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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금융위기② 글로벌 금융위기…대폭락과 교훈

기사입력 : 2022년12월03일 11:13

최종수정 : 2022년12월03일 11:13

리먼브러더스 파산, 안 막았나? 못 막았나?
전세계 증시 동시 대폭락...러시아는 -80%
사상 초유의 미국 금융회사 집단 파산위기
미국,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파국 막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시기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 세대)들은 1997년의 'IMF 외환위기'와 2001년의 'IT버블 붕괴'와 같은 끔찍한 대세하락장은 경험해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 세대) 중에서 주식투자를 남보다 빨리 시작했던 일부 사람들의 경우 겪어봤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세대이건 상관없이 2008년도에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면 꼭 주식투자를 직접 안 했더라도 흉흉한 분위기 정도는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당시의 분위기를 한 번쯤 상기해 보는 것도 투자에 있어 소중한 지식이 될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긴박했던 2008년으로 잠시 돌아가 보자.

2007년은 세계 각국의 증시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행복한 연도다. 한국 역시 2003년부터 시작된 4년간의 대세상승장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행복했던 시기였다. 주요 국가들의 증시는 2007년 10월에 최고점을 찍으며 행복감이 절정에 달했고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아무도 1년 뒤에 무시무시한 폭락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불과 1년 뒤 전 세계 증시는 나란히 폭락했다. 위기의 근원지였던 미국 S&P500 지수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은 단 1년 만에 -58%를, 나스닥 지수는 -55%를 기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 근원지가 아니었음에도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최고점 대비 -57%로 S&P500 지수 못지않게 하락했다. 심지어 코스닥 지수는 -71%라는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하며 미국 나스닥 지수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미국보다 증시가 더 많이 하락한 나라는 한국뿐만이 아니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73%를 기록했다. 그 당시 한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됐던 차이나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이자 ELS 기초자산이기도 했던 홍콩H지수는 최고점인 2만609포인트에서 1년 만에 5000포인트마저 붕괴된 4919포인트를 기록했다. -76%라는 무시무시한 하락률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수많은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됐다.

유럽 또한 부진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5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때 유가가 폭등했던 영향으로 2498포인트까지 치솟았던 러시아 RTS 지수는 뒤늦게 폭락을 시작해 2009년 1월에는 최고점보다 -80% 하락한 4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또한 최고점 대비 -62%를 기록하며 미국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투자자들을 모두 고통 속으로 밀어넣었다. 글로벌 분산투자는 글로벌 증시가 모두 동반 하락하면서 주가 하락 방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역시 과거나 지금이나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막강했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나머지 모든 나라들이 중병에 걸리는 구조는 2022년인 지금 현재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의 서막

미국 연준은 2001년의 IT버블 붕괴 이후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하했다. 2003년 말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1%까지 인하됐다. 2007년까지 글로벌 증시가 장기 호황을 이어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저금리 덕분이었다. 전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 거품이 쌓이고 있었지만 그린스펀은 느긋했다.

드디어 2004년 6월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인상한 그린스펀은 2006년 6월까지 불과 2년 동안 기준금리를 5.25%까지 급격히 인상했다. 순차적으로 올리긴 했지만 누적 인상폭이 무려 4%였다. 참고로 2006년 2월부터는 벤 버냉키가 연준 의장 자리를 지켰다. 어쨌든 신기하게도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는데도 오히려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와 따로 놀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신기한 현상에 그린스펀조차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현상을 '그린스펀 수수께끼'라고 부른다. 나중에서야 이 수수께끼가 풀렸는데 이 당시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됐지만 실제 시장의 금리 인상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의 전국주택가격은 2002년에 9.6%, 2003년에 10.2%, 2004년에 13.8%, 2005년에 12.9%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폭주를 시작했다. 2006년 말까지 5년간의 누적수익률은 무려 43%다.

그런데 케이스-실러 지수를 볼 때는 평균의 함정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의 대도시 기준이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한 주택가격 지수이므로 실제의 높은 체감 상승률과는 온도차가 있다. 통계 범위를 미국 주요 대도시로 좁혀서 살펴보면 실제 5년간의 체감 상승률은 거의 2배에 육박했다.

