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E 인플레이션 올해 3%...내년 2.5%로 하락 전망
전문가들 "무역정책·고용·소비자 기대치 등 변수 여전히 불확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월가 전문가들은 관세와 고용, 인플레이션 등 여전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10월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미국 성장률 전망을 1.8%로 상향 조정했다. 40명의 전문 경제학자로 구성된 패널의 컨센서스를 반영한 이번 결과는 이전 조사치 1.3%에서 높아진 수치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1.7%로 제시됐다. 이는 2024년의 2.8% 성장률, 2025년 상반기의 1.6% 성장률과 비교하면 둔화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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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4월 초 발표된 공세적인 관세 부과 조치 이후, 미국 전역의 경제학자들은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대폭 올렸었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미국 경제 엔진이 계속해서 힘을 낼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NABE 부회장이자 언스트앤영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렉 다코는 "최근 몇 차례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이번 전망은 '완만한 성장 경로'로의 개선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강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향후 성장 속도는 점차 느려질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경제학자 중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본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ING의 수석 국제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트리는 이러한 전망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관세 인상의 실질적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분명 충격을 받았지만, 이제는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덕분에 미국 경제는 여전히 낮은 에너지 가격, 서비스업 임금 상승 둔화, 주거비 인플레이션 완화 등 긍정적 요인들의 효과를 더 오랫동안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이전 예상보다는 완만한 상승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미경제학회(NABE)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올해 말 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2.5%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가 수정 발표한 전망치와 유사하다.
피터슨 연구소의 비상근 선임연구원 캐런 다이넌은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은 1.9%로 약간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2026년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넌은 "향후 수개월과 수년 동안 성장세가 고르지 않을 수 있으며, 내년에는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경기 모멘텀은 AI(인공지능)에 대한 낙관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만약 그 기대가 꺾인다면, 관세·이민 제한 등 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터슨 연구소는 올해 PCE 인플레이션이 3%에 이를 것으로 봤지만, NABE보다 2026년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연구소는 내년 인플레이션이 3.3%로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이넌은 보고서에서 "현재 관세율은 지난 90년래 최고 수준이며, 이로 인해 상품 물가 인플레이션이 다소 상승하고 있다"면서 "다만 전체 인플레이션은 주거비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인해 일정 부분 상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이넌을 비롯한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개선된 경제전망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무역정책이 계속 오락가락하거나, 고용 회복이 더디고,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금세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우즈앤풀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틴 홀드리치는 NABE 전망을 언급하면서 "이 시기가 확실히 안정적인 시기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즉, 미국 경제가 아직 '균형 위의 불안정한 안정 상태'에 놓여 있으며, 그 균형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