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대안으로 마련했지만
수가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 안돼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보건복지부가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개원의의 수련병원 진료를 허용했지만, 대책 시행 한 달이 가까이 된 시점까지 수가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26일 수련병원에서 임시 근무하는 개원의의 수가는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냐는 뉴스핌의 질문에 "관련 부서에서 복지부와 협의 및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25 pangbin@newspim.com |
대책을 시행한 지 한 달이 됐음에도 의료행위별 수가를 심사해야 하는 기관인 심평원조차 사실상 기준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은 복지부 관련 과에 문의해보라"며 개원의의 수련병원 진료 행위에 대한 수가 심사 기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건강보험 행위별수가제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제공한 의료서비스에 대해 서비스별로 가격(수가)을 정해 사용량과 가격에 의해 진료비를 지불하는 제도다.
수가 지급 과정을 단계별로 보면 병원은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심평원에 청구하고, 심평원이 적절한 기준에서 의료비를 산정했는지를 심사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자료를 넘긴다. 그럼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수가를 지급한다.
수가 지급 전 심사해야 하는 심평원조차 개원의가 수련병원에서 일했을 경우 어떻게 수가를 지급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29일 교수 집단 사직으로 발생한 의료공백의 대안으로 개원의가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행 '의료법 제33조 제1항'에 따르면 의료인은 원칙적으로 의료기관 내에서만 진료해야 한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심각' 단계 기간 동안 예외적으로 개원의의 수련병원 진료를 가능하게 허용했다.
대안 마련 초기 단계에서부터 개원가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22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이 없어도 개원의가 수련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더 유연한 대책을 마련했다.
한편 심평원 측은 "개원의가 수련병원 근무 시 수가는 수련병원 수가 그대로 인정된다"라며 "청구 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련병원에 '기타인력'으로 신고된 상태에서 차등수가 등 적용도 기존과 동일한 방법 내에서 적용된다"면서 "다만 최근 개원의가 본인이 개원한 기관에서 '상근' 조건에 맞지않게 하고 수련병원에서 '상근' 인력으로 신고할 경우에 대한 질의가 있어 복지부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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