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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④위기의 화이자, 2024년에는 대 반등? 왜?

기사입력 : 2024년01월23일 17:00

최종수정 : 2024년01월24일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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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의약품 상위 10개 매출 순위는?
코로나19로 대박 터진 백신회사, 엔데믹으로 나락
2023년 화이자 신약 7개 승인, 사상 최대
특허절벽 위기? ADC 기술력 갖춘 시젠 인수로 돌파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부피가 큰 고가의 자동차를 제조하는 회사는 언뜻 생각해도 매출액이 클 것만 같다. 또 최고급 스마트폰을 만들어내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매출액 규모가 큰 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아픈 사람들만 사용하는 의약품의 경우 매출액이 적을 것 같은 묘한 선입견이 든다.

 

◆ 전 세계 주요 의약품 상위 10개 매출 순위는?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매출액이 가장 큰 의약품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주요 의약품 상위 10개의 예상 매출액 순위는 아래와 같다.

압도적인 1위는 머크(MSD)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차지했다. '키트루다'의 올해 매출액은 단일 의약품으로는 사상 최대치인 약 33조원(272억달러)이 예상된다. 일반적인 선입견과 달리 매출액이 상당히 크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예상 매출액 2위는 혜성같이 등장한 비만/당뇨 치료제 '오젬픽'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9조원(161억달러)이다. 전년도는 순위권 밖이었지만 올해는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젬픽을 개발한 스웨덴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지금 함박웃음이다. 매출 급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부터 주가도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상위 10개의 의약품 중 2개를 보유해 눈에 띄는 회사는 바로 화이자다. 예상 매출액 4위인 뇌졸증에 쓰이는 혈액희석제 '엘리퀴스'와 예상매출액 8위인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를 개발해 냈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스태티스타의 매출 추정액 중 가장 크게 빗나갈 가능성이 높은 게 바로 '화이자'의 '코미나티'다. 이유는 당연히 엔데믹으로 '코로나19' 백신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의 현실세계에서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는 매출액 10위권보다 한참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화이자 스스로도 2023년말에 2024년의 매출 전망 시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와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의 예상 합계 매출액을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약 10조원(80억달러)으로 낮춰서 발표한 바 있다. 이 발표 이후 화이자 주가는 폭락했다.

[사진 = 셔터스톡]

◆ '코로나19'로 대박 터진 백신회사...엔데믹으로 나락

전 세계 제약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건 바로 항암 치료제 시장이다. '바이오 스페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시장규모는 202조원(1,557억달러)이다. 향후에도 연평균 6% 이상 성장해 2030년에는 시장규모가 354조원(2,720억달러)으로 추정된다.

개별품목으로 살펴봐도 2024년에 매출액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주요 의약품 상위 10개 중에 키트루다(1위), 다잘렉스(6위), 옵디보(7위), 가다실(9위) 등 항암치료제가 4개나 진입해 있다. 항암치료제 수요가 얼마나 큰 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회사가 모두 항암제만 만드는 건 아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 지난 3년간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백신 시장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그랜드 뷰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백신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61조원(1,242억달러)에 이른다. 항암치료제 시장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물론 백신시장은 '코로나19' 전염병의 대 유행으로 인해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급성장한 측면이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백신회사 '모더나'의 대히트상품인 'mRNA백신'은 기존의 백신과 달리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생성 방법을 세포에 가르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이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기존 백신에 비해 생산하기가 쉬우며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전까지 '모더나'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었다. '코로나 백신' 1개로 슈퍼스타가 된 기업이 바로 '모더나'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그냥 '모더나 백신'으로 통한다. 하지만 정식명칭은 '스파이크백스'(Spikevax)'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 백신을 '긴급 승인' 하자마자 많은 나라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반 강제적으로 접종시켰다. 이 과정에서 백신 안정성에 대한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쨌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더나 백신(스파이크 백스)이 전염병 사망률을 크게 낮춘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모더나'는 도대체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을까?

