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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학교 밖에도 꿈은 있다

기사입력 : 2020년08월07일 20:23

최종수정 : 2021년04월29일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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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시끄러운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모처럼의 여름 휴가였지만 계속되는 소음에 휴가를 망쳤다고 생각할 무렵 베란다로 나가서 창밖을 보니 우비를 입고 뛰어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날씨에 돌아다닐 생각을 하다니.. 젊음이 좋아. 나도 저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괜히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방학이 없는데 너넨 방학이라 좋겠구나"

방학이면 동네 친구들과 오락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제일 게임을 잘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걸 떠나서 친구들과 같이 보내던 그 시간 자체가 즐거웠다.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지만 돌이켜보면 딱히 남는건 없었다. 그래서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자격증 하나라도 더 땄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남았다. 그마저도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하는 후회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목공 작업장, 생각하는 손에 간 기자(가운데 남색 옷). 이재성 대표가 김익준 학생이 만든 수리검(?)을 들고 던지는 시늉을 하고 있다. 밖에서 이걸 던지면 다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후회로 가득한 학창시절이었다. 제도권 안에서 잘하지는 못해도 남들이 하는 만큼만 따라가자는 주의였다. 그래서인지 대학교를 졸업 직전까지도 뭘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그래서 꿈 많은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내가 그러지 못했기에 꿈 많은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취재를 돕겠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기술을 배우고,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은 8곳이 있다고 했다. 8월 5일과 7일 이틀에 걸쳐 드론·미용·목공 작업장 3곳을 다녀왔다.

다양한 이유로 제도권 학교를 그만뒀지만, 배움을 그만두지 않은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을 사회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더 자세히는 9~24세 청소년 가운데 초·중·고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말한다.

교육에 학교 안과 밖이 달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생이다. 혹시 '문제아', '비행청소년'을 좋게 포장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생각은 접어둬도 좋다.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 학교 자퇴하면 끝?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드론은 만들어진 완성품으로 작동하는건줄 알았는데 직접 조립해야 된다는건 이날 처음 알았다. 다들 손재주가 좋았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5일 오전 10시 광주 광산구 허니비 드론 작업장에 도착하니 이미 4명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드론을 조립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부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다가 이번주부터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들 설레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들 열심히 조립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자님도 같이 드론 만들어보세요"라며 드론을 건넸다.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살짝 겁났다. 괜히 고장낼까봐. 어쨌든 설명서에 나온 그대로 드론 조립을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무렵. 옆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나사가 정말 많았다. 작은 구멍에 끼워넣는게 정말 힘들었다. 이런 기자의 모습을 보더니 "기자님 문과시죠?"라고 뛰어난 통찰력을 보이기도 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기자님 문과시죠?"

드라이버를 돌리는 손 동작만 봐도 나사 몇 번 안돌려본게 딱 느껴진다고 했다. 초짜 티를 안내려고 나름 장인 정신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미숙한 걸 들켜버렸다.

민망한 드라이버질을 멈추고 다른 4명의 학생들을 쳐다보니 차분하면서 민첩한 손놀림으로 능숙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무언가 만드는 걸 별로 안좋아했다. 아니 좋아는 했지만 사실 실패가 두려워서 좋아하지 않는 척 했다.

드론 조종이 처음이라 신난 전경훈 기자 [사진=허니비] 2020.08.07 kh10890@newspim.com

이들도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을거다. "손재주가 없어서 못할거야"가 아니라 "한번 해볼까"라는 '도전·용기'가 결과를 바꾼거다.

지난해 학업 등의 이유로 자퇴 후 '드론'이라는 분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하은(19) 학생은 이미 자신의 목표를 일찌감치 정했다. 그는 "인턴을 통해 돈도 벌고 검정고시도 준비해서 대학교도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확고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기특했다.

◆ "학교 안다닌다고 전부 문제아는 아니에요. 오히려 꿈 많은 친구들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미용분야 작업장인 예손 뷰티 아카데미. 헤어파츠를 1분 안에 묶기 위해 마네킹에 연습이 한창이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은 558만 4249명이다. 이 중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5만 2539명이다. 광주는 14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100명 중 1명이 조금 안되는 꼴이다.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자퇴하는 친구들은 몇 명 안됐던 것 같다. 그마저도 흔히 생각하는 '문제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 중에는 기자를 때린 친구(친구라고 부르기도 싫다)도 있었다.

