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엄마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76위·우크라이나)가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었다.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는 안드레이 루블레프(7위·러시아)를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스비톨리나가 11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득점을 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 = 윔블던] |
스비톨리나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총상금 4470만 파운드·약 743억원) 9일째 여자 단식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시비옹테크를 2시간 51분 접전끝에 2-1(7-5 6-7<5-7> 6-2)로 물리쳤다.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3차례(2020·2022·2023), 하드코트 대회인 US오픈에서 1차례(2022) 우승하며 현역 여자선수 중 독보적인 성적을 내는 시비옹테크는 잔디코트에 약한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시비옹테크가 11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스비톨리나의 좋은 플레이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칭찬해주고 있다. [사진 = 윔블던] |
프랑스의 테니스 선수 가엘 몽피스와 결혼한 스비톨리나는 지난해 10월 딸을 출산했다. 올해 4월 코트로 복귀해 5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스트라스부르 대회에서 우승한 스비톨리나는 이번 윔블던에서도 '엄마 돌풍'을 이어가며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일궜다. 스비톨리나는 앞서 2019년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잇따라 4강까지 오른 바 있다.
프랑스의 테니스 선수 가엘 몽피스와 결혼한 스비톨리나. [사진 = 몽피스 SNS] |
우크라이나 출신 스비톨리나는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과는 경기 뒤 악수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스비톨리나를 만난 빅토리야 아자란카(20위·벨라루스)는 1-2로 역전패한 뒤 손짓만 하고 악수를 하지 않고 돌아섰다. 관객들은 아자란카에게 야유를 보냈다. 아자란카는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아자란카는 경기 뒤 "스비톨리나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와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난 그 결정을 존중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했나? 남아서 기다렸어야 했나?"며 "지난 18∼19개월 동안 난 잘못한 게 없는데도 계속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기후 시비옹케크와 포옹을 나눈 스비톨리나는 경기후 "나는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 어려운 상황을 더는 재앙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어린이들이 휴대전화로 경기를 보는 장면을 담은 영상들을 인터넷에서 많이 봤다. 이런 영상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녹아내린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크라의 전사' 스비톨리나는 제시카 페굴라(4위·미국)를 2-1(6-4 2-6 6-4)로 제압하고 올라온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42위·체코)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스비톨리나는 본드로우쇼바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3승 2패로 앞서지만 최근 전적이 2연패이다. 스비톨리나가 본드로우쇼바를 잡고 결승에 오르면 러시아 선수인 아리나 사발렌카(2위)와 격돌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조코비치가 11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루블료프를 상대로 득점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 윔블던] |
남자 단식에서는 8번째 윔블던 단식 우승에 도전하는 조코비치가 루블료프를 3-1(4-6 6-1 6-4 6-3)로 역전승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를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처음 8강에 오른 루블료프를 손쉽게 요리하며 윔블던에서 33연승을 내달렸다. 앞으로 2승만 더 거두며 조코비치는 대회 5연패 및 통산 8회 우승을 달성한다.
조코비치는 로만 사피울린(92위·러시아)을 3-1(6-4 3-6 6-2 6-2)로 물리치고 올라온 얀니크 신네르(8위·이탈리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코비치는 신네르를 상대로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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