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3일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에 상고장을 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에 대해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상 재직 기간 산입 조항 사건 재판장에게 전화해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 제청 결정을 직권취소하고 단순 위헌 취지의 위헌 제청 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항소심 사건 재판장에게 법원행정처가 수립한 판단 방법과 자료를 검토하게 한 것도 직권남용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두 혐의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법원행정처장의 공모가 있었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박 전 처장에 대해서는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 제청 결정에 대해 직권취소·재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점에서 추가로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재판 사무와 관련해 사법행정권을 가진 대법원장 등의 직권남용 성립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더욱 중요하게 보호해야 하는 재판 사무의 핵심 영역에 대해 언제나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적 모순에 빠졌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이 서울남부지법의 한정위헌 취지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 과정,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행정소송 과정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011~2017년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최대 역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해 법원의 위상을 강화하고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박근혜 정부와 일종의 '재판 거래'를 통해 일선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등 총 47개 혐의로 2019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처장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각 법원 행정처장으로 있으면서 양 전 대법원장과 공모해 법원 행정처 및 일선 사법 행정 담당 법관에게 위법·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사법 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앞서 2024년 1월 1심은 사법 행정권자인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재판에 개입할 직무상 권한이 없으므로 이를 남용했다는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그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 전 처장, 고 전 대법관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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