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결핵 검사자 28% 양성
주로 부모·조부모로부터 가족전파 발생
[세종=뉴스핌] 강명연 기자 = 결핵 환자의 가족은 일반인보다 결핵에 걸릴 위험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결핵 검진을 받은 가족 접촉자는 발병 위험이 약 60%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15∼2018년 결핵 환자의 가족 및 동거인의 결핵 검진 및 결핵 발병 여부 등을 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결핵은 기침, 대화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매일 시간을 같이 보내는 가족에게 전파되기 쉽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4월 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
조사에 따르면 가족 접촉자 검진 대상자 13만8335명 중 13만7702명(99.5%)이 결핵 검사를 받아 1180명(0.9%)이 결핵으로 확인됐다. 잠복결핵 감염 검진을 시행하지 않은 검진 대상자 5만3565명 중에서는 544명(1.0%)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잠복결핵 감염 검사를 받은 8만2957명 중에서는 2만320명(28%)이 양성 진단을 받았다. 이 중 6367명(27.4%)이 항결핵제 치료를 받아 5357명(84.1%)이 치료됐다. 잠복결핵이란 결핵균에 감염돼 있지만 결핵균이 몸 속에서 활동하지 않아 결핵이 질병으로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기침, 발열 등 결핵 증상이 없고,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잠복기 결핵이 결핵으로 발병하는 비율은 약 10% 수준이다.
가족 접촉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검진 대상자는 남성(5만7424명, 41.5%)보다 여성(8만911명, 58.5%)이 많았다. 해당 집단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는 등 기준이 되는 지표환자는 남성(4만1130명, 60.8%)이 여성(2만6508명, 39.2%)에 비해 많았다.
검진 대상자와 지표환자의 관계는 자녀(자녀, 손자·손녀) 5만9689명(43.2%), 배우자 4만1333명(29.9%), 기타동거인(형제‧자매, 친척, 역학) 2만0545명(14.9%), 부모(조부모, 부, 모, 조모, 조부) 1만6768명(12%) 순이었다.
질본은 이를 통해 가족 간 결핵 전파 경로가 주로 부모나 조부모에서 자녀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결핵 환자의 가족 접촉자가 검진을 받으면 미검진자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을 60%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족 접촉자가 검진에서 잠복결핵으로 확인돼 치료하면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을 74% 줄일 수 있었다.
또 검진을 받지 않은 가족은 검진과 잠복결핵 감염을 치료한 경우에 비해 결핵이 발병할 위험이 6.11배 높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결핵 발병 위험이 높은 결핵 환자의 가족 접촉자에 대해 결핵 예방관리 정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접촉한 동거인을 가족접촉자 대상에 추가하는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가족 접촉자 조사를 수행 중"이라며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치료해 결핵 전파를 최소화하고, 잠복결핵 감염자를 발견·치료해 결핵 발병을 예방하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