모더나는 2010년에 창업했으니 업력이 10년 남짓한 신생 회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특수를 맞아 모더나 백신이 전 세계에 폭발적으로 판매됐다. 매출액이 2020년의 1조원에서 2021년에는 22배 급증한 22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6조원을 달성했다. 매출액대비 마진율이 무려 70%가 넘는다.

전 세계 정부가 백신 판매처였으니 이만큼 확실한 수익원은 없다. 이 당시 모더나의 주가는 어땠을까? 2020년초에 19달러에 불과했던 모더나 주식은 1년8개월 뒤인 2021년8월에 497달러까지 치솟으며 역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상승률이 2,500%가 넘는다. 1억원만 투자했어도 최대 25억원의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시기다.

하지만 모더나 같이 단일 상품 1개로 주가가 폭등한 경우 해당 상품의 수요가 약해지면 주가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모더나의 매출액은 2022년의 23조원(193억달러)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면서 2023년 1분기 매출액은 2조2천억원으로 급감했다. 2분기 매출액은 더 심각해 고작 4천억원(3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전년 동 분기 대비 감소율이 무려 -94%다. 영업이익도 -2조2천억원(-19억달러)의 심각한 적자로 돌아섰다.

다행히 3분기 들어 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5배이상 폭증한 2조2천억원(18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은 -2조4천억원(20억달러)으로 오히려 더 나빠졌다. 2023년9월말까지 9개월 누적으로도 매출액은 4조8천억원으로 전년대비 -72%, 영업이익은 -5조4천억원으로 전년대비 큰 폭 적자 전환했다.

당연히 모더나 주가도 급락했다. 2021년 8월의 497달러를 정점으로 2023년말에는 99달러까지 폭락했다. 고점대비 하락율은 -80%다. 상승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뒤 늦게 모더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그래서 헬스케어 기업에게 있어 제품 다각화는 중요하다. 물론 모더나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암 치료용 백신' 개발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암 치료용 백신'은 암이 발생한 후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백신이다. 암세포가 지니는 암 '특이항원(TSA)'을 투여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 3상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다.

투자자들이 바이오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신약개발 성공시의 적정 주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다. 기대치를 너무 높여 적정주가를 과대 평가할 경우 신약개발에 성공한 기업에 투자하더라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화이자,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세

화이자는 모더나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회사다. 한국에서 '화이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화이자가 만 천하에 이름을 떨친 첫번째 사건은 바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덕이다. 비아그라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98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후 비아그라는 그 상징성 덕분에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작은 파란색 알약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는 FDA 승인 다음해인 1999년부터 시판이 허용되며 인기리에 판매됐다. 비아그라는 화이자의 매출 폭증에 상당기간 이바지했지만 아쉽게도 14년 뒤인 2012년에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그 당시 화이자는 '비아그라'의 특허기간 연장 전략으로 '용도특허'를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법원은 '비아그라'의 용도특허를 불 인정했다. 이를 계기로 수많은 제네릭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결국 비아그라의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현재 한국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압도적인 1위는 한미약품의 복제약 '팔팔'이다. 제네릭 제품 활성화 이후부터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비아그라가 한국 남자들의 선택을 받는 건 드문 일이 됐다.

[사진 = 셔터스톡]

◆ 코로나19 덕에 유치원생도 '화이자'는 알아

그렇게 한국에서 잊혀 갔던 화이자가 다시한번 한국의 전 국민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된 사건은 바로 '코로나19'다. 2019년말에 발병한 코로나19는 2020년에 전 세계적 전염병으로 발전했다. 이후 혜성같이 등장해 세계 최초의 코로나 백신을 만들어 낸 '화이자'는 '모더나'와 함께 코로나19 전염병 유행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섰다.

물론 백신의 성능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많은 논란이 있다. 어쨌든 전 세계인들은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로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주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랜덤으로 맞는 사례가 흔했다. 이 당시 '화이자' 백신은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까지 다 알 정도로 압도적인 인지도를 보였다.

