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K-이민정책] 난민 사건에서 얻은 교훈, 난민은 선택인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국사회에 부담이 아닌 이민자로 활용하는 것이 '국익'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와, 벌써 5년 2개월이 지났네요. 시간이 너무 빨라요. 그간 한국인 부모님과 여동생도 생겼답니다. 우린 제주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요."

지난 2018년 전쟁을 피해 제주도로 건너온 예멘인 모하메드 씨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제 이곳은 나의 고향"이라며 웃었다. 아내 리한 씨, 아들 함자와 함께 입국한 그는 한국에서 막내딸 마리암을 얻으며 네 식구의 가장이 됐다.

'한국 가족'도 생겼다. 이주민 지원 기관인 천주교 '나오미센터'에서 모하메드 가족에게 정착할 수 있도록 손을 건넨 이들이다. 모하메드씨는 이들을 'real family(진짜 가족)'라고 칭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한국살이에 잘 적응하게 된 데는 특유의 사교적인 성격과 항공사 업무 경력도 컸다. 예멘 사나 공항에서 16년간 일해온 그는 "매일 다른 나라 사람들을 보고, 어려움 없이 그들을 상대해왔다"며 "문화적 차이나 언어 장벽은 나에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이주민센터 측이 도내 스티로폼 제조업체에서 근무 중인 예멘인을 찾아가 상담하는 모습. [사진=제주이주민센터]

모하메드 씨는 제주도로 온 이후엔 5년 가까이 감귤 공장에서 일했다. 다만 고된 업무로 아이들과 놀아줄 수 없었던 그는 최근 공장을 그만두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로 직장을 옮겼다. 나머지 가족들은 제주도 남원읍에서 지내고 있다. '왜 이사를 가지 않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그는 "제주도는 제 고향이니까요. 여기서 만난 모든 게 다 좋아요"라고 거듭 말했다.

이런 그에게도 최근 고민이 생겼다. 비자 문제로 유치원에 다니는 두 자녀의 양육비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수 없는 것. 모하메드씨 가족들은 현재 인도적 체류자(G1-6 비자) 신분으로 머물고 있다.

인도적 체류허가 비자를 지닌 이들은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1년 마다 체류허가를 갱신해야 하는데, 정부 지원도 상당수 제한된다. 지난 2018년 입국한 예멘인 561명 중 549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단 두 명에 그쳤다.

인도적 체류허가자인 모하메드 씨는 "정부에 도와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지만 '비자 때문에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5년간 오로지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나오미센터, 제주이주민센터에서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예멘 난민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과 답변이 공허하게 들리는 대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난민을 반대하는 청원자가 714,875명으로 당시까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12년 2월 난민법이 제정되었지만 난민을 이민자의 연장선상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데는 아직 아무런 연구나 정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난민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팽배하다. 이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 난민 사태에서도 잘 드러나는 데, 우리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특별기여자'로 명명한 것에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하는 데 얼마나 여론의 눈치를 보는지 알수 있다.

난민은 종교, 인종, 국적, 특정한 사회집단의 구성원 또는 정치적인 박해 등으로 모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가입하였고,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여 스스로 난민 보호에 대한 의무를 하고 있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에 홍보하고 있다.

이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63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국제사회로 부터 수많은 도움을 받은 역사가 있기에 난민을 남의 일로 보지 않는 기조도 한 몫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아직 난민인정에 지나치게 인색하거나 난민을 잠재적인 위험대상으로 보는 것은 이민정책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상훈 나오미센터 사무국장은 "어찌보면 난민은 이민정책에서 '선택'이 아닌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임에도 선별적이고 차별적인 요소가 많다"고 한다. 난민심사의 경직성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난민 신청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나마 인도적 체류를 받은 사람들은 복 받은 수준"이라며 "이들은 전쟁이 유리하게 끝나든 불리하게 끝나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늘 조마조마하다. 어느정도 이들이 오래 지낼 수 있게끔 정부에서 연장 기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인도 및 필리핀 난민 신청자 대상으로 방문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이주민센터]

한편 제주이주민센터에 따르면 모하메드 씨처럼 지난 2018년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 561명 중 현재 남아있는 인원은 40~50명 정도다. 이들은 도내 농축산업이나 마트, 음식점, 폐차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급여가 더 높고 일자리가 다양한 지방을 찾아 떠났다. 주로 조선소나 부품업체,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용길 제주이주민센터장은 "(예멘인들끼리) 자체적 커뮤니티도 많고 다들 잘 적응하고 있다"며 "초기에 난민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주장한 범죄나 마약은 지역사회에서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이들은 불안한 신분 때문에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조심하고 법을 잘 지킬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아쉬운 점은 보육료 문제나 체류 연장 문제, 일자리 등 힘든 부분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한 센터장은 "난민이나 인도적 체류허가자에 대해 체류허가 한 것에 머물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이들의 정착을 돕고 잘 활용한다면 이민정책과 국민들의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잊고 있는 사이에 제주 예멘난민들은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allpas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