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K-이민정책] 외국인 노동자 원하는 근로 현장…현실은 부처 입맛대로

기사입력 : 2023년09월04일 06:02

최종수정 : 2023년09월06일 09:14

올해 고용허가제 11만명까지 확대
고용허가제와 취업허가제 사이서 헤메는 외국인력 도입 시스템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 "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산업계와 농어촌은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를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해결하는 사업장들과 농어촌 지역이 많으면서 이에 맞춘 정책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조사한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근로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외국인근로자는 8만8012명으로 최근 5년 중에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만835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농축산업 1만1664명 ▲어업 6216명 ▲건설업 1657명 ▲서비스업 125명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추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충남 서천에서 양식업 회사에서 근무하는 김모(45) 씨는 "10~15년전만 해도 젊은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은 인구가 5만명도 안되는데 대부분 70대 이상 어르신들로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이 없다"며 "외국인이 없으면 일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노동자 이모(65) 씨는 "배를 건조하는데 용접 업무가 중요하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데 몇년전부터 외국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기술 수준이 높지는 않은 편이라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월 9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회의실에서 열린 조선업계 인력 현안 간담회를 갖고 있다.이날 간담회에는 최규종 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 우제혁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부사장), 윤종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부사장), 제영섭 건화 대표, 이헌국 삼녹 대표를 비롯한 조선업계 및 협·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3.01.09 photo@newspim.co
[서울=뉴스핌]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월 9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선박건조 현장을 방문하여 우제혁 대우조선해양 소장(부사장)으로부터 회사 운영연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선박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3.01.09 photo@newspim.com

정부는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 도입 규모를 역대 최대 규모인 11만명으로 결정했다. 이미 지난해 6만9000명으로 예년 5만~6만명 수준이던 규모를 늘린데 이어 올해는 증가폭이 두배 가까이 되는 것이다.

외국인근로자 도입 확대는 특정 부처만에 문제가 아니라 범정부적으로 고민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외국인 관련 정책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며 업무에 따라 부처별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외국인력에 대한 부처간의 입장차이가 분명한데, 고용부는 '외국인 근로자고용 등에 관한 법률'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통해 외국인력의 주무부처로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고,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과 '외국인정책위원회'를 통해 비자발급 권한을 행사한다.

결국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단순노무 분야 외국인력은 고용부 주도로 그 규모와 도입방식을 정하고, 법무부는 그에 따라 비자만 발급하고 사후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을 제외한 전문인력이나 숙련인력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전적으로 비자발급 규모와 방식을 결정해야 하지만, 법무부가 전 산업계의 요구를 체계적으로 심사하는 기능은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일례로 조선업이나 농어촌 등 인력에 대해서는 산업자원통산부와 농림식품부 등의 요청에 의해 외국인력 도입방식과 규모를 산정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과학적인 계산 방법없이 '우는 아니 젖주는' 임기응변 방식이다.

조선업계의 인력부족에 대해 비자발급이 늦어져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급기야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 신속히 비자발급을 지원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조선소의 용접공을 고용허가제로 하느냐 취업허가로 하느냐는 엄연히 그 절차와 사후관리가 명백히 다름에도, 같은 용접일을 하는 근로현장에 두 제도가 동시에 시행되고 있어 비자체계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분야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요청으로 시작해 가사근로자 도입을 고용허가제 방식으로 시범 실시하는 것만 보아도 법무부가 선제적으로 외국인력 규모와 방식을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인력부족이 심각한 간병 분야나 자영업자 등 서비스 분야에 외국인력을 도입할 때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 그동안 법무부는 특정활동(E-7) 비자를 발급하면서, 현장의 수요보다는 국민일자리 보호와 불법취업 방지에만 방점을 두고 소극적인 비자제도를 운영해 왔는데, 외국인들 사이에 E-7비자는 그림의 떡이었고 심지어 국내대학을 졸업한 유학생들 조차도 취업비자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조라면 당장 인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새롭게 외국인력 수요가 요구되는 간병 돌봄서비스나 자영업자들도 고용허가제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 실제로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이미 그런 기류로 흘러가고 있으며, 외식업 중앙회에서도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자영업자들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을 고용하게 해 줄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형 이민정책은 한국형 고용허가제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찌민=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한 필리핀 여성.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2023.06.07 simin1986@newspim.com

비전문취업(E-9)비자로 대표되는 고용허가제와 특정활동(E-7)비자의 취업허가제의 차이점을 보면, 일응 그 차이점을 분명히 알수 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력은 단기간 필요한 분야에 투입되는 단기순환 원칙의 근로자인 반면, 취업허가제 외국인은 고용관계가 지속되는 한 체류기간 상한없이 계속 국내에 거주할 수 있고 가족도 동반할 수 있다. 취업허가는 실질적으로 이민에 해당하는 것이니 비자 발급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도 최장 4년10개월간의 고용계약 종료 후 자국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고, 재입국이나 체류자격 변경을 통해 장기체류 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 놓아 단기순환은 유명무실 해졌고, 무단이탈과 불법체류도 마다하지 않으니 두 부처에서 관리하는 제도에 혼선과 마찰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문병기 한국이민정책학회장(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은 "외국인력 도입이 산업현장의 요구나 시장논리 보다 부처논리에 의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쿼터 관련 제도 개선 노력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가는 영세기업 중심의 산업 현장에 목소리를 정확하게 정책에 반영하고 경제와 사회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게 쉽지 않다"면서 "범정부적으로 노력해야 할 문제이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이민정책에 있어서는 후진국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고용허가제와 취업허가제로 나누어져 있는 외국인력 도입과 관리를 일원화하는 것이 한국형 이민정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krawj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