화이자와 바이온텍이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제품명은 '코미나티(Comirnaty)'다. 그런데 이 제품명을 한국에서 실제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냥 '화이자 백신'으로 다 통한다. 이 세계 최초의 코로나 백신 '코미나티'는 화이자에게 떼 돈을 벌게 해줬다.

연이어 등장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로 화이자는 다시한번 대박을 치게 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전염병이 계속되는 게 화이자 입장에서는 좋았겠지만 나머지 모든 인류는 빠른 전염병 종식을 원했다.

그리고 2022년부터 드디어 본격적인 엔데믹 국면에 진입하면서 2022년을 정점으로 지난 몇 년간 호황을 누려왔던 화이자의 매출에도 빨간등이 켜졌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기 전인 2020년의 화이자 매출액은 50조원(417억달러), 영업이익은 12조원(978억달러)에 그쳤다. 나쁜 실적은 아니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화이자의 매출은 코로나 백신인 '코미나티'가 출시된 이후부터 급성장을 시작했다.

뒤이어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까지 가세하며 2022년 화이자의 매출은 최 정점인 120조원(1,003억달러)을 돌파하게 된다. 2년전인 2020년보다 70조원이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인 47조원(390억달러)을 달성했다.

분위기가 급 반전된 건 2023년부터다. 1분기 매출액 22조원(183억달러), 2분기 매출액 15조원(127억달러), 3분기 매출액 16조원(132억다러)으로 9개월 합산 매출이 53조원(442억달러)에 불과하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무려 -42% 급감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2023년 1분기 8조원(67억달러), 2분기 3조원(27억달러), 3분기 4조원(30억달러)으로 부진을 거듭했다. 9개월 합산 영업이익은 15조원(123억달러)에 불과하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무려 -63% 급감한 수치다. 이는 엔데믹으로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급감하면서 나타난 필연적인 현상이다.

◆ 화이자, 특허절벽도 고민 거리

화이자의 주력제품이 백신만 있는 건 아니다. 과거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도 화이자의 주력 제품은 아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미미하다. 그렇다면 화이자의 매출 원투펀치 제품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2022년에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Comirnaty)'와 코로나 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Paxlovid)' 이 2개로만 약 69조원(570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질주했다. 하지만 2023년에 들어서면서 좋은 시절은 다 끝났다.

'코미나티'의 매출감소율은 -78%, '팍스로비드'의 매출감소율은 무려 -74%다. 대신 코로나 외 다른 제품인 뇌졸증 혈액희석제인 '엘리퀴스'의 9개월 누적 매출액은 6조2천억으로 전년대비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폐렴 구균 백신인 '프리베나'의 매출액도 5조8천억원으로 5% 증가했다.

또 유방암 치료제인 '입랜스'도 4조4천억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심근병증 치료제인 '빈다켈'의 매출액은 2조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급성장한 모습이다.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인 '젤잔즈'도 1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2022년에 거의 전 세계인들에게 판매되며 압도적인 매출을 보였던 '코미나티'와 '팍스로비드'에 비하면 다른 제품들의 매출액은 상대적으로 미미해 보인다. 그래도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건 화이자만의 강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특허만료다. 주력제품인 엘리퀴스는 2026년, 입랜스는 2027년, 젤잔즈는 2025년, 엑스탄디는 2027년에 특허가 만료된다. 일명 특허 절벽이다. 화이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 2023년 화이자 신약 7개 승인…압도적 1등

주가의 움직임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게 똑똑하다. 화이자 주가는 2021년말에 이미 정점을 찍고 역대최대 매출을 찍은 2022년초부터 2023년말까지 내리 2년 이상 폭락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약 승인 숫자로만 살펴보면 2023년에도 화이자의 독주가 눈에 띈다. 놀랍게도 화이자는 그 까다롭다는 FDA를 상대로 2023년에만 무려 7개의 신약을 승인받았다.

