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전기자의 체험기] '뒤바뀐 일상'…새로운 취미를 찾아봤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 기간,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작년 4월말쯤 강원도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여행은 커녕 마스크 없이는 집앞 편의점도 못간다.[사진=전경훈 기자]

재난영화 속 대사가 아닌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했던 말이다. 이 짧은 한마디가 나에겐 꽤나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국무총리 정도 되는 사람이 "조금만 조심해달라. 곧 코로나19가 종식될거다"라고 안심시키는 말이 아닌 "영원히 돌아갈 수 없다"라니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런 말을 듣고도 무시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나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다시 동참해보기로 했다. 여기서 다시 동참이라고 한 것은 한동안 동참하다가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다.

확진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특히나 두 달간의 지루한 '집콕'(집에만 콕 박혀있다) 때문에 인내심이 바닥 났었다. '집콕'으로 바닥난 인내심을 다시 집콕하게 하려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이 있어야만 했다. 이른바 '집에서 100배 더 알차게 보내기' 체험을 했다. 4월 13일부터 23일까지 약 2주 동안 해봤다.

◆ 20여년을 함께한 보금자리를 꾸며봤다

집안 곳곳에 조명을 붙여봤다. 특히 화장실에서 더 예쁜 것 같다. 집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사진=전경훈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재택근무'로 시간도 보내보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달걀 흰자 1000번 저어 '수플레 계란말이'도 만들어봤다. 평생 행복할 것만 같았던 이 즐거움은 1달을 못갔던 것 같다. 점점 바깥 생활이 그리웠고,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던 예전의 일상이 너무 그리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집에 있는게 싫은게 아니라 이렇게 있는게 싫은거였다.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몰랐던거다.

집 분위기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사왔으니 20년 넘게 지금 이 집에서 살았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지만 정작 집을 꾸며봐야겠다는 생각은 안해봤던 것 같다. "어차피 부모님이 잘 관리하시고 계시니까"라는 생각이었다. 무심했던 것 같아서 사소한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SNS에서 광고하는 조명을 구매해서 거실과 화장실 등에 붙여봤다. 이 조그마한 녀석 하나만으로도 분위기가 꽤 살았다. 모델하우스나 인터넷에서 볼법한 인테리어 같았다. 이쁘니까 괜히 조명 한번 더 보려고 껐다 켰다 반복도 해봤다.

여행 사진과 기념품들을 정리해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이렇게 꾸며놓고 보니까 정말 예뻤다. 모아놓고 보니 여행을 많이 다니긴 했나보다. 꽤 많다.[사진=전경훈 기자]

어머니·아버지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갔다. 왜이렇게 장식들을 사오나 했었는데 집 꾸미는 재미가 꽤나 쏠쏠했다. 이참에 내 방도 꾸며보기로 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많이 찍었고, 기념품도 많이 모아뒀다. 하지만 제대로 정리를 해본적이 없어서 기념품은 서랍 한 켠에 방치 된 상태였다.

기왕 꾸미는거 보기 좋게 꾸며보고 싶어서 진열장을 샀다. 사진관에서 사진 인화를 했고, 기념품도 한쪽에 자리 잡아뒀다. 꾸며놓고 보니 내가 너무 무심했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미루기만 했었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될 일이었다.

◆ 유튜브 보고 요리를 배웠다

유튜브를 보고 파스타 만드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집에 혼자 있을때 라면 안끓여 먹어도 될 정도가 됐다.[사진=전경훈 기자]

두달 째 집콕을 하면서 바깥 생활이 가장 그리웠던 이유는 음식 때문이었다. 제대로 된 요리를 할줄 몰라서 배달음식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때가 많았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는데 혼자 있을 땐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하니까 집콕이 더욱 괴로웠다. 요리를 배워도 내가 하면 맛이 없을거라 지레 짐작하고 시도 해볼 생각도 안했었다. 하지만 집콕을 얼마나 더 오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먹고 살기 위해서 요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스승님은 멀리 있지 않았다.

유튜브에 요리명만 검색하면 '백종원 파스타', '백종원 OO찌개' 등 다양한 유튜버(내 요리 스승님)들이 있었다. 요리에 꽤나 소질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파스타에 도전해봤다. 이번에 도전한 요리는 '알리오 올리오'다. 마늘을 의미하는 '알리오'와 기름을 뜻하는 '올리오'로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주 재료로 만든 파스타다. 예전에 파스타를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 몇가닥 안되는 것 같아서 거의 쏟아부었다가 10인분쯤 만들어지는 대참사가 벌어졌었다.

한국에서 '마늘 조금'이라는 건 열 쪽을 의미한다. 많이 넣어야 맛있었다. 파스타가 만들어진 직후에는 정신없이 먹느라 사진을 못찍어서 조리과정 사진 뿐이다.[사진=전경훈 기자]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영상을 보면서 배웠다. 스파게티는 손으로 쥐었을 때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이 1인분(여자는 100원 크기)이라고 했다. 마늘도 넣고, 페페론치노를 잘게 찢어서 넣었다. 내 손으로 만든 가장 성공적인 파스타를 항상 가족들에게 요리를 해주시던 어머니에게 드렸다.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젓가락을 들고 한 움큼 파스타면을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하던 어머니는 "맛은 있는데 배불러서 안들어간다"라며 젓가락을 내려놓으셨다. 식사 안하신거 뻔히 아는데. 역시 파스타는 레스토랑에서 먹는게 최고로 맛있으신가 보다.

