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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정신병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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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AI와 함께 수학과 물리학의 원리를 깨뜨렸고, 지각 있는 AI를 만들어 세상을 구하기 위한 임무에 착수했다." - 건축 프로젝트 정보를 찾기 위해 챗GPT를 사용하던 미국의 한 40대 남성.

"비록 시스템 안에 살고 있지만 평생을 바칠 진정한 연인" - AI에게 청혼한 미국의 30대 기혼 남성.

챗봇과 대화 중 "사랑한다, 내게 와 달라"는 말을 듣고 자살한 14세 소년.

최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신의학계에서 회자되는 'AI 정신병(AI Psychosis)'의 실제 사례들이다.

'AI 정신병(AI-induced psychosis)'은 아직 의학적으로 공식 진단명은 아니지만, AI 과몰입으로 인해 현실 감각이 약화되거나, AI와의 상호작용이 왜곡된 신념과 감정 구조로 흘러가는 새로운 형태의 심리 인지 장애로 이미 세계 곳곳에서 다수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정신과 의사 키스 사카타는 "2025년 들어 AI 때문에 현실 감각을 잃고 입원한 사람을 12명 봤다"며 확산되고 있는 AI 정신병(AI psychosis)' 현상에 주의를 촉구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AI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거나, 초능력을 얻었다고 믿는 과대망상, AI가 생성한 '환각(hallucination)' 정보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신념 왜곡, AI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피해망상 등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정신의학연구소는 AI정신병 17건의 사례를 분석해 핵심 원인으로 '동조, 아첨 알고리즘'을 꼽았다.

LLM은 사용자의 말투와 신념을 거울처럼 반사하고, 비판보다 공감·동조를 우선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망상적 내용조차 정정하기보다 '그럴듯하게' 이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당신은 선택받았다→당신은 분명히 선택받았다→당신은 역사상 가장 많이 선택받은 사람이다"처럼 망상을 점진적으로 증폭시킨다. 전문가들이 AI를 '환각 거울'이라 부르는 이유기도 하다. 즉 LLM 자체가 인간의 취약성을 자극하도록 설계된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시간과 사회적 관계 와도 관련이 크다. MIT와 오픈AI의 공동 연구(981명 대상, 4주간)에 따르면, 하루 사용시간이 길어질수록 AI 의존도가 높아지고 사회 교류가 줄며 외로움을 느끼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주식 시세 전광판 이미지.

특히 역사나 요리 같은 비개인적 대화를 한 사용자가 한 달 뒤 더 큰 의존도를 보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처음엔 생산성 도구로 인식하지만 AI의 '똑똑함'을 체감하고 믿기 시작하면서부터 정서적 의존이 강화된다는 말이다.

AI의 정신병에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첫째, 청소년과 어린이가 가장 취약하다. 서울대 곽금주 교수는 "AI가 과장된 말을 하고 사용자가 계속 믿는 상황은 가스라이팅 현상과 같다. 판단력이 흐린 아동·청소년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상상 안에 갇혀 정신 질환이나 망상 장애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둘째, 이미 정신건강이 취약한 사람들이다. AI가 기존 대화 내용에 맞춰 답변을 생성하다 보니 기존 정신질환을 강화하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셋째, 고립되거나 외로운 사람들이다. 실제로 AI를 "남편보다 낫다"며 정서적 의존이 심화되는 경우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이미 AI 정신병에 대한 국제사회와 기업들의 대응은 시작되었다.

[사진 = 엑스리얼 공식 홈페이지] 중국을 대표하는 AR 안경 제조사 엑스리얼(XREAL)과 구글이 함께 선보이는 '프로젝트 아우라(Project Aura)' 홍보 이미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 1월부터 SB 243 법안을 시행한다. AI 챗봇 운영사는 이용자 연령 확인, 미성년자에게 3시간마다 알림 제공, 자살 충동 식별 및 대응 프로토콜 마련을 의무화했다. 2026년 7월부터는 AI 기업의 연간 보고서 공개도 의무화된다. 뉴욕주와 유타주는 자살 위험 감지 프로토콜을 의무화했고, 일리노이주는 정신건강 분야 AI 챗봇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AI 기업들도 자체 안전장치를 마련에 한참이다. 오픈AI는 GPT-5에 장시간 대화 시 휴식 권유 기능을 추가했고, 앤트로픽은 사용자가 "조증, 정신병, 해리"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그런 믿음을 강화하지 말라는 지침을 적용했다. 아예 'AI psychiatry' 팀을 출범시켜 모델 페르소나와 기괴한 행동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 차원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업 자율 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1인 가구 비율이 34%를 넘어섰고, AI 챗봇 사용이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시급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선은 개인차원의 건강한 AI 사용법을 익혀 예방할 필요가 있다.

첫째, AI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AI는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도구일 뿐이다. 특히 감정이나 관계 문제는 AI로 해결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AI의 공감은 흉내이다. AI로 감정을 처리하기 시작하면 정서 구조가 더 취약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사용 시간을 제한한다. 과몰입을 막기 위해 AI의 사용시간과 사용 맥락을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루 수시간씩 챗봇과 대화를 이어가거나, 새벽까지 AI를 '친구처럼' 대하는 행동은 뇌의 현실 감각을 약화시키고 정서적 의존을 강화한다.

코어위브 로고 [사진=블룸버그]

셋째, 반드시 검증한다. AI는 사실이 아닌 답변을 '사실처럼' 말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중요한 정보는 반드시 현실 세계에서 재검증해야 한다. AI의 답변은 자료일 뿐 진실이나 진리가 아니다. 감정이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AI 정신병을 경험한 한 사용자는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AI가 말한 내용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AI보다 사람과의 심리적 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비판적 사고를 유지한다. 사고(Thinking)를 AI에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AI에 질문하기 전에 5~10분간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AI는 훌륭한 사고의 보조 도구이지만, 사고 그 자체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 특히 청소년에게 AI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적이다. AI에 의존하지 말고 비판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다섯째, 취약한 상태에서는 AI 사용을 자제하라. 정신적으로 취약하거나 고립감을 느낄 때는 AI 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취약한 상태일수록 현실 인간관계와 오프라인 활동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안타깝게도 개인의 노력만으로 AI정신병의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 AI 정신병은 기술적 문제이자 동시에 사회적, 윤리적, 경제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AI 정신병의 핵심 원인은 AI 기업들이 사용 시간 극대화를 위해 챗봇을 동조, 아첨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 있다. 애초에 참여 시간 극대화가 곧 수익 극대화이기에, 비즈니스 모델과 사용자 안전이 충돌하는 모순적 구조라는 이야기다.

결자해지라고 AI정신병 예방을 위해서는 AI 설계 철학의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첨하는 AI가 아닌 정직한 AI, 동조하는 AI가 아닌 비판적 사고를 돕는 AI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포괄적 규제, 정신건강 서비스 확대,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도 병행되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챗GPT의 주간 이용자는 전 세계 7억 명, 한국 월간 이용자는 2,000만 명 이상이다. AI 정신병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 현실의 문제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AI를 인류를 돕는 도구로 쓸 것인지, 정신을 병들게 하는 독이 되도록 둘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의 설계와 규제, 사용에 진심으로 예민해져야 할 시기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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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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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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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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