이런 역대급 부동산 호황기를 미국 금융회사들은 놓치지 않았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우량 등급인 프라임(Prime) 등급, 다소 위험은 있지만 상환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알트에이(Alt-A) 등급, 상환능력이 거의 없는 비우량 등급인 서브프라임(SubPrime) 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부동산 호황기에 취한 금융회사들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 우량 등급인 프라임 등급 외에 비우량 등급인 서브프라임 등급 고객들에게 상당히 많은 양의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했다. 그러고도 금융회사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의 주택담보대출을 모아서 증권화한 MBS(주택저당증권)를 만들어냈다.

이 상품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면서 MBS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돈 욕심이 극에 달했던 금융기관들은 이제 CDO(부채담보부증권)라는 우량대출증권과 비우량대출증권을 섞은 기상천외한 막장 금융상품까지 고안해 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험회사들이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이 CDO의 원금을 보증해 주는 CDS(신용위험스왑)을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됐고 주요 금융회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한 실제 파생상품 구조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만 대략적으로는 이런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 무디스, 피치는 한국 같은 이머징마켓의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는 상당히 까다롭게 따져보는 걸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이 기관들이 어이없게도 미국의 기상천외한 채권과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을 후하게 평가해준 것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 규모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CDO나 CDS 같은 상품들은 부동산 가격이 영원히 계속 오르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약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재앙이 시작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리고 드디어 그렇게 굳게 믿어 왔던 미국 부동산시장이 하락을 시작했다. 2007년도에 미국 케이스-실러 지수는 -6.4% 하락했다. 그러면서 서브프라임 계층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로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하는 끔찍한 상황이 찾아왔다.

2007년 말 기준 전체 모기지의 연체율은 약 4%였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연체율은 그 3배인 약 14%까지 치솟았다. 2008년 상반기 주택 압류대출 대상은 전체 대출자의 20%까지 확대됐다.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집이 계속 압류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금융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시작됐다. CDO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의 자산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됐다. 이 기상천외한 금융상품의 원금을 보증해 주는 CDS를 만들어낸 보험사들도 순식간에 파산 위기에 몰렸다.

 

◆ 갑자기 닥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위험성을 아예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다. 이미 2007년 봄부터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이 문제를 모기지 문제로만 한정해서 생각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경우가 많았다. 천하의 미국 정부조차도 초기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미봉책만 쏟아내며 정책적 실수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사상 유례없는 대위기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7년 2월에 HSBC가 전년도 모기지 관련 손실을 100억달러(약 12조원)로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4월에는 미국 2위 모기지 대출회사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파산을 신청했다. 6월에는 베어스턴스가 운영하는 펀드도 모기지 투자 손실을 고백했다.

2007년 8월에 미국 모기지 대출회사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연이어 BNP파리바은행의 자산유동화증권(ABS)펀드가 환매를 일시 중단했다. 9월에는 영국 중앙은행(BOE)이 모기지론 업체인 노던록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면서 사태가 유럽까지 번지게 됐다.

2007년 11월에는 미국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마저 모기지 투자손실이 37억달러(약 4조4000억원)라고 발표하면서 시장을 긴장시켰다. 연이어 미국 주택담보대출업체의 양대 산맥이자 준공공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까지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 미국 정부는 사태가 얼마나 심각하게 전개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008년 1월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대부기업인 컨트리 파이낸셜의 인수를 발표했다. 2월에는 영국에서 모기지론 업체 노던록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국유화됐다.

2008년 2월에 미국 의회는 1680억달러(약 202조원)의 경기부양안을 승인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3월이 되자 미국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쏟아지는 모기지 부실로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에 연준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베어스턴스에 긴급 자금을 지원해 간신히 부도를 막아냈다. 결국 이틀 뒤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 헐값으로 인수됐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위기는 점점 더 심각 해졌다. 2008년 8월에 모기지업체 인디맥이 부도를 냈다. 그리고 드디어 운명의 2008년 9월이 다가왔고 사태는 정점을 항해 달려갔다. 9월 7일에 주택담보대출업체의 양대 산맥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심각한 모기지 부실로 결국 국유화됐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준공공기관을 부도 내기에는 부담이 컸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살려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바로 리먼브러더스였다. 2008년 9월에 리먼브러더스는 사방팔방으로 투자자를 구하러 다녔지만 결국 자금 유치에 실패했다. 한국에서는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의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한국 정부의 부정적인 기류로 결국 9월 9일에 최종 인수 포기를 발표했다. 그리고 6일 뒤인 9월 15일에 리먼브러더스는 파산했다.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투자은행 서열 4위인 리먼브러더스와 5위인 베어스턴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미국 정부 역시 마지막까지 리먼브러더스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최종적으로 부실 규모가 너무나 거대했던 리먼브러더스는 포기하고 그보다 부실 규모가 작은 메릴린치를 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같은 날 메릴린치는 BoA에 인수됐다. 다음날인 9월 16일에 연준은 CDS 부실로 허덕이던 AIG에 850억달러(약 102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AIG 지분 79.9%를 인수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당연히 위기도 계속됐다. 9월 21일에 미국 1위와 2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순수 투자은행 모델을 포기하고 은행 지주사로 전환했고 단기 유동성 자금도 공급받았다. 9월 25일에는 상업은행인 워싱턴 뮤추얼이 파산했고 일부 부서는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됐다. 전 연준 의장이었던 엘런 그린스펀도 "세기에 한 번 있을 법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 미국 금융회사 대부분 파산 위기?