새롭게 FDA의 승인을 받은 7개의 제품명은 '엘렉스피오(ELREXFIO)', '아브리스보(Abrysvo)', '리트풀로(Litfulo)', '엔젤라(Ngenla)', '벨시피티(Velsipity)' '자브즈프렛(Zavzpret)', '팍스로비드(Paxlovid)'다.

그런데 위의 승인품목 중 제일 마지막에 있는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이미 2021년부터 사용돼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승인이라니 의아하다. 2021년에는 전염병으로 생사가 갈리는 상황에서의 '긴급사용 승인'이었고 2023년은 정식 승인이다. 따라서 화이자가 2023년에 실질적으로 승인 받은 신약은 '팍스로비드'를 제외한 6개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엘렉스피오(Elrexfio)'는 다발성 골수종 5차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는 질환은 역시 '암'이다. 최근에는 이 암 치료제에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하는 게 대 유행이다. 엘렉스피오에도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됐다. 향후 엘렉스피오의 매출액 예상치는 최소 1조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브리스보(Abrysvo)'는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세계 최초의 백신이다.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다. RSV에 영유아와 노인이 감염될 경우 심각한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 아브리스보 백신이 출시된 이후 2023년 3분기에만 매출액이 4천5백억원(3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1조원을 넘기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리트풀로(Litfulo)'는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다. 성인에게만 처방 가능했던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난 점은 12세 이상의 청소년에게도 투약이 가능하다. 화이자에 따르면 탈모증 환자의 약 20%는 18세 이전에 진단을 받게 된다. 리트풀로의 예상 매출액은 블록버스터(1조원 이상)급 신약보다는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젤라(Ngenla)'는 소아 성장호로몬 결핍증(GHD) 치료제다. 어린 자녀를 가진 한국 부모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자녀의 키에 예민하다면 더더욱 그렇다. 기존 성장호르몬 제제는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해 편의성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엔젤라는 주 1회 주사로 기존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엔젤라(Ngenla)'는 '화이자'와 '옵코헬스'가 기술제휴해 만들어졌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성장호르몬 시장이 2030년에는 최대 10조원(9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엔젤라의 매출액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벨시피티(Velsipity)'는 경구용(먹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다. 치료효과가 뛰어나 시장에서는 몇 년 내에 1조원 넘는 매출이 기대되는 신약이다. '벨시피티'의 원 개발회사는 '아레나 파마슈티컬스'다. 지난 2021년에 화이자가 무려 8조원(67억달러)을 주고 전격 인수해 자연스럽게 '벨시피티'도 화이자의 신약으로 변모했다. 이 인수합병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자브즈프렛(Zavzpret)'은 '비강(콧 속) 분무형 편두통 치료제'다. 편두통은 머리 혈관 기능 이상으로 특정 부위에 갑자기 나타나는 두통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자브즈프렛' 역시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자브즈프렛'의 원 개발사는 편두통치료제 전문회사인 '바이오헤이븐'이다. 이 회사를 지난 2022년에 화이자가 14조원(116억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이후 2023년에 '자브즈프렛'이 FDA 승인을 받아 결실을 맺은 셈이다. 화이자의 이 인수합병 역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비만∙당뇨 시장서 뒤쳐져…로티글리프론 임상 중단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규모는 얼마나 될까? 골드만삭스는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를 2023년의 72조원(600억달러)에서 2032년에는 120조원(1,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노보 노디스크'다. '삭센다(매일 주사)'와 '위고비(1주일에 1번 주사)'를 통해 비만 치료제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도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춰 2023년말에 출시됐다.

이에 비하면 화이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다. 화이자의 당뇨 및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은 '로티글리프론(lotiglipron)'과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이다. 하지만 '로티글리프론'은 임상 진행 중 안정성에서 문제가 드러나 2023년에 임상을 중단했다.

