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전기자의 체험기] 길가에 버려진 마스크 얼마나 많은지 세어보니…

기사입력 : 2020년05월29일 11:20

최종수정 : 2021년04월29일 15:30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마스크를 두고 가거나 자리에 버리고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손으로 만져야 되는데 누가 쓴건지도 모르는걸 손으로 집으려면 솔직히 찝찝하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카페 쓰레기 처리함 쟁반 위에 누군가 버린 마스크가 놓여져 있었다. 2020.05.29 kh10890@newspim.com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길거리 등에 함부로 버려진 마스크 처리가 식당·카페 등 근무자들에게는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시쯤 찾은 광주 동구 금남로4가 인근 카페. 쓰레기 처리함 위에는 마셨던 음료 잔과 함께 버리고 간 마스크가 눈에 띄었다. 쟁반을 정리하던 직원은 맨손으로 마스크를 집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 직원은 "광주에 아무리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일지, 타지역에서 온 사람일지 모르는 상황이라 불안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이걸 방치하고 놔둘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하소연 했다. 

카페에도 이렇게 마스크를 버리고 가는데 길가에 버려진 마스크는 얼마나 많을지 안봐도 뻔했다. 28일 오후 6시 퇴근 후 약 4시간 동안 무작정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버려진 마스크 개수를 세어보기로 했다.

"마스크는 길거리에 버리고 갑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마스크만큼 많이 버려지는게 마스크 뜯은 포장지다. 길거리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2020.05.29 kh10890@newspim.com

일부러 쓰레기가 많은 곳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을 찾아다닌 것도 아니었다. 마스크 얼마나 버려졌나. 한번 찾아볼까라고 마음 먹고 걸어다닌지 5분도 안지나서 버스정류장 인근 화단 옆에서 발견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버스를 내리자마자 버리고 간게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환경미화원분들이 매일 같이 청소를 해도 버려지는 이 쓰레기들은 누가, 언제, 어떻게 버렸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얼마 전 SNS에서 본 글이 생각났다. 익명으로 글을 올린 작성자는 "이 마스크에 뭐가 묻었을 줄 알고 집으로 가져와요? 버리고 집 가야죠"

이 작성자처럼 불안함이 확산되면서 길거리에 마스크를 버리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 마스크들을 주워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은 불안함이 늘 엄습하고 있다. 광주 동구의 환경미화원 장모 씨는 "하루에도 버려진 수십장의 마스크를 줍다보니 괜히 기침이라도 하면 전에 주웠던 마스크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걱정부터 된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문의해본 결과 마스크를 줍고 코로나19에 감염된 2차 감염 피해사례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물질 표면에 묻어 있을 가능성은 있어서 반드시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4시간 동안 발견된 마스크 34장…화단에는 '장미꽃' 대신 '마스크'가 주렁주렁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4시간 동안 바닥만 보면서 주택가, 번화가 등을 걸어다녔다. 길가에 버려진 마스크는 '광주 구시청', '상무지구' 등에서 많이 발견됐다. 2020.05.29 kh10890@newspim.com

광주 동구 두암동 주택가부터 시작한 '버려진 마스크 찾기' 체험은 1시간쯤 걷는 동안 주택가에서는 6장, 공원에서는 2장이 발견됐다. 

그러다 문득 '광주 구시청', '동명동' 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를 가보기로 했다. 어떤글에서 "코로나19는 가장 활발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돌아다녀서 확진되는건 가장 힘없고 약한 노인들"이라는 말이 떠올라서다. 

목요일 오후 7시쯤이었지만 광주 구시청 술집들은 이미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버리지는 않았겠지만 비교적 다른 거리들보다는 마스크가 많이 버려져 있었다. 한 블럭을 채 지나기도 전에 버려진 마스크가 10장이 넘게 발견 됐으니 말이다.

폐지를 줍고 계시던 한 할아버지는 "전에는 담배꽁초만 많았는데 이제는 마스크를 내팽겨치고 담배도 같이 길거리에 버리고 있다"고 했다.

버려진 마스크 찾기 체험을 끝내고 저녁 10시쯤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무렵 상가들의 화려한 조명들이 아파트 화단 속 장미꽃을 감싸고 있었다(비 노래 참고).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걷느라 지쳐있었는데 기분 전환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장미꽃에 누군가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마스크가 있었다.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집에 와서 4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발견한 마스크가 몇장이었는지 카메라 앨범을 살펴보니 34장이었다. 아마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이었다면 훨씬 많이 발견되지 않았을까 싶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불 꺼진 무대 위 홀로 남은 '마스크'(비 깡 가사 참고)는 해도해도 너무 했다.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2020.05.29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마스크를 길거리에 버린 당신에게 묻고 싶다. 최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와 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함 마음에 마스크를 버리고 갔을 것이다. 어떤 바이러스가 묻어있을지 모르는 마스크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길가에 버리고 갔겠지만. 당신이 버린 마스크로 인해 누군가 2차 감염이 되고, 그 감염자가 당신과 당신 가족에게 코로나를 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당신의 가족이 소중한만큼 그 마스크를 줍는 사람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임을 알아달라. 

kh108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