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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코로나보다 무서운 폭우...수해현장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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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스핌] 전경훈 기자 =  "기자님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렵니까? 우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좀 제발 누가 관심 좀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흙탕물 범벅인 옷을 입은 중년의 남성이 다가왔다. 한 눈에 보기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마을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에게 눈물을 머금고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마을의 이야기를 꼭 세상에 전해달라며.

구례군 어디를 돌아다녀봐도 폭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17일 임시공휴일을 맞아 찾아간 전남 구례군. 이곳은 지난 7~8일 380mm의 기록적인 폭우로 섬진강 지류인 서지천 제방이 붕괴돼 오일시장과 양정마을 등이 모두 물에 잠겼다. 침수된 주택만 1184동에 이른다. 전국에서도 폭우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꼽혔다.

구례 5일 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길가에는 침수 흔적이 가득한 차량들만 널브러져 있었다. 10여일이 지났지만 그날의 참담한 현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 폭우에 침수된 마을...마음까지 침수됐다

지난 7~8일 내렸던 폭우는 마트 전체를 잠기게 할 정도로 참혹했다. 마트에서 판매 중이던 물건은 판매할 수 없어서 전부 버려할 정도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구례 읍내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흙탕물이 마을의 모든 걸 집어삼킨 듯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마을 초입에 위치한 마트는 물이 가득차 판매 중이었던 상품들을 전부 버리고 있었다. 물 먹은 두유팩, 깨진 맥주병 등이 당시 참혹했던 현장을 말해주는 듯 했다.

주변의 가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단 한 곳도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가게는 없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가전제품 등을 버리는 것 뿐이었다.

이들은 이번 피해 원인이 섬진강 댐 수위조절의 실패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장들은 수자원공사가 집중호우에 대비해 미리 방류하지 않다가 폭우 상황에 2000t에 가까운 물을 긴급 방류하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댐의 운영 기준을 지켰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상청 예보가 불확실했고 댐을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3개 기관이 공동으로 관리해 운영에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기상청과 한수원은 수자원공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정부 기관끼리의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기관들끼리 네 탓 공방이 이어질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구례군민들의 몫이 됐다. 피해를 입은 군민들은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지만 기관들끼리 서로 네 탓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인재(人災)라는 것이고, 그럼 분명히 막을 수 있는 재해였다"고 하소연 했다. 

◆ 애지중지 키운 표고버섯 2t이 물에 잠겼다

출하를 앞두고 있던 버섯 농가에 몰아친 물벼락은 농가 주인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이 농가에서 애지중지 키운 '표고버섯 배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까만 스티로폼처럼 생긴 동그란 물체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표고버섯 배지였다. 구례군 마산면의 버섯 농가 주인인 중년의 남성은 물에 젖은 배지를 포대에 버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7~8일 내렸던 폭우는 버섯만 쓸어간 것이 아니라 농가 주인들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앗아갔다. 스마트팜의 건물은 무너졌고, 제어시스템 등은 침수 돼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했다.

배지에 대해 잘 모르던 기자에게 그는 배지에 대해 설명했다. 버섯 배지는 참나무 톳밥을 뭉쳐 만든거라고 했다. 약 10일부터 14일까지 수확을 거친 후 약 3주기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은 1주기를 약 한 달로 본다.

3번 수확을 거치면 버섯이 힘을 못써서 새로운 배지로 갈아 치운다고 했다.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 표고버섯은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버섯의 무게만 무려 2t이나 됐다.

폭우로 피해 입은 것도 상심이 큰데 2톤이나 되는 양을 혼자 치워야 할 상황이 오니 더욱 암담했다. 그렇게 끙끙 앓던 중 버섯 농가를 돕겠다는 이들이 나타났다. 구례 산동청년회 회원들이었다. 40여 명의 회원들은 자신들도 폭우 피해를 입은 구례에 살고 있지만 더 큰 피해를 입은 버섯 농가를 위해 기꺼이 찾아왔다고 했다.

