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GAM] ⑦머크, 특허 절벽 돌파구는 M&A? 최강 신약 2개로 랠리 시작

기사입력 : 2024년01월26일 17:00

최종수정 : 2024년02월02일 09:15

키트루다와 가다실 특허 만료? 최대 위기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소타터셉트'가 대박 신약?
위기 돌파 승부수는 공격적인 M&A
연초 대비 주가는 20% 급등, M&A와 신약 기대감?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머크'라는 이름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헷갈릴 때가 많다. 원래 머크는 독일의 제약사로 1668년에 설립됐다. 무려 35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의 주식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머크'는 독일의 '머크'가 아니라 1891년에 미국지사로 설립된 '머크'다.

이 미국지사는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패배로 미국정부에 몰수당했다. 이후 1917년에 미국 국적의 '조지 머크'가 다시 재산을 환수 받아 독일의 '머크'와는 완전히 다른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1953년에 샤프앤돔(제약유통사)와 합병하면서 'MSD(Merck Sharp & Dohme)'라는 이름이 새롭게 탄생했다.

그래서 미국의 '머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머크'라는 명칭을 쓰고 그 외 지역에서는' MSD'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올바른 '머크' 표기법은 'MSD'가 맞지만 좀 낯선 느낌이다. 정확한 한글혼용 표현은 '머크앤드컴퍼니(MSD)'지만 그냥 '머크(MSD)'라고 쓰는 경우도 흔하다. 또는 '미국 머크(MSD)'라고 쓰기도 한다.

[사진 = 셔터스톡]

◆ 머크의 핵심자산은 전 세계 매출 1위 키트루다

'머크(MSD)'가 지금의 엄청난 시가총액으로 성장한 계기는 무려 7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개발해 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덕분이다. 이 놀라운 제품은 현재 전 세계 단일의약품 기준 매출액 1위다. 2023년 매출액은 30조원으로 추정된다.

3세대 항암제로 추앙받는 '면역항암제'란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를 말한다. 사람 몸에 원래부터 있던 면역세포가 가장 강력한 치료제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사람 몸 속 면역세포는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기면 공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암세포도 면역세포를 공격한다는 점이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경로를 막거나, 면역세포 자체를 더 강하게 만들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현재 암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대부분 '면역관문억제제'로 통한다. 인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균, 암세포 등을 공격하는 면역세포 중 대표적인 게 바로 'T세포'다.

그런데 T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도 문제가 되므로 적절히 제동장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바로 'PD-1'이다. T세포 표면에는 'PD-1'이 붙어 있다. 그리고 암세포 표면에는 'PD-L1'이라는 물질이 붙어 있다. 문제는 T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PD-1이라는 단백질이 암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PD-L1 단백질과 결합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작용한다. 이런 경우 암세포는 T세포를 피해 계속 증식한다. 그런데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하면 이런 결합을 억제시킨다. 따라서 T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시킨다.

이런 'PD-1'과 'PD-L1'과의 결합을 막는 기전을 보여주는 게 '면역관문억제제' 다. 면역관문억제제는 2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T세포 표면에 붙어있는 'PD-1'과 결합해 억제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1위인 '머크(MSD)'사의 '키트루다'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옵디보'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하나는 'PD-L1'과 결합하는 항체 제품으로 로슈(Roche)사의 '티센트릭'이 대표적이다.

[사진 = 셔터스톡]

◆ 한 때 '머크'가 포기하려 했던 키트루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특징 중 하나는 성공적인 신약개발에는 우연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탈모약 '미녹시딜(minoxidil)'은 원래 고혈압 치료목적으로 개발된 성분이다. 그런데 복용자들에게 털이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발상을 전환해 바르는 탈모약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지금은 전 세계 단일 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중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우연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믿어지지 않게도 '키트루다'는 한 때 '머크(MSD)'가 개발 포기를 검토했던 약물이다. 2009년도에 머크 자체 평가에서 중요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따라 개발포기 또는 타 회사로의 기술이전(out-licensing)이 검토됐다.

하지만 그 당시 경쟁사였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이 'PD-1' 물질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PD-1'과 관련 있던 '키트루다'의 연구개발 역시 극적으로 살아 남게 된다. 당시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이 연구했던 물질이 바로 지금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면약 항암제 '옵디보'다.

◆ 머크의 원투펀치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액은?

