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사퇴 후 10년만에 보궐선거 당선
전임시장 성희롱 사태에 따른 혼란 수습
'공정'과 '상생' 강조, 시의회 갈등은 '유감'
[편집자]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3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현직시장 궐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코로나 정국, 여기에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임기까지 겹치는 등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스스로 '미완의 1년'이라고 소회한 오 시장의 1년을 되돌아봤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공정과 상생을 이뤄내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가슴에 품겠다."
지난해 4월 8일. 오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정'과 '상생'을 강조했다.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는 '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10년만에 돌아온 자리였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직 시장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한 혼란을 안정시키는 게 1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10년만에 귀환, '공정'과 '상생' 거듭 강조
이에 첫날부터 공정과 상생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강조했지만 급격한 변화보다는 시정 안정화에 중점을 둔 행보를 이어갔다. 조직개편을 최소화하고 시정에 밝은 조인동 기조실장과 류훈 도시재생실장을 행정 1, 2 부시장에 임명하며 내부역량 강화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적고 있다. 2021.04.08 photo@newspim.com |
우려했던 대규모 인사나 인위적인 '물갈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의 일을 쉽게 뒤집고 없애고 했던 10년전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겠다. 만약 그럴 필요성이 있다면 충분히 논의하고 부작용을 검토한 후에 하겠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취임 2주만에 전임시장 성희롱 피해자에게 공식으로 사과한 장면은 높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박 전 시장과 서울시에게 모든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의 조속한 복귀를 약속하면서 정치권에서 시작된 '가해자'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20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지난 1년여 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낸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즉각적인 대처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대처는 매우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시는 강도높은 성비위 방치책을 시행중이다.
◆시정 안정화 총력, 시의회 갈등 확산은 과제
시정 안정화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취임 직후 '서울비전 2030'과 '2040 서울도시 기본계획' 등 중장기 계획을 연달아 발표하며 이정표를 바로 잡았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 발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1.12 kimkim@newspim.com |
특히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골목상권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완화를 주장하며 자가검사키트 활용을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부 반대로 무산됐지만 시장 주도의 방역시스템이 재가동하며 다양한 후속 조치들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1인가구, 청년지원, 부동산 규제완화, 재건축·재개발 확대 등 굵직한 정책들을 빠르게 추진하며 점진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다만 임기가 너무 짧은 탓에 신사업들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이다.
반면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의회와의 갈등과 구청장들과의 불협화음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특히 시의회와의 갈등은 지난해 9월 임시회에서 오 시장이 시정질문을 거부하고 퇴정하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이후 양측의 화해로 감정싸움을 일단락 됐지만 임기말까지 계속된 갈등과 대립은 시정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다.
시 관계자는 "많이 노력했지만 주어진 시간(임기)가 너무 짧다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다음 선거까지 감안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시의회와의 좋지 못한 모습은 유감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측면이 있다. 마지막까지 최대한 소통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