◆ 폭염·코로나 겹쳐 일손도 부족했다

농가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봉사자들이 사비를 모아 살수차 4대를 끌고 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오전 9시 밖에 안됐지만 바깥 날씨는 30도가 넘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하고 싶어도 스마트팜 안은 '찜질방' 수준이었다. 마스크는 다들 쓰고 있었다. 전국에서 연일 수백명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광주에서도 유흥주점발 코로나 확진자가 확산하면서 외부활동이 위험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들은 농가의 어려움을 모른척 할 수 없었다.

코로나의 위험보다 농가를 돕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산동청년회 회원들은 흙탕물로 뒤덮인 스마트팜 내부를 청소하기 위해 사비로 살수차 4대도 끌고왔다. 그러면서 "우리 뉴스에 나오는거냐. 그럼 사진 많이 찍어달라"며 웃었다. 마음이 고왔다.

이 버섯 농가는 스마트팜 9개실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폭우로 9개실에서 키우던 모든 버섯은 상품화가 불가능 했다. 바닥에 떨어진 표고버섯 배지를 줍기 위해 20여 명씩 조를 짜서 들어갔다. 면장갑을 끼고, 쌀포대를 들었다.

물을 머금은 배지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바닥에 떨어진 수백개의 배지를 줍고 허리를 펴니 '뚜둑' 소리가 났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가만히 있어도 숨 쉬기 힘든 날씨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스마트팜 안에 있으니 죽을 맛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배지를 줍는 것도 일이었다. 물을 머금고 있어서 더욱 무거워진 배지는 1개실 당 20여 명이 투입 됐지만 이 많은 양을 치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을 더 부를 순 없냐고 물었더니 "코로나 때문에 전남 지역 외에서는 자원봉사자를 군에서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5일째 치우고 있지만 여전히 끝이 안보인다고 했다. 도울 수 있는 인원이 최대한 빨리 와서 돕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런 말들을 듣고 있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카메라를 내려놓고 이들을 도왔다. 부서진 배지와 흙탕물이 섞여서 운동화가 푹 잠겼다. 질펀한 바닥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했는데도 넘어졌다. 다들 장화를 신고 작업복을 입은 이유가 있었다. 

◆ 자원봉사자 '덕분에'

마음만큼은 20대인 산동청년회 회원들이 배지를 줍고 있다. 힘은 진짜 20대인 기자 보다 좋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떨어진 배지를 빨리 줍기 위해 삽도 이용해봤지만 엄청난 양에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허리 한번 펴는게 사치일 정도였다. 이 많은 양을 언제 치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온몸에서 흘리는 땀은 구멍이란 구멍에서 정말 비 오듯 줄줄 흘렀다. 옷은 물론 마스크까지 땀에 젖었다.

웃음 많던 봉사자들도 어느새 말이 없어질 정도로 지쳐가고 있었다.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는 순간에도 "힘드면 좀 쉬세요"라며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기에 괜찮다며 더 열심히 포대에 배지를 담았다. 

◆ 사비 털어 김밥을 준비해온 봉사자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김밥이지만 보람차게 땀 흘린 뒤 먹는 김밥은 꿀맛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1~2개실의 청소가 다 끝나갈 무렵 정오가 됐다. 밥부터 먹고 하자고 했다. 뜨끈한 국물의 컵라면과 김밥은 자원봉사자들이 사비로 준비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농가에서 식사라도 대접한다고 했는데 봉사자들은 부담 느끼지 마라며 사비로 준비해 왔다고 했다.

산동청년회 회원들은 "기자님 취재를 하시지 왜 일을 하고 계시냐"며 "고생 하시니까 두줄 드세요"라고 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음식들인데 땀 흘린 뒤 먹는 김밥·라면은 최고였다. 거기에 봉사자들의 마음씨까지 더해져 최고의 음식이 됐다.

배불리 먹고 나니 햇빛은 더욱 뜨거워졌다. 살이 익어가는게 느껴질 정도의 더위였지만 다들 아랑곳 하지 않고 밥 먹었으니 오후에도 열심히 일해보자며 파이팅을 외쳤다.