머크(MSD)'의 매출 넘버원은 당연히 '키투루다'다. 그렇다면 머크에서 2번째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약품은 뭘까? 바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 및 가다실9'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70%가 HP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성의 생식기 사마귀 발생원인의 약 90%가 HPV 감염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자들 사이에서 '가다실'은 필수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한국에서의 점유율은 70%를 훌쩍 넘는다.

미국의 경우 가다실 접종자 중 일부가 조기 폐경, 만성 피로 등의 부작용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45세에 HPV 백신 접종을 권하는 지침을 내리고 있는 상태다. 백신 성능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머크'도 부작용 우려보다 특허만료에 훨씬 더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이다.

'머크(MSD)'의 매출액은 2020년에 50조원에 불과했지만 2년뒤인 2022년에는 무려 71조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더 극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의 6조원에서 2022년에는 25조원으로 4배 폭증했다. 이런 실적 급증의 원인은 매출 원투펀치인 '키트루다'와 '가다실' 덕분이다. 

'머크(MSD)'의 치명적인 약점은 뭘까? 바로 원투펀치인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며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2022년 기준 키트루다(35%)와 가다실(12%)의 합산 매출 점유율은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3년 9월말에 키트루다(35%)와 가다실(12%)의 합산 매출 점유율은 55%로 폭증했다.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 점유율 급증은 전 세계 매출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보조요법과 병용요법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확장으로 항암제 시장에서 '키트루다'의 입지가 더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키트루다'의 매출은 2030년 이후에도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일부 품목에 매출이 집중되면 나중에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약분야처럼 특허기간이 정해져 있는 약품은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머크의 실적 중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영업이익의 급감이다. 2023년9월말 누적 영업이익은 고작 6조원에 불과하다. 전년도 동 기간의 실적과 비교하면 무려 -15조원이 급감했다.

매출이 증가함에도 영업이익이 -72%로 감소한 이유가 뭘까? 뒤에서 설명할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비용 때문이다. 이는 그냥 회계상 수치라서 특별히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특허만료는 최대 위기

모든 제약∙바이오 회사의 고질적인 고민은 바로 특허 만료다. 미국의 경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최대 14년간만 특허가 유효한 특허기간 상한제를 운영 중이다. 너무 짧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대신 의약품은 개발이 오랜 기간이 걸리는 특성 때문에 다른 품목의 특허 제도와 달리 약간의 예외를 인정해 준다.

의약품 특허기간에 임상시험이나 심사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5년 내에서 특허기간을 연장해주는 예외가 있다. 특허권 설정등록일과 품목허가일이 크게 차이가 나는 걸 감안한 룰이다. 이런 제도는 미국과 한국 등에 공통으로 존재한다. 어쨌든 특허만료 문제는 신약을 개발한 오리지널사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허기간이 너무 짧으면 아무도 막대한 자금을 투여해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려 한다. 반면 특허기간이 너무 길면 소비자와 공공보험을 담당하는 건강보험공단 같은 정부단체의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특허 만료 후에는 복제약(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오리지널 약품 가격이 30% 이상 급락하게 된다.

'머크(MSD)' 역시 특허 만료가 최대 고민이다. 머크에게 2028년은 재앙의 해다. 미국에서 '머크(MSD)' 매출의 원투펀치인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이 바로 2028년이다. '키트루다'의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 키트루다 관련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있다. '머크(MSD)' 입장에서는 재앙적인 상황이다.

'머크(MSD)'는 이에 대비해 '키트루다'를 피부 밑에 주사할 수 있는 '피하제형 특허'를 2021년 9월에 추가로 출원했다. 만약 이 특허가 등록된다면 독점권이 최대 2036년까지도 확대될 수 있다. 일명 에버그리닝 전략이다.

'에버그리닝'이란 의약품 특허를 처음 등록할 때 특허 범위를 넓게 설정한 뒤 2∼3년 간격으로 약의 형태나 투여용법, 구조 등을 조금씩 바꿔 후속 특허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특허권을 방어하는 전략이다. 한국의 경우 연장 가능한 특허권수가 복수로 허용돼 있어 이 전략이 상당히 유용하다. 하지만 미국은 연장 가능 특허권 수를 1개로 제한해 이런 꼼수 사용에도 제약이 많다.