또 다른 후보물질인 '다누글리프론'의 경우 임상이 계속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출시돼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제품이나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일라이 릴리'와 비교하면 너무 너무 늦다.

화이자의 비만치료제가 뒤늦게 시장에 출시된다 해도 선점 효과를 누리지 못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마케팅 비용도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화이자 입장에서는 다른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화이자의 위기돌파 승부수는 '시젠' 인수

이제 화이자의 고민을 다시 정리해 보자. 첫번째 고민은 지난 몇 년간 화이자의 효자 제품이었던 코로나 백신 '코미나티'와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매출이 거의 삭제 수준으로 급감 중이라는 점이다.

두번째 고민은 엘리퀴스, 입랜스, 젤잔즈 등 화이자 매출의 주력이었던 제품들이 줄줄이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세번째 고민은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에도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화이자에게 있어 시젠 인수결정은 중대한 승부처였다.

최근 강세를 보인 백신 쪽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특수였을 뿐 원래는 그리 큰 시장이 아니었다.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은 바로 비만∙당뇨 치료제 쪽이다. 그런데 화이자는 적절한 시점에 비만∙당뇨 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실패했다. 이제 남은 건 다시 항암제 시장이다.

원래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 항암제 시장이다. 그래서 화이자는 2023년에 항암 치료제 분야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중인 '시젠'을 전격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무려 52조원(430억달러)이다. 제약∙바이오 M&A 사상 2번째로 큰 규모다.

시젠이 얼마나 매력적이기에 화이자가 이리도 통 크게 베팅을 했을까? '시젠'의 주력 제품으로는 2009년에 FDA의 승인을 받은 '애드세트리스(Adcedris)'가 있다. 이 제품은 혈액암인 양성 림프종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다. 이 우수한 '표적항암제'에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ADC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추가로 시젠의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요로상피암 치료제 '패드세브(Padcev)',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Tivdak)', 유방암 치료제 '투키사(Tukysa)' 등도 다 향후 블록버스터(매출 1조원 이상)급 잠재력을 갖춘 제품들이다.

'앨버트 블러' 화이자 CEO는 시젠 인수 당시 "시젠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으로 2030년에 12조원(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희망찬 미래를 낙관했다. 현재는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평가가 많지만 정말 화이자의 계획대로 된다면 이번 M&A 역시 대성공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화이자, 2024년은 대 반등의 서막? 왜?

여전히 시장에서 화이자에 대한 주가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화이자가 이 모든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시도한 회심의 M&A인 '시젠' 인수조차도 너무 비싼 가격이라며 평가절하되고 있다. 하지만 화이자 주가는 엔데믹, 특허절벽,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실패 등의 모든 악재를 이미 반영한 수준으로 저렴해졌다.

2021년말에 57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던 화이자 주가는 2년뒤인 2023년말에 28달러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주가 하락률이 무려 -50%다. 딱 반토막이다. 주식시장에서 최고의 호재는 바로 낙폭과대다. 화이자 주가는 이미 얻어맞을 만큼 얻어 맞았다. 이미 노출된 악재의 파괴력은 점점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화이자는 1849년에 설립된 회사로 170년의 업력을 자랑한다. 쉽게 망할 수 없는 회사다. 이런 회사의 주가가 2년간 조정을 받았다면 이제는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앞으로 화이자가 좋아질 부분은 뭐가 있을까?