계속되는 신용위기와 금융위기 속에 마침내 미국 의회는 특단의 결단을 내렸다. 미국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붕괴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을 구해내야 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백방으로 뛰며 설득작업에 나섰다. 마침내 7000억달러(약 840조원)라는 막대한 구제금융법안이 9월 28일에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 구제금융법안은 놀랍게도 다음날 하원에서 205 대 228로 부결되고 말았다.

이 부결 소식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 S&P500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8.8% 폭락했다. 그 전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여왔던 미국 시장이었으나 이날을 기점으로 11월 중순까지 단 2개월 만에 S&P지수는 추가로 40% 이상 폭락했다. 주가 폭락이 다시 추가적인 폭락을 부르며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제 미국 금융회사 전체가 모두 파산할 수도 있는 충격적인 상황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해야 한다는 대의명분보다 미국 금융시장 붕괴를 막아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미국 상원은 10월 1일에 법안 일부를 수정해 다시 통과시켰다. 그리고 10월 3일에 하원도 수정안을 통과시켜 가까스로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더 필요했다. 시장은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급기야 워런 버핏까지 나섰다. 10월 17일에 워런 버핏은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나는 주식을 사고 있다. 지금은 탐욕을 부릴 시기"라며 주식시장이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의 투매는 이어졌고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안정화를 위해 11월 23일에 위기에 빠진 씨티그룹에 3000억달러(약 360조원)의 지급보증과 450억달러(약 54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또 11월 25일에는 정부보증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 GSE와 MBS를 직접 매입하는 공격적인 제1차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했다. 결국 워런 버핏이 기고문을 쓴 지 1개월이 지난 11월 21일에서야 S&P500 지수는 1차 저점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S&P지수는 계속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수많은 미국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로 신음했기 때문이다. 결국 12월에는 또 다른 위기의 뇌관이었던 자동차 회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12월 29일에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해를 넘긴 2009년 2월에 미국 정부가 금융안정정책 및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됐다. 결국 미국 S&P지수의 역사적 바닥은 2009년3월에 667포인트까지 하락하며 형성됐다. 한국 코스피지수의 바닥은 2008년 10월이었으니 미국 S&P 지수의 바닥형성이 한국보다 5개월가량 늦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위기의 2008년도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연준은 위기가 수면 위로 올라온 2008년 1월에 4.25%였던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0.5%포인트 두 차례 연속 인하해 3%까지 낮췄다. 또 3월에도 0.75%포인트를 추가 인하했다. 그 후 4월에 0.25%포인트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2%까지 낮췄다. 하지만 위기는 계속됐고 결국 10월에도 연속으로 두 차례 0.5%포인트씩 낮춰 기준금리는 1%가 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8년 12월에 0.75%포인트의 파격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0~0.25%의 제로금리로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도 부족해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를 실시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결국 위기에서 구해내게 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평소 "디플레이션 위기 때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살포해서라도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결국 이 공로를 인정받아 위기 대응 이후 한참이 지난 202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참고로 2006년 말에 최고점을 찍은 미국 부동산 가격은 케이스-실러 지수 기준으로 이후 5년간 꾸준히 하락해 2011년 말 누적 하락률은 -26.5%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22년 6월 말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보면 2006년 말의 전고점보다 무려 74% 폭등한 상태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다시 회복됐다. 오히려 너무 많이 회복된 게 문제일 정도다.

