버 모빌리티 사업의 영업이익 흑자 달성은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도입돼야만 가능한 걸까. 확실한 건 코로나로 충격받았던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 우버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율주행차 없이도 모빌리티 사업이 조만간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설 거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③편에서 계속, 우버③ 자율주행차 버리고 웬 화물배송?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촬영·편집·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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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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