최근 화이자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M&A 전략은 영리해 보인다. 또 2023년에만 무려 7개의 신약이 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엔데믹과 특허절벽으로 인한 매출감소는 분명히 악재요인이다. 하지만 M&A로 새로 얻게 되는 멋진 파이프라인과 새로 승인된 신약들의 매출 성장성이 더 높다면 악재는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

주가는 언제나 투자자의 심리를 선행해 움직인다. 간접투자 형태의 제약∙바이오 ETF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편안하기는 하다. 하지만 ETF보다 직접 투자를 더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영리한 M&A와 다양한 신약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있는 전통의 제약회사 화이자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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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이 타령'은 광복군의 희로애락"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개념 국악 방송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이 26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스팟(K·SPOT)'을 통해 공개됐다.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은 국악이라는 전통 예술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도이다. 젊은 국악인들의 시선으로 전통음악을 재해석하고 현대사회 속 국악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소리꾼 최한이와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팝페라 가수 오윤석과 소리꾼 박나현, 김보성, 가야금 병창 박혜정 등이 출연한다.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의 제목 속 '작금(昨今)'은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 이야기를 국악으로 풀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작금(作金)'은 '금을 캐 부자가 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김보성, 변상문. 2025.09.25 alice09@newspim.com 이날 제4편 '광복군'에서는 가야금 병창 박나현과 경기소리꾼 김보성이 함께했다. 4편 '광복군'에서는 의병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변 이사장은 "의병은 1907년 8월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된 후, 1919년 9월 상해 임시정부가 세워질 때까지 개인 신분으로 일제와 싸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광복군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꼐 국군이 됐다"고 부연했다. 당시 독립군이자 광복군 출신으로 초대 국방부 장관을 맡은 사람은 이범석이며, 초대 국방부 차관은 최용덕이 맡았다. 제4편 '광복군'의 시대적 배경은 1944년 겨울이다. 변 이사장은 "평안도 출신 김준엽을 비롯한 1500여 명의 청춘은 평양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제20사단에서 4주간 훈련을 받고, 당시 중국군과 전쟁 중인 일본군에 배치됐다. 그런데 이들 중 40여 명이 일본군영을 탈영하게 된다. 대표적 인물이 전 고려대 총장 김준엽, 창작과 비평 출판사를 운영했던 장준하, 임시정부 초대 군무총장 노백린 장군의 아들 노능서"라고 말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장준하의 '돌베개' 책 부분을 읽으며 "흥이 오르자 안익태 씨가 작곡한 애국가를 불랐다. 회식을 주관한 김주임은 사발가를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나오는 '사발가'는 1900년대 초부터 1910년 한일병탄 무렵까지 우리 민족의 울분을 노래한 곡"이라고 소개했고, 김보성 소리꾼은 가창을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김보성 소리꾼. 2025.09.25 alice09@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박나현 가야금 병창. 2025.09.25 alice09@newspim.com 탈영한 이들은 중국 국민당 정부 중앙육군군관학교를 마치고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구 선생을 만나게 된다. 해당 자리에서 김성근이라는 청년은 '각설이 타령'을 부르게 된다. 박나현 소리꾼은 '품바'라는 가사가 들어간 '광복군 환영가'를 가창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이를 들은 후 "지금으로 말하면 타령은 강한 수능금지송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변상문 이사장과 최한이는 오늘의 '금맥'으로 "각설이 타령은 광복군의 희로애락 그 자체였고, 국악은 곧 군악이었다"고 정의를 내렸다. 올해 8월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집 프로그램인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1화 '광복'은 총 4개로 나뉘어 방송됐다. 제1편은 '작금', 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 3편 '이승만과 아리랑', 4편 '광복군'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김보성, 변상문. 2025.09.25 alice09@newspim.com 앞서 제1편 '작금'에서는 성악가 오윤석이 참석해 한국 가곡 '선구자'를 가창했다. 변사로 나선 변상문 이사장은 '가곡'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곡'을 우리나라 전통 성악곡의 하나로, 피리나 거문고, 해금 따위의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뒤죽박죽 돼 있고 뒤섞인 개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곡은 국악"이라는 답을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제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에서는 김구 선생이 왜인을 살해한 후 옥중 생활을 하며 만난 조덕근으로부터 시조와 여창 가곡, 남창 가곡, '경기 12잡가', '선유가', 판소리 '적벽가'와 '춘향가'를 배운 내용이 담겼다. 변상문 이사장은 "백범 김구는 판소리 '춘향가'를 배웠고, 판소리 '농부가'와 '갈까부다'를 즐겨 불렀다"고 말했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판소리는 원조 K팝"이라고 정의했다. '이승만과 아리랑'이라는 제목의 제3편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93년 2월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연맹 본회의에 참석한 후 식사 자리에서 초대 대통령의 영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만난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대통령은 프란체스카 여사에게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아리랑'을 불러줬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소리이다. '아리랑'은 한민족 DNA이다. 