 

미국 S&P500 지수 또한 2009년 3월의 667포인트를 대바닥으로 꾸준히 우 상향했다. 1년9개월 뒤인 2010년말에는 2배 가까이 상승해 1,258포인트를 회복했다. 13년이 지난 2022년 11월말 기준으로는 4,080포인트로 무려 6배 상승했다. '미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합리적인 신념을 가지고 장기투자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자들은 지금 큰 폭의 수익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③편에서 계속… 금융위기③ 2008년과 2003년의 대폭락, 우크라전쟁 닮았나?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양홍민 / 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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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인도 돌진 보행자 덮쳤다...시청역 인근 9명 사망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 70대 남성 운전자가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7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를 덮쳐 다수의 보행자가 숨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차량 3대를 포함해 다수의 보행자를 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사고로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가 수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01 leehs@newspim.com 경찰은 현장에서 가해 차량을 운전한 남성 A씨(68)의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가슴 부위 등의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A씨가 부상자임을 고려해 아직 진술 등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음주 측정 검사를 실시해 A씨가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점은 파악했다. 한편 전날 오후 9시37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했던 소방 당국은 자정을 넘겨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차량 3대를 포함해 다수의 보행자를 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사고로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가 수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01 leehs@newspim.com 당초 사고로 6명이 숨지고, 3명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고 알려졌으나 심정지 환자 3명이 최종 사망 판정을 받으며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중상자 1명, 경상자 3명으로 총 4명이다. 현장 사망자 6명은 신원이 확인돼 영등포 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됐으며, 구청에서 유가족 연락처를 확보 중이다.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3명에 대해서는 신원이 파악되는 대로 구청에서 유가족 연락처를 확인해 연락할 계획이다. 경상자 중 2명은 치료 중이며 이 중 한 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 조치됐다. 중상자 1명도 치료 중이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dosong@newspim.com 2024-07-0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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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민주당 검사 탄핵, 李 형사처벌 모면하겠다는 것"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혹은 민주당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4명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소추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 총장은 2일 "이재명이라는 권력자를 수사한 검사를 탄핵해 수사와 재판을 못 하게 만들고 권력자의 형사처벌을 모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사유도 없이 단지 권력자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검사 탄핵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문명사회에서 야만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라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 [제공=대검찰청] 민주당은 이날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42) 수원지검 공공수사부 부부장검사, 엄희준(32기·51)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강백신(34·50)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33·50)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박 부부장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김 차장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와의 '뒷거래'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엄 지청장과 강 차장은 앞서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했다. 이 총장은 "이미 기소돼 1심 판결이 났거나 재판 중인 사건을 국회로 옮겨와 이 전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그의 변호인인 민주당 의원이 사법부 역할을 빼앗아 와 재판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헌법 제101조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는 규정을 위반해 헌법상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표 수사 검사를 타깃으로 삼아 좌표를 찍어 그 검사를 공격해 직무를 정지시키고, 그의 명예를 깎아내려 탄핵소송 대상이 되게 하려는 것"이라며 "수사 의지를 꺾어 손을 떼게 하고, 다른 검사에게 본보기를 보여서 위축시키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앞서 검사 탄핵이 이뤄졌을 때도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부당하고, 법률적으로 탄핵한다면 총장인 저를 탄핵하라고 말했다"면서 각 검사에 대한 탄핵 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박 검사에 대해 "박 검사는 얼마 전 부부장검사가 된 말 그대로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라며 "탄핵 사유가 된 이 전 부지사 회유 의혹도 본인과 일부 변호인 주장 외엔 아무런 근거가 없고, 출정계획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사실과 다르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장은 엄 지청장에 대해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이후 9년이 지났다"며 "지난 정부에서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유죄판결을 뒤집으려 했으나 그조차 성공하지 못했다. 당사자도 다른 말이 없는데 민주당이 이를 탄핵사유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강 차장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작 사건은 최근 관련자들에 대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구속적부심도 기각했다"며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 소추 사유로 한 전 총리 등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이 전 대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이들이 보직을 이동해 실제 공소유지와 수사·재판과 거리가 있음에도 수사와 재판에 관여 못 하도록 하는 것은 권세에 있는 사람, 권력자에 대해 수사하면 이렇게 된다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총장은 "입장 발표 전 탄핵안을 읽어봤는데 증거와 조사상 참고자료라고 붙어있는 자료는 언론 기사 이외에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았다"며 "언론 기사도 탄핵 근거로 사용될 수 있지만, 파면을 일게 할 정도로 중대한 법률 위반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러한 형태의 탄핵 절차가 진행되고 또 이뤄진다면 누구도 검찰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범죄에 노출된 국민들에게 가게 될 것인데, 그 점이 대단히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했다. hyun9@newspim.com 2024-07-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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