◆ 처참했던 수해 현장이 조금은 밝아졌다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치우는데 얼마가 걸릴지 모르던 현장이 깨끗해졌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오후 1시부터 다시 배지를 줍는 작업이 시작됐다. 점심 식사 전에 그래도 다들 쉬지 않고 배지를 가득 채운 포대를 수십, 수백번 나르다 보니 선반과 바닥에 가득 찼던 배지를 다 치웠다. 이제는 살수차를 이용해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작업을 해야했다.

1개실당 산동면 청년들 2명이 들어가서 깨끗하게 씻어주는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삼촌뻘 회원이 보이기에 청년회 나이 기준이 몇 살까지냐고 물었더니 '50살'까지라고 했다. 시골에서는 50살도 총각 소리 듣는다며 웃었다.

마음만은 20대처럼 젊은 청년회 모두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오후 4시쯤 하루 작업이 마무리 됐다. 엄청나게 쌓인 포대를 보니 열심히 일했다는 기쁨도 잠시 이 많은 양을 다 버려야 하는 농가 주인들의 마음을 떠올리니 마냥 좋아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섯 농가 주인은 내부는 봉사자들 덕분에 깨끗해졌지만 스마트팜 외부는 복구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들 5일 시장이나 읍내만 관심 갖지 농가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버섯 농가 가족들은 "그래도 봉사자들 덕분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어느정도 깨끗해진 모습을 보니 봉사자들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폭우로 침수된 시설과 버섯 값만 해도 6~7억원 정도의 재산 피해를 봤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긴 했지만 우리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피해를 봤는데 재정은 한정 됐으니 얼마나 지원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지원 금액을 떠나서도 어디서부터 뭘 해야할지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휴가 대신 봉사를 택한 가족들

버섯 농가 외에도 손이 닿지 않은 다른 수해현장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이진선씨 가족이다. 휴가를 반납하고 뜻 깊은 일을 하고 싶다며 중학교 2학년 딸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버섯 농가를 돕는 작업이 끝났지만 아직 날이 밝았다. 봉사자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들이 아직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 수해 현장을 더 찾아다녔다.

무작정 차를 끌고 골목 구석구석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구례터미널 인근 철물판매점에서 안전모를 닦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이냐고 물었더니 광주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했다. 이진선씨 가족은 중학교 2학년 딸과 여름 휴가 대신 봉사활동을 택했다고 했다.

이씨는 SNS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구례의 참혹했던 현장들을 보고 곧바로 구례군에 전화를 걸었다. 수해복구에 동참하겠다고.

임시공휴일이었지만 편안한 휴식 대신 타인의 고통을 덜어내고자 하는 봉사자들이 많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하지만 야속하게도 광주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날 저녁 봉사자들의 접수를 제한한다는 연락이 오면서 봉사에 참여하지 못할뻔 한 해프닝도 있었다고 했다. 다행히 발열체크를 실시하고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서야 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씨 가족처럼 공휴일까지 반납하고 봉사를 한 이들은 17일에만 1400여 명이 모였다고 했다.

철물점 주인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할 때 전국에서 모인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세상에 쓸쓸히 나 홀로 남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했다.

물이 5미터 넘게 차오르면서 버섯 농가에서 키우던 철창 안 강아지가 죽었다. 농가 주인은 자신은 목숨을 건졌지만 가족이나 다름 없던 강아지가 죽은 슬픔에 세상 모든걸 잃은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8.18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첨단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좋아졌어도 대자연의 힘 앞에 한 없이 사람은 한 없이 약해지는 모습을 봤다. 정부 기관이 네 탓 공방을 벌일 동안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들은 세상에 혼자 남았다고 포기하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과거 태안 기름유출때도 그랬다. 전문가들은 깨끗했던 바다로 돌아오려면 10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에서 몰려든 123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고작 10년도 되지 않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다.

