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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학교 밖에도 꿈은 있다

기사입력 : 2020년08월07일 20:23

최종수정 : 2021년04월29일 15:31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시끄러운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모처럼의 여름 휴가였지만 계속되는 소음에 휴가를 망쳤다고 생각할 무렵 베란다로 나가서 창밖을 보니 우비를 입고 뛰어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날씨에 돌아다닐 생각을 하다니.. 젊음이 좋아. 나도 저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괜히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방학이 없는데 너넨 방학이라 좋겠구나"

방학이면 동네 친구들과 오락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제일 게임을 잘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걸 떠나서 친구들과 같이 보내던 그 시간 자체가 즐거웠다.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지만 돌이켜보면 딱히 남는건 없었다. 그래서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자격증 하나라도 더 땄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남았다. 그마저도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하는 후회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목공 작업장, 생각하는 손에 간 기자(가운데 남색 옷). 이재성 대표가 김익준 학생이 만든 수리검(?)을 들고 던지는 시늉을 하고 있다. 밖에서 이걸 던지면 다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후회로 가득한 학창시절이었다. 제도권 안에서 잘하지는 못해도 남들이 하는 만큼만 따라가자는 주의였다. 그래서인지 대학교를 졸업 직전까지도 뭘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그래서 꿈 많은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내가 그러지 못했기에 꿈 많은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취재를 돕겠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기술을 배우고,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은 8곳이 있다고 했다. 8월 5일과 7일 이틀에 걸쳐 드론·미용·목공 작업장 3곳을 다녀왔다.

다양한 이유로 제도권 학교를 그만뒀지만, 배움을 그만두지 않은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을 사회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더 자세히는 9~24세 청소년 가운데 초·중·고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말한다.

교육에 학교 안과 밖이 달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생이다. 혹시 '문제아', '비행청소년'을 좋게 포장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생각은 접어둬도 좋다.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 학교 자퇴하면 끝?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드론은 만들어진 완성품으로 작동하는건줄 알았는데 직접 조립해야 된다는건 이날 처음 알았다. 다들 손재주가 좋았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5일 오전 10시 광주 광산구 허니비 드론 작업장에 도착하니 이미 4명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드론을 조립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부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다가 이번주부터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들 설레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들 열심히 조립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자님도 같이 드론 만들어보세요"라며 드론을 건넸다.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살짝 겁났다. 괜히 고장낼까봐. 어쨌든 설명서에 나온 그대로 드론 조립을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무렵. 옆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나사가 정말 많았다. 작은 구멍에 끼워넣는게 정말 힘들었다. 이런 기자의 모습을 보더니 "기자님 문과시죠?"라고 뛰어난 통찰력을 보이기도 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기자님 문과시죠?"

드라이버를 돌리는 손 동작만 봐도 나사 몇 번 안돌려본게 딱 느껴진다고 했다. 초짜 티를 안내려고 나름 장인 정신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미숙한 걸 들켜버렸다.

민망한 드라이버질을 멈추고 다른 4명의 학생들을 쳐다보니 차분하면서 민첩한 손놀림으로 능숙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무언가 만드는 걸 별로 안좋아했다. 아니 좋아는 했지만 사실 실패가 두려워서 좋아하지 않는 척 했다.

드론 조종이 처음이라 신난 전경훈 기자 [사진=허니비] 2020.08.07 kh10890@newspim.com

이들도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을거다. "손재주가 없어서 못할거야"가 아니라 "한번 해볼까"라는 '도전·용기'가 결과를 바꾼거다.

지난해 학업 등의 이유로 자퇴 후 '드론'이라는 분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하은(19) 학생은 이미 자신의 목표를 일찌감치 정했다. 그는 "인턴을 통해 돈도 벌고 검정고시도 준비해서 대학교도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확고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기특했다.

◆ "학교 안다닌다고 전부 문제아는 아니에요. 오히려 꿈 많은 친구들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미용분야 작업장인 예손 뷰티 아카데미. 헤어파츠를 1분 안에 묶기 위해 마네킹에 연습이 한창이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은 558만 4249명이다. 이 중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5만 2539명이다. 광주는 14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100명 중 1명이 조금 안되는 꼴이다.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자퇴하는 친구들은 몇 명 안됐던 것 같다. 그마저도 흔히 생각하는 '문제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 중에는 기자를 때린 친구(친구라고 부르기도 싫다)도 있었다.