물론 학교를 자퇴하는 친구들 모두 문제아는 아니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학교를 떠나기도 했고, 자신의 확고한 꿈이 있어서 제도권의 학교를 떠난 친구들도 있었다.

5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예손 뷰티 아카데미에서 만난 학생들이 바로 그런 학생들이었다. 미용 분야에 뜻이 있어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친구들이다.

이곳에선 헤어, 메이크업, 피부관리, 네일아트, 맞춤형 화장품 조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학생들의 재능을 찾아주고 있었다.

헤어에 관심이 있어서 왔는데 막상 접해보니 메이크업에 소질이 있어서 취업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고 했다.

조심스레 실습 중인 현장으로 가보니 마네킹 가발에 열심히 빗질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기자를 반겼다. 레게머리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긴 줄을 머리에 달고 다녀서 그게 뭐냐고 물으니 '헤어파츠'라고 했다.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나눠서 그 사이에 줄을 넣고 레게머리처럼 꼬는 방식인 것 같았다.

행사장에 가면 사람이 많아서 이걸 1분 안에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네킹 말고 사람으로 실습하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연습생들끼리 실습을 한다는 말이 떠올라서 "제 머리에 연습해도 된다"고 모델을 자처했다.

모델을 자처했다. 임서연 학생이 기자에게 헤어파츠를 달아줬다.[사진=백선우 학생] 2020.08.07 kh10890@newspim.com

"물 뿌릴게요" 칙칙 분무기 소리가 침묵을 깼다. 임서연(18) 학생은 헝클어진 기자의 머리를 빗질하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몇 번 머리를 꼬더니 곧 예쁘게 모양이 잡혔다.

기자의 머리에 달린 헤어파츠가 부러웠나 보다. 다른 학생들도 모델을 자처했다. 이렇게 순수했다.

영락없는 어느 학교에서든 마주칠 법한 순수한 학생들이었다. 사연이 궁금했다. 왜 학교를 그만두게 됐는지. 이렇게 웃음 많은 학생들에게도 자퇴 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아'라는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에 상처를 받은적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임서연 학생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틀 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살고 싶어서 자퇴를 했다. 지금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환경 오염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유정(19) 학생은 자칭·타칭 네일 전문가다. 하지만 전문가로 인정 받기 전까지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수근거림도 있었다. 다른 또래의 학생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다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있는데 왜 남들과 다른걸 하냐"며 "차라리 공장 가서 돈이나 벌어라" 이런 말들을 주변에서 수 없이 들었다.

또래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주변에서 '문제아', '비행 청소년' 등 안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서 "자퇴를 하기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학생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사회의 편견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지는 않았을까 싶어서.

물음이 다 끝나기도 전에 학생들은 "전혀~ 후회가 없다. 다시 돌아간대도 자퇴를 할거다"라고 했다. 오히려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모델이 된 백선우 학생. 주진영 학생, 임서연 학생이 열심히 헤어파츠를 묶는 연습을 하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어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걸림돌이 될 뿐이었다. 이들도 다른 또래 친구들과 똑같이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합격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격증 시험, 사회 공헌 프로젝트들을 준비하는 등 어느 수험생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미래를 위해 직업 교육도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다들 스스로 선택해서 자퇴를 했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삶을 사는 멋있는 친구들이다"며 "하고 싶은 것은 없고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를 하는 그런 친구들보다 어쩌면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걱정은 괜찮습니다..."꿈이 있으니까요"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 이재성 대표가 학생들에게 합판을 자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안전이 최우선이야". 7일 아침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는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남학생들이 목공용 앞치마를 두르고 일찌감치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다른 청소년 작업장과 달리 날카로운 도구들이 있어서 더욱 안전교육에 힘 쓰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교육만 받다가 날카로운 톱날로 합판을 자르는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생각하는 손' 이재성 대표가 시범을 보이자 옆에 있던 윤혜성(20) 학생이 우렁찬 목소리로 "제가 해보겠습니다"라며 곧 잘 따라했다.