물론 그때 상황과 또 다른 측면은 있지만 그래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이 말이 하고 싶었다. 힘든 이들에게 "힘내라!" 이 말만큼 잔인한 말도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도 혹독한 겨울을 지나 새싹을 틔우고 봄꽃이 만개하듯 좋은 날이 반드시 올테니. "힘내시라"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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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설문] 바람직한 정당체제는? [서울=뉴스핌] 김종원 정치부장 = 22대 현역 국회의원 10명 중 6명(60%)은 한국 정당의 가장 바람직한 지도체제와 관련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적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학자 10명 중 5명(49%)도 현역 국회의원과 동일하게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이원적 지도체제'를 가장 바람직한 지도체제라고 답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은 올해 창간 23주년을 맞아 14회 서울이코노믹 포럼을 오는 4월 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면서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와 공동 기획으로 국회의원·정치학자를 대상으로 정치개혁 인식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역 국회의원 50명·정치학자 100명 심층 설문 올해 6·3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뉴스핌과 한국정치학회 공동기획 설문조사 결과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정치 정쟁에서 실용으로 대전환'이라는 대주제 속에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는 현재 한국의 정치개혁이 '정당의 민주주의, 당내 민주주의'가 선결되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정치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문제 인식 속에서 진행됐다. 현역 국회의원 50명과 정치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25일까지 한 달 간 ▲정당 민주주의 ▲정치신뢰 ▲정치제도 ▲국회 입법 생산성 분야로 나눠 심층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정당들이 크고 작은 공천 잡음과 난맥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정치개혁 인식 설문조사 결과가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정당 민주주의 선결돼야 실질적인 정치개혁 가능해 무엇보다 한국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답한 현역 국회의원 중 '당내 민주주의를 가장 저해하는 요인'으로 61.9%가 '후보자 공천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당대표에 권한이 집중된 정당 구조' 47.6%, '당론 결정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 47.6%, '특정 계파 또는 정치세력 중심의 정당 운영' 47.6%로 비슷하게 뒤를 이었다. 7개 예시 중 최대 3개까지 선택할 수 있는 이번 조사에서 '공천의 중앙집중'이 정당 민주주의 저해 1순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가장 바람직한 공천 방식과 관련해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40%로 가장 선호했다. '당원 중심 상향식 공천'(34%)도 비교적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독립적인 공천기구 설치'(12%)가 대안으로 선택됐다. 현행 공천 관행이 폐쇄적이고 중앙집중적이라고 의원들은 봤다. ◆현역 의원 70% '현행 정당 지도체제 제도적 변화 필요' 특히 현역 의원들은 '현행 정당의 지도체제에 대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무려 70%('그런 편이다' 60%+'매우 그렇다' 10%)가 답했다. '향후 한국 정당의 가장 바람직한 지도체제'에 대해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적 지도체제'가 6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의 책임연구원인 윤종빈 한국정치학회장(명지대 정외과 교수)은 "당 운영과 원내 운영을 분리해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국회의원들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회장은 "당대표는 당 전체의 비전과 조직관리, 원내대표는 국회 협상과 입법, 의원단 관리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책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들은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이원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원내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고 원내정당 체제와 상임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윤 회장은 "균형 있는 지도부 수립을 위한 원내 정책 정당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대표 중심 체제의 대안으로 당대표-원내대표 권한 분산과 원내 정당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학자 '공천 과정 중앙집중' 정당 민주주의 약화 핵심 정치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장 바람직한 한국 정당의 지도체제'에서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적 지도체제'를 49%로 가장 선호했다. '당대표를 폐지하고 원내대표 중심으로 운영되는 원내 정당체제' 20%, '중앙당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국회의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권형 정당체제' 20%로 비슷했다. 다만 '현행 당대표 중심체제' 존속에 대한 선호도는 9%에 불과했다. 일각에서 제기돼 온 '집단지도체제'는 1%로 미미했다. 한국의 당내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답한 정치학자들의 10명 중 8명인 81%가 '당내 민주주의 발전을 가장 저해하는 요인'에 대해 '후보자 공천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이라고 답했다. '특정 계파 또는 정치 세력 중심의 정당 운영' 55.7%, '당론 결정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 49.4%, '당대표에 권한이 집중된 정당 구조' 48.1% 순이었다. 