물론 학교를 자퇴하는 친구들 모두 문제아는 아니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학교를 떠나기도 했고, 자신의 확고한 꿈이 있어서 제도권의 학교를 떠난 친구들도 있었다.

5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예손 뷰티 아카데미에서 만난 학생들이 바로 그런 학생들이었다. 미용 분야에 뜻이 있어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친구들이다.

이곳에선 헤어, 메이크업, 피부관리, 네일아트, 맞춤형 화장품 조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학생들의 재능을 찾아주고 있었다.

헤어에 관심이 있어서 왔는데 막상 접해보니 메이크업에 소질이 있어서 취업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고 했다.

조심스레 실습 중인 현장으로 가보니 마네킹 가발에 열심히 빗질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기자를 반겼다. 레게머리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긴 줄을 머리에 달고 다녀서 그게 뭐냐고 물으니 '헤어파츠'라고 했다.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나눠서 그 사이에 줄을 넣고 레게머리처럼 꼬는 방식인 것 같았다.

행사장에 가면 사람이 많아서 이걸 1분 안에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네킹 말고 사람으로 실습하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연습생들끼리 실습을 한다는 말이 떠올라서 "제 머리에 연습해도 된다"고 모델을 자처했다.

모델을 자처했다. 임서연 학생이 기자에게 헤어파츠를 달아줬다.[사진=백선우 학생] 2020.08.07 kh10890@newspim.com

"물 뿌릴게요" 칙칙 분무기 소리가 침묵을 깼다. 임서연(18) 학생은 헝클어진 기자의 머리를 빗질하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몇 번 머리를 꼬더니 곧 예쁘게 모양이 잡혔다.

기자의 머리에 달린 헤어파츠가 부러웠나 보다. 다른 학생들도 모델을 자처했다. 이렇게 순수했다.

영락없는 어느 학교에서든 마주칠 법한 순수한 학생들이었다. 사연이 궁금했다. 왜 학교를 그만두게 됐는지. 이렇게 웃음 많은 학생들에게도 자퇴 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아'라는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에 상처를 받은적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임서연 학생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틀 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살고 싶어서 자퇴를 했다. 지금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환경 오염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유정(19) 학생은 자칭·타칭 네일 전문가다. 하지만 전문가로 인정 받기 전까지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수근거림도 있었다. 다른 또래의 학생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다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있는데 왜 남들과 다른걸 하냐"며 "차라리 공장 가서 돈이나 벌어라" 이런 말들을 주변에서 수 없이 들었다.

또래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주변에서 '문제아', '비행 청소년' 등 안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서 "자퇴를 하기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학생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사회의 편견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지는 않았을까 싶어서.

물음이 다 끝나기도 전에 학생들은 "전혀~ 후회가 없다. 다시 돌아간대도 자퇴를 할거다"라고 했다. 오히려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모델이 된 백선우 학생. 주진영 학생, 임서연 학생이 열심히 헤어파츠를 묶는 연습을 하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어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걸림돌이 될 뿐이었다. 이들도 다른 또래 친구들과 똑같이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합격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격증 시험, 사회 공헌 프로젝트들을 준비하는 등 어느 수험생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미래를 위해 직업 교육도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다들 스스로 선택해서 자퇴를 했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삶을 사는 멋있는 친구들이다"며 "하고 싶은 것은 없고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를 하는 그런 친구들보다 어쩌면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걱정은 괜찮습니다..."꿈이 있으니까요"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 이재성 대표가 학생들에게 합판을 자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안전이 최우선이야". 7일 아침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는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남학생들이 목공용 앞치마를 두르고 일찌감치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다른 청소년 작업장과 달리 날카로운 도구들이 있어서 더욱 안전교육에 힘 쓰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교육만 받다가 날카로운 톱날로 합판을 자르는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생각하는 손' 이재성 대표가 시범을 보이자 옆에 있던 윤혜성(20) 학생이 우렁찬 목소리로 "제가 해보겠습니다"라며 곧 잘 따라했다.