그라인더 사용법을 익힌 뒤에는 30cm 크기의 합판을 만드는 실습을 했다. 이 합판으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합판에 밑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길래 다들 각자의 개성이 담긴 밑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에도 소질이 없는 기자는 별(☆)을 그렸다. 다들 유심히 살펴보더니 "기자님 왜이렇게 못그려요" 하고 웃었다. 민망해서 별을 다시 지우고 하트(♡)를 그렸더니 내가 봐도 참 못그렸다. 그림 오랜만에 그려서 그런거다. 연습 했으면 잘 그렸을거다.

톱질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민망했다. 작동 버튼만 누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잘하는거였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합판을 고정하고 전동 톱으로 밑그림 부분을 따라서 자르는데 다들 처음이라면서 정말 잘했다. 그래서 그림은 못그려도 "저건 껌이지" 라는 생각으로 작동 버튼을 누를 때마다 덜컹 거리면서 톱이 멈췄다. 요령이 있었다. 톱 기계는 밑으로 누르면서 해야 됐는데 오른손으로 작동 버튼 누르는 것만 집중하느라 계속 삐걱거렸다.

이 대표님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하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금 투박하지만 처음 만들어본 작품(?)에 뿌듯했다. 다른 친구들은 무얼 만들었나 보니 서어진(20) 학생은 냄비 받침대를 만들었고, 김재원(18) 학생은 애플 로고를 만들었다. 의욕이 넘치던 윤혜성 학생은 고난이도의 열쇠고리를 김익준(18) 학생은 수리검(?)을 만들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이것은 놀랍게도 하트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거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진지하게 작품을 만들던 학생들은 무슨 작품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어느새 다시 장난기 가득한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 부끄러운 듯 모습을 보였다. 순수하게 배움이 좋아 제도권의 학교가 아닌 '세상'이라는 학교에 발을 내딛은 이들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서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나는 청소년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서 느꼈다. 사회가 제 멋대로 씌워 놓은 편견 때문에 이들의 가치가 폄훼되고 상처 받아선 안된다고. 학교 안과 밖의 학생들은 다르지 않다고. 장소만 다를뿐. 모두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똑같은 학생들로 인식 됐으면 좋겠다고.

◆ 문제아는 무슨, 꿈 많은 친구들이더라

체험을 마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선생님들을 만났다. 최상희 허니비 대표도 처음에는 사회의 다른 어른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이유로든 학교에서 여러 트러블이 있어서 그만 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몇 번 만나보니 선입견에 사로 잡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 대표는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을텐데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자 하는 선택을 한 용기가 대견하다"며 "정말 자기들이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란걸 느꼈다"고 했다.

◆ 다름이 있을 뿐. 틀림은 없다

배움은 학교의 교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선생님도 교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움의 장소만 다를뿐.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사진=백인혁 기자]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선생님은 단순히 '수학', '영어' 문제의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 많은 직업 중 타인의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청춘들이 그렇듯이 나도 '공무원'을 꿈꿨다. 공무원만 합격하면 인생의 성공처럼 보였다. 그러다 교수님을 만났다. 류한호 교수님과 윤석년 교수님이다. 꼭 한번 기사에서 언급하고 싶었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기자가 아니라 공무원이 됐거나 공시생이었을거다. 물론 다른 교수님들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혹시나 이름을 빠뜨려서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작업장의 선생님들이 기자의 교수님과 같은 존재일거다. 이은숙 예손 뷰티아카데미 원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학교라는 제도권을 벗어나면 문제아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안가본 길을 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냐"며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며 힘을 줘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자신의 뚜렷한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이다. 배움에 임하는 모습을 보라. 우리 사회가 이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재능을 받아들일 때 진짜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한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체험하기 전까지도 편견이 있었다. '문제아'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의 학생들이 작업장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면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편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처음 학교 밖 청소년 작업장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누가봐도 문제 한번 일으키지 않았을 모범생 이미지의 학생들이 반겨줬고, 에너지가 넘쳤다.