게다가 미국 정치인들이 이 꼼수마저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2023년 2월에 미국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을 대표로 하는 서한이 미국 특허청(PTO)에 제출됐다. 내용은 키트루다의 특허 연장 조치에 대한 조사 촉구였다. 이런 전반적인 흐름으로 볼 때 '머크(MSD)'사의 키트루다 특허연장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예단하기 어렵다.

키트루다 특허만료 논쟁은 소비자 입장인지 아니면 투자자 입장인지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특허가 만료돼 약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반면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허가 연장돼 머크(MSD)의 매출이 계속 증가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사진 = 셔터스톡]

◆ 위기 돌파 승부수는 공격적인 M&A

요즘 특허만료가 임박한 모든 대형 제약사들의 화두는 생존을 위한 M&A다. 결국 돌파구가 M&A 밖에 없다는 사실을 주요 제약사 CEO들은 모두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에 머크가 굵직하게 진행한 M&A로는 어떤 게 있을까?

'머크(MSD)'의 역대 M&A 중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2021년에 인수한 '액셀러론 파마(Acceleron Pharma)' 인수 건이다. 무려 14조원(115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액셀러론 파마'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변환성장인자-베타(transforming growth factor-β)'를 활용한 제약 기술이다.

또 다른 빅딜로는 2023년 4월에 진행한 미국 생명공학 업체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 인수합병이 대표적이다. 이 역시 무려 13조원(108억달러)이라는 거금을 사용했다. 머크는 이 M&A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과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치료와 관련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면역학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했다.

머크의 공격적인 M&A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2024년 1월에 머크는 면역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하푼 테라퓨틱스(Harpoon Therapeutics)'를 8천억원(6억8천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앞선 대형 M&A들과 비교하면 스몰 딜에 가깝다.

'하푼 테라퓨틱스'는 면역계의 힘을 이용해 암 환자를 치료하는 T세포 관여자(T-cell engager) 개발에 집중해 왔다. 현재는 소세포 폐암 및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후보 약물을 임상 시험 중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머크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한층 다양화됐다는 평가다.

[사진 = 셔터스톡]

◆ 기대되는 신약은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그렇다면 올해 '머크(MSD)'의 신약 중 가장 기대되는 건 뭘까? 바로 2021년에 인수한 '엑설러론 파마'의 기술력으로 만든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제 '소타터셉트(sotatercept)'다. 폐동맥고혈압은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심장에 부담을 줘 신체 활동이 제한돼 결국 수명감소로 이어진다.

미국에서만 약 4만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국내 환자도 5천명 내외로 추정된다.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5년 사망률은 약 43% 수준으로 알려진다. 치료는 혈관확장제를 사용해 폐동맥압을 낮추는 약물을 투여한다. 하지만 기존 약들은 치료효과가 낮았다. 많은 환자들이 2~3가지 약물 병용요법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했다.

새로운 신약인 소타터셉트는 폐혈관 세포 사이의 비정상적 신호를 차단해 질병 진행을 역전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지난 해 임상 3상 결과 최소한의 활동으로도 숨이 가쁜 중증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서 유효성이 확인됐다.

소타터셉트는 진작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양호한 임상 3상 결과에 힘입어 빠르면 2024년 1분기에 FDA의 최종 승인이 완료될 전망이다. 희귀병 치료제라 수요는 제한적이다. 대신 엄청난 고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소타터셉트의 2028년의 글로벌 예상매출액은 무려 3조원(26억달러)이다. '머크(MSD)'는 이 신약이 키트루다의 특허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액 중 일부를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소타터셉트'보다 더 큰 매출을 기대하는 신약이 있다. 바로 머크가 2023년 4월에 인수한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약물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제 'PRA023'이다. 이미 작년에 임상 2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임상 3상까지 완료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또 3상이 실패할 가능성도 제로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최종적인 신약 승인 시 잠재시장 규모를 연 24조원(200억달러)으로 추정된다. 이 막대한 시장에서 머크의 'PRA023'이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20%만 가져와도 연간 약 5조원(4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엄청난 신약 역시 키트루다 특허만료 시의 매출공백을 상당 부분 메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위 2개의 M&A 사례만 살펴봐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 제약사들의 M&A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2024년에 '머크(MSD)'의 주가는 20% 급등했다. 머크의 주력품목인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증대는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로 막강한 신약 2개를 손에 넣은 '머크(MSD)'의 장기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호재만발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머크(MSD)'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longinus@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사진
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