그라인더 사용법을 익힌 뒤에는 30cm 크기의 합판을 만드는 실습을 했다. 이 합판으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합판에 밑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길래 다들 각자의 개성이 담긴 밑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에도 소질이 없는 기자는 별(☆)을 그렸다. 다들 유심히 살펴보더니 "기자님 왜이렇게 못그려요" 하고 웃었다. 민망해서 별을 다시 지우고 하트(♡)를 그렸더니 내가 봐도 참 못그렸다. 그림 오랜만에 그려서 그런거다. 연습 했으면 잘 그렸을거다.

톱질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민망했다. 작동 버튼만 누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잘하는거였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합판을 고정하고 전동 톱으로 밑그림 부분을 따라서 자르는데 다들 처음이라면서 정말 잘했다. 그래서 그림은 못그려도 "저건 껌이지" 라는 생각으로 작동 버튼을 누를 때마다 덜컹 거리면서 톱이 멈췄다. 요령이 있었다. 톱 기계는 밑으로 누르면서 해야 됐는데 오른손으로 작동 버튼 누르는 것만 집중하느라 계속 삐걱거렸다.

이 대표님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하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금 투박하지만 처음 만들어본 작품(?)에 뿌듯했다. 다른 친구들은 무얼 만들었나 보니 서어진(20) 학생은 냄비 받침대를 만들었고, 김재원(18) 학생은 애플 로고를 만들었다. 의욕이 넘치던 윤혜성 학생은 고난이도의 열쇠고리를 김익준(18) 학생은 수리검(?)을 만들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이것은 놀랍게도 하트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거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진지하게 작품을 만들던 학생들은 무슨 작품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어느새 다시 장난기 가득한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 부끄러운 듯 모습을 보였다. 순수하게 배움이 좋아 제도권의 학교가 아닌 '세상'이라는 학교에 발을 내딛은 이들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서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나는 청소년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서 느꼈다. 사회가 제 멋대로 씌워 놓은 편견 때문에 이들의 가치가 폄훼되고 상처 받아선 안된다고. 학교 안과 밖의 학생들은 다르지 않다고. 장소만 다를뿐. 모두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똑같은 학생들로 인식 됐으면 좋겠다고.

◆ 문제아는 무슨, 꿈 많은 친구들이더라

체험을 마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선생님들을 만났다. 최상희 허니비 대표도 처음에는 사회의 다른 어른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이유로든 학교에서 여러 트러블이 있어서 그만 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몇 번 만나보니 선입견에 사로 잡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 대표는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을텐데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자 하는 선택을 한 용기가 대견하다"며 "정말 자기들이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란걸 느꼈다"고 했다.

◆ 다름이 있을 뿐. 틀림은 없다

배움은 학교의 교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선생님도 교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움의 장소만 다를뿐.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사진=백인혁 기자]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선생님은 단순히 '수학', '영어' 문제의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 많은 직업 중 타인의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청춘들이 그렇듯이 나도 '공무원'을 꿈꿨다. 공무원만 합격하면 인생의 성공처럼 보였다. 그러다 교수님을 만났다. 류한호 교수님과 윤석년 교수님이다. 꼭 한번 기사에서 언급하고 싶었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기자가 아니라 공무원이 됐거나 공시생이었을거다. 물론 다른 교수님들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혹시나 이름을 빠뜨려서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작업장의 선생님들이 기자의 교수님과 같은 존재일거다. 이은숙 예손 뷰티아카데미 원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학교라는 제도권을 벗어나면 문제아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안가본 길을 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냐"며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며 힘을 줘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자신의 뚜렷한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이다. 배움에 임하는 모습을 보라. 우리 사회가 이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재능을 받아들일 때 진짜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한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체험하기 전까지도 편견이 있었다. '문제아'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의 학생들이 작업장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면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편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처음 학교 밖 청소년 작업장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누가봐도 문제 한번 일으키지 않았을 모범생 이미지의 학생들이 반겨줬고, 에너지가 넘쳤다.

오히려 제도권의 학교에서 남들이 다 하는거니까. 부모님이 그렇게 시켜서.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뚜렷한 꿈도 보이지 않는 학생들보다 멋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제도를 몰라 혼자서 방황하고 있는 친구들은 가까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로 문을 두드려 보라고 했다.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봤다. 사회가 제 멋대로 만든 테두리와 굴레를 벗어나면 '문제아'로 인식하는 편견을 기자로서, 어른으로서 목소리를 더 내야겠다는 이런 생각.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편견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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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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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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