오히려 제도권의 학교에서 남들이 다 하는거니까. 부모님이 그렇게 시켜서.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뚜렷한 꿈도 보이지 않는 학생들보다 멋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제도를 몰라 혼자서 방황하고 있는 친구들은 가까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로 문을 두드려 보라고 했다.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봤다. 사회가 제 멋대로 만든 테두리와 굴레를 벗어나면 '문제아'로 인식하는 편견을 기자로서, 어른으로서 목소리를 더 내야겠다는 이런 생각.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편견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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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이 타령'은 광복군의 희로애락"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개념 국악 방송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이 26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스팟(K·SPOT)'을 통해 공개됐다.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은 국악이라는 전통 예술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도이다. 젊은 국악인들의 시선으로 전통음악을 재해석하고 현대사회 속 국악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소리꾼 최한이와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팝페라 가수 오윤석과 소리꾼 박나현, 김보성, 가야금 병창 박혜정 등이 출연한다.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의 제목 속 '작금(昨今)'은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 이야기를 국악으로 풀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작금(作金)'은 '금을 캐 부자가 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김보성, 변상문. 2025.09.25 alice09@newspim.com 이날 제4편 '광복군'에서는 가야금 병창 박나현과 경기소리꾼 김보성이 함께했다. 4편 '광복군'에서는 의병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변 이사장은 "의병은 1907년 8월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된 후, 1919년 9월 상해 임시정부가 세워질 때까지 개인 신분으로 일제와 싸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광복군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꼐 국군이 됐다"고 부연했다. 당시 독립군이자 광복군 출신으로 초대 국방부 장관을 맡은 사람은 이범석이며, 초대 국방부 차관은 최용덕이 맡았다. 제4편 '광복군'의 시대적 배경은 1944년 겨울이다. 변 이사장은 "평안도 출신 김준엽을 비롯한 1500여 명의 청춘은 평양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제20사단에서 4주간 훈련을 받고, 당시 중국군과 전쟁 중인 일본군에 배치됐다. 그런데 이들 중 40여 명이 일본군영을 탈영하게 된다. 대표적 인물이 전 고려대 총장 김준엽, 창작과 비평 출판사를 운영했던 장준하, 임시정부 초대 군무총장 노백린 장군의 아들 노능서"라고 말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장준하의 '돌베개' 책 부분을 읽으며 "흥이 오르자 안익태 씨가 작곡한 애국가를 불랐다. 회식을 주관한 김주임은 사발가를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나오는 '사발가'는 1900년대 초부터 1910년 한일병탄 무렵까지 우리 민족의 울분을 노래한 곡"이라고 소개했고, 김보성 소리꾼은 가창을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김보성 소리꾼. 2025.09.25 alice09@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박나현 가야금 병창. 2025.09.25 alice09@newspim.com 탈영한 이들은 중국 국민당 정부 중앙육군군관학교를 마치고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구 선생을 만나게 된다. 해당 자리에서 김성근이라는 청년은 '각설이 타령'을 부르게 된다. 박나현 소리꾼은 '품바'라는 가사가 들어간 '광복군 환영가'를 가창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이를 들은 후 "지금으로 말하면 타령은 강한 수능금지송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변상문 이사장과 최한이는 오늘의 '금맥'으로 "각설이 타령은 광복군의 희로애락 그 자체였고, 국악은 곧 군악이었다"고 정의를 내렸다. 올해 8월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집 프로그램인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1화 '광복'은 총 4개로 나뉘어 방송됐다. 제1편은 '작금', 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 3편 '이승만과 아리랑', 4편 '광복군'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김보성, 변상문. 2025.09.25 alice09@newspim.com 앞서 제1편 '작금'에서는 성악가 오윤석이 참석해 한국 가곡 '선구자'를 가창했다. 변사로 나선 변상문 이사장은 '가곡'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곡'을 우리나라 전통 성악곡의 하나로, 피리나 거문고, 해금 따위의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뒤죽박죽 돼 있고 뒤섞인 개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곡은 국악"이라는 답을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제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에서는 김구 선생이 왜인을 살해한 후 옥중 생활을 하며 만난 조덕근으로부터 시조와 여창 가곡, 남창 가곡, '경기 12잡가', '선유가', 판소리 '적벽가'와 '춘향가'를 배운 내용이 담겼다. 변상문 이사장은 "백범 김구는 판소리 '춘향가'를 배웠고, 판소리 '농부가'와 '갈까부다'를 즐겨 불렀다"고 말했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판소리는 원조 K팝"이라고 정의했다. '이승만과 아리랑'이라는 제목의 제3편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93년 2월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연맹 본회의에 참석한 후 식사 자리에서 초대 대통령의 영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만난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대통령은 프란체스카 여사에게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아리랑'을 불러줬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소리이다. '아리랑'은 한민족 DNA이다. 