◆ 확찐자에서 빠진자로 변신…72kgㅡ>68kg

운동부족이다. 팔굽혀펴기가 이토록 힘든 운동인지 몰랐다. 평소에 운동 좀 할걸. 어젯밤 먹은 라면이 원망스럽다. 찌는건 금방인데 빼는건 정말 힘들다.[사진=전경훈 기자]

'코로나 집콕'을 두달 간 하면서 내게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단연 '몸무게'다. 밖에 나가지는 않고, 집에서 라면 먹고 스마트폰 보면서 뒹굴뒹굴 하는게 일상이었다. 살이 안찔래야 안찔수가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먹는 즐거움'이라도 없으면 다른 즐거움이 없어서 우울할 것만 같았다. 연초에 "올해는 5kg 이상 빼고 말겠어"라고 다짐했건만 빠지기는 커녕 오히려 두달만에 5kg이 쪄버렸다.

뱃살은 점점 늘어갔고, 작년에 샀던 바지 지퍼가 잠기지도 않을 만큼이 됐다. 충격이었다. 설마 설마하면서 체중계에 올랐다. 72kg이었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뀐건 성인된 이후 처음이라 '먹는 즐거움'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세가지 원칙을 정했다. 공기밥은 절반으로 줄이고, 땀 흘릴 정도로 하루에 최소 30분은 운동할 것. 그리고 간식과 야식은 절대 먹지 않기로 정했다.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3일만에 다이어트 의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군대 전역한지 얼마 안됐을 때 찍었던 사진이다. 나는 살이 안찌는 체질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이럴때마다 꺼내보는 최후의 카드를 써봤다. 사람마다 다이어트 의지를 북돋아주는 방법으로 '몸짱 연예인' 사진을 본다거나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과거의 나'를 보는거였다. 연예인, SNS유명인처럼 뛰어난 몸은 아니어도 내 인생에서 이정도로 몸이 좋았던 시기가 있었다는걸 보면서 조금은 반성하자는 의미였다. 2주 동안 3가지 원칙을 실천해보니 4kg이 빠졌다. 역시 덜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찐다. 불변의 진리다.

◆ 먼지 덮인 책…마음의 양식을 쌓았다.

만화책 보는 것 까진 몇시간씩 봐도 재밌었는데 오랜만에 책 펴고 공부하려니까 엉덩이가 들썩들썩 했다. 공부에 재미 붙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사진=전경훈 기자]

몸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마음 건강이다. 몸에는 양식을 너무 쌓아서 살이 쪘다. 반대로 마음의 양식을 쌓는 독서에는 무심했다. 학창시절에는 다독왕 상을 받을 정도로 꽤 많은 책을 읽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자격증 취득 관련 책만 봤을뿐. 그마저도 기자가 된 이후에는 퇴근 후 피곤해서, 바빠서 등의 이유로 책을 꺼내 보지도 않았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책장 속 책들은 먼지 덮인 채 고대유물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독서를 해보기로 했다. 독서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그래! 난 책을 한달에 5권씩 읽을거야" 이런 마음 가짐은 오래 못간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한번 안하던 건 계속 안하게 된다.

그래서 쉬운 것 부터 접근해봤다. 만화책ㅡ>소설책ㅡ>자격증 도서 순으로 읽기로 했다. 책장에서 '짱'이라는 만화책을 꺼냈다. 내 또래 남자들은 대부분 알거다. 18년 동안 연재했을만큼 내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함께 보낸 만화책이다. 만화책은 순식간에 1권, 2권 읽혀졌다. 오랜만에 책장 속 책들을 꺼내 읽으니 열심히 사는 기분이 들었다.

2주 간 체험으로 갑자기 바깥 생활보다 집에서 노는게 더 재밌다거나, 그런 극적인 변화가 생긴건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충분히 집에서도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 그걸 전하고 싶다. 5월 5일까지인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만큼이라도 야외활동 대신 집에서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아달라고.

사진 속 웃고 있는 내 모습처럼 코로나19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사진=전경훈 기자]

에필로그(epilogue). 사진을 인화하기 위해 휴대폰 앨범을 뒤적였다. 수 많은 인파 속에서 '마스크' 없이 활짝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 가장 그리운 것은 다른 사람들이 활짝 웃는 모습도 마스크에 가려져 보기 어려워졌다. 확진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부·지자체, 의료진들의 헌신,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삼박자가 잘 맞은 덕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하긴 이르다. 지난 2월 신천지발 확산의 시작처럼 또 어떤 경로로 순식간에 확산될지 모른다.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내 소원이 있다. '깜빡하고 마스크를 챙기지 않아도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

그 날을 꿈꾸며. 

kh108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