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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미동맹, 이제는 성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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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군사안보전문가·전 특전사령관
'트럼프주의' 美 외교 근본 방향 흔들어
한미동맹 '경제+안보 거래' 위험한 발상
경제 먹고사는 문제·안보 죽고사는 문제
감정 대응보단 장기적 관점서 미래 설계

2025년 7월 4일 미국은 249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았다. 다가오는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한다. 국가적 기념일은 단순한 축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70여 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한미 관계를 되새기는 계기이기도 하다.

한미동맹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탄생했다. 수십 년간 공동의 이익과 신뢰 속에서 성장해왔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은 3만7000명이 넘는 젊은 생명을 바쳐 대한민국 자유를 지켰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베트남전쟁에서는 대한민국이 30만 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했다. 그 중 5000명이 전사하고 2만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두 나라가 서로를 위해 흘린 피와 땀의 증거이자 진정한 동맹의 의미다.

전인범 군사안보전문가(前 특전사령관)

◆트럼프 美 정부 출범, 전 세계 큰 여파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이후 한반도 안보의 근간이 됐다. 대한민국이 전후 폐허를 딛고 경제적 번영과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미동맹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였다. 하지만 오늘날 이 동맹은 전환점에 서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내부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구 절벽과 저출생, 청년실업,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등 구조적 문제들이 누적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극심한 갈등을 겪은 이후 국가 정체성과 외교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재명정부는 실용주의 외교를 천명했다. 하지만 그 실체가 무엇인지 불명확하다. 그 모호성이 위험이 될 수도 있다.

국제 환경 역시 급격히 변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 아래 정치·외교 지형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주의(Trumpism)는 미국의 외교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그 여파는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군인 목숨, 무역 수치와 바꿔선 안 돼

특히 한미동맹에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은 경제와 안보 문제를 하나의 거래처럼 묶으려는 경향이다. 일부에서는 방위비 분담이나 무역 문제와 같은 경제적 이슈를 동맹 유지와 연계시키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이고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군인의 목숨이 무역 적자의 수치와 맞바꿔져서는 안 된다. 동시에 대한민국 역시 냉정한 현실 인식을 가져야 한다.

과거처럼 미국이 모든 것을 대신해 주고 항상 앞장서 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미국은 유럽 전쟁과 중동 위기, 자국 내 분열 등 여러 사안으로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은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현실이다.

◆한미동맹, 미래세대 위한 소중한 자산

이제 대한민국은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 성숙함이란 동맹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제는 스스로 방위 역량을 키우고 지역 내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세계 안보에 실질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감정적 대응이나 과거 의존하는 자세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미 두 나라는 기술과 사이버 안보, 기후위기 대응, 공급망 안정, 우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동맹은 정권이나 대통령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며,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유지하고 강화해야 할 소중한 기반이다.

◆한미동맹, 무너짐이 아닌 성숙해져야

우리는 동맹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일시적인 갈등이나 정책 차이로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미래에 해(害)가 될 뿐이다.

한미동맹은 과거처럼 주도국·추종국 관계가 아니라 동등하고 책임 있는 파트너십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보호만 받아야 할 나라가 아니다. 기술과 문화의 중심 국가로서 세계적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그만큼 동맹에 대한 기여와 책임도 커져야 한다.

한미동맹은 냉전과 전쟁, 독재, 민주화, 외환 위기 등 수많은 고비를 함께 넘겼다. 지금의 정치적 격랑도 결국은 지나간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 동맹을 방치하거나 퇴보시킨다면 나중에 되돌릴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성숙한 동맹, 미래를 내다보는 동맹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한미 양국은 다시 한번 감정이 아닌 전략, 단기 이익이 아닌 장기 안목을 기준으로 동맹을 재정립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져야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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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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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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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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