슬플 때는 발라드로, 기쁠 때는 찬가로, 힘들 때는 떼창으로, 인생사 희로애락의 뮤지컬로 시류를 편승하는 살아있는 맥"이라고 강조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9-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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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네이버 '슈퍼 플랫폼' 시동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두나무와 네이버가 가상자산 '슈퍼플랫폼' 탄생을 예고했다. 네이버페이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상품을 결제하고 예치금은 업비트 계좌와 연동해 이자이익을 꾀하는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확장 가능성을 제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추진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 체결 시 양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과 유통, 활용을 잇는 삼각편대를 단숨에 완성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두나무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유통하고 해당 코인을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막대한 온·오프라인 결제처에서 지불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향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비 원화스테이블 코인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페이와 두나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구체적인 활용처와 확장 가능성을 제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점도 기회요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체인'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네이버페이의 결제처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라며 "또 업비트에서 거래하며 탈중앙화 금융의 기초 자산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업비트 로고.[사진=각 사] 특히 네이버페이는 최근 결제 뿐 아니라 대출, 보험 증권, 자산관리 등을 연계해 종합금융서비스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두나무를 품게 되면 가상자산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네이버페이, 업비트 고객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또는 가상자산으로 네이버페이에서 물건을 구매·결제할 수 있고 네이버페이와 업비트 계좌가 상호 연동되면 기존 네이버페이 예치금을 업비트 계좌에 보관, 고객들이 이자수익을 꾀할 수도 있다. 이같은 가상자산 활용이 보편화되면 자연히 네이버-업비트 생태계에 고객을 묶는 '록인'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두나무 연결 편입은 단순 가상자산 거래대금에 대한 수익이 인식되는 것이 아닌 실물자산토큰(RWA),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자산 사업의 확대로 활용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 신호를 시장에 일종의 '선전포고'로 관측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 회장은(고려대 교수)는 "네이버와 두나무가 힘을 합치면 스테이블코인의 쓸모를 만들어낼 수 있고 여러 가능성을 기반으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장과 정부에 표현한 것"라며 "시그널을 던졌으니 시장 반응을 보고 세부사안을 정립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임병화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카카오, 토스를 비롯해 은행 등 관련 기업들도 분명 컨소시엄 등 다양한 물밑 논의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 비해 한국은 많이 뒤처져있기 때문에 당장의 규제보다는 산업육성이 우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다만 제도적 걸림돌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에서 이용자 보호를 위해 발행과 유통이 분리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때 발행, 유통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단순 해석하면 네이버에서 만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손자회사인 업비트에 상장, 거래로 이뤄지기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변수로 꼽힌다. 가상자산 분야에서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산업혁신의 균형을 중시하며, 투자자 보호 중심의 규율체계 마련 등에 나서고 있다. 심원태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 사무관은 최근 가상자산 관련 세미나에서 "국제금융안정위원회(FSB) 등은 미국의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사례를 들며 이해상충 방지, 경업 제한 등 대응방안 마련을 강조한 바 있다"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만 참여한다는 특수성이 있어 이용자 보호 측면을 보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전날 네이버와 두나무는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에 두나무가 편입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전부를 취득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절차다. 구체적으로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두나무 주식 전부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넘기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들에게 제공한다.  네이버는 "두나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나무 측도 "네이버페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도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양사는 조만간 각각 이사회에서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진다. romeok@newspim.com 2025-09-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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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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