슬플 때는 발라드로, 기쁠 때는 찬가로, 힘들 때는 떼창으로, 인생사 희로애락의 뮤지컬로 시류를 편승하는 살아있는 맥"이라고 강조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9-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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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네이버 '슈퍼 플랫폼' 시동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두나무와 네이버가 가상자산 '슈퍼플랫폼' 탄생을 예고했다. 네이버페이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품을 결제하고 예치금은 업비트 계좌와 연동해 이자이익을 꾀하는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확장 가능성을 제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추진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 체결 시 양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과 유통, 활용을 잇는 삼각편대를 단숨에 완성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두나무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유통하고 해당 코인을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막대한 온·오프라인 결제처에서 지불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향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비 원화스테이블 코인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페이와 두나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구체적인 활용처와 확장 가능성을 제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점도 기회요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체인'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네이버페이의 결제처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라며 "또 업비트에서 거래하며 탈중앙화 금융의 기초 자산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업비트 로고.[사진=각 사] 특히 네이버페이는 최근 결제 뿐 아니라 대출, 보험 증권, 자산관리 등을 연계해 종합금융서비스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두나무를 품게 되면 가상자산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네이버페이, 업비트 고객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또는 가상자산으로 네이버페이에서 물건을 구매·결제할 수 있고 네이버페이와 업비트 계좌가 상호 연동되면 기존 네이버페이 예치금을 업비트 계좌에 보관, 고객들이 이자수익을 꾀할 수도 있다. 이같은 가상자산 활용이 보편화되면 자연히 네이버-업비트 생태계에 고객을 묶는 '록인'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두나무 연결 편입은 단순 가상자산 거래대금에 대한 수익이 인식되는 것이 아닌 실물자산토큰(RWA),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자산 사업의 확대로 활용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 신호를 시장에 일종의 '선전포고'로 관측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 회장은(고려대 교수)는 "네이버와 두나무가 힘을 합치면 스테이블코인의 쓸모를 만들어낼 수 있고 여러 가능성을 기반으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장과 정부에 표현한 것"라며 "시그널을 던졌으니 시장 반응을 보고 세부사안을 정립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임병화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카카오, 토스를 비롯해 은행 등 관련 기업들도 분명 컨소시엄 등 다양한 물밑 논의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 비해 한국은 많이 뒤처져있기 때문에 당장의 규제보다는 산업육성이 우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다만 제도적 걸림돌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에서 이용자 보호를 위해 발행과 유통이 분리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때 발행, 유통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단순 해석하면 네이버에서 만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손자회사인 업비트에 상장, 거래로 이뤄지기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변수로 꼽힌다. 가상자산 분야에서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산업혁신의 균형을 중시하며, 투자자 보호 중심의 규율체계 마련 등에 나서고 있다. 심원태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 사무관은 최근 가상자산 관련 세미나에서 "국제금융안정위원회(FSB) 등은 미국의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사례를 들며 이해상충 방지, 경업 제한 등 대응방안 마련을 강조한 바 있다"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만 참여한다는 특수성이 있어 이용자 보호 측면을 보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전날 네이버와 두나무는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에 두나무가 편입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전부를 취득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절차다. 구체적으로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두나무 주식 전부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넘기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들에게 제공한다.  네이버는 "두나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나무 측도 "네이버페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도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양사는 조만간 각각 이사회에서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진다. romeok@newspim.com 2025-09-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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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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