정치학자들도 현역 국회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공천의 중앙집중'이 정당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봤다. ◆6·3 지선 정국 속 공천 방식 '완전국민경선' '상향식' 선호 '가장 바람직한 공천 방식'으로는 '당원 중심의 상향식 공천' 35%,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31%, '독립적인 공천기구 설치' 27%로 다소 비슷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완전 국민경선제' 40%, '당원 중심 상향식 공천' 34%, '독립적인 공천기구 설치' 12%인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윤 회장은 "당원 중심 상향식 공천과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천의 민주성을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독립적 공천기구 설치는 공천 과정의 공정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정치학자들은 어떤 공천 방식이든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정치학자 79% '당내 민주주의 수준 낮다', 60% '당대표 권력 집중' 특히 정치학자의 무려 76%('매우 그렇다' 14%+'그런 편이다' 62%)가 '현행 한국 정당의 지도체제에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압도적으로 높은 의견을 보였다. 대다수 정치학자들은 현재 당 지도체제가 당내 갈등을 조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당대표에 권한이 집중된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당대표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정치학자들은 '현재 한국 정당은 당대표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것에 대해 60%('매우 동의한다' 8%+'동의한다' 52%)가 동의했다. '한국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수준'에 대해서도 무려 79%('매우 낮다' 22%+'낮은 편이다' 57%)로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낮다고 평가했다. 당내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정당 민주주의 취약성과 수직적 당 운영 구조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윤 회장은 "정당 의사결정 과정에서 당대표와 중앙당 지도부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과 당대표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에 현역 의원과 정치학자 집단 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두 집단 모두 정당 내 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면서 "정당 지도체제에 대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고 바람직한 지도체제로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권한 분담을 통한 이원화 체제'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한국 언론 첫 '4당 원내대표' 정책 토론장 마련 뉴스핌은 한국정치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포럼 당일인 9일 오전 11시부터 한국 정치의 개혁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정책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윤 회장 사회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김영배 의원,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최형두 의원,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4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참석하는 정책토론이 진행된다.  입법 당사자인 4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직접 정책토론에 나와 실질적인 정치개혁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번 토론은 뉴스핌TV 유튜브 방송으로도 실시간 라이브 중계된다. 이번 설문조사의 공동연구원으로는 한의석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최현진 경희대 정외과 교수, 윤성원 한양대 정외과 조교수, 임희수 연세대 정치학과 BK21 박사 후 연구원이 참여했다. 뉴스핌은 설문조사 결과를 이번 포럼 토론 이후에도 뉴스핌TV '이슈터미네이터' '정국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개혁 차원에서 실질적 해법을 강구하는 정책 공론화의 장을 마련해 나간다.   kjw8619@newspim.com 2026-04-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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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첫 AI 모델 '뮤즈 스파크' 공개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 플랫폼스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구성한 연구팀의 첫 인공지능(AI) 모델인 '뮤즈 스파크(Muse Spark)'를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AI 경쟁에서 경쟁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한 행보다. 뮤즈 스파크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MSL)이 개발한 새로운 뮤즈 시리즈다. 지난해 메타는 스케일 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해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왕이 슈퍼인텔리전스 랩을 이끌도록 했다. 뮤즈 스파크는 초기 메타 AI 앱과 웹사이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몇 주 후에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마트 글래스에 탑재된 기존 라마(Llama) 모델을 대체하게 된다. 평가 회사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뮤즈 스파크 모델은 전반적인 AI 모델 테스트에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메타가 공개한 벤치마크에 따르면 뮤즈 스파크는 경쟁 제품인 제미나이 3.1 프로와 GPT 5.4, 그록 4.2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성적을 냈다. 차트 이해 능력을 나타내는 'CharXiv Reasoning' 지표는 86.4%로 경쟁 제품 중 가장 높았고, 다중양식(멀티모달) 인식 능력을 측정하는 'MMMU 프로' 점수도 80.4%를 나타냈다. 메타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뮤즈 스파크는 멀티모달 인식과 보건, 에이전트 태스크에서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장기 에이전트 시스템과 코딩 작업 등 현재 성능 차이가 있는 영역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메타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59분 기준 메타는 전장보다 6.52% 급등한 612.56달러를 기록했다. 메타플랫폼스가 8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모델인 뮤즈 스파크를 공개했다.[사진=메타플랫폼스] 2026.04.09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6-04-0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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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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