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위원회가 2일 외담대 상환청구권 폐지 방안을 논의했다
- 내년 1월부터 원칙 폐지하고 외상매출채권 만기도 60일로 줄인다
- 은행권은 3년간 3000억원 출연해 지방 중소기업에 4조5000억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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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담대 상환청구권 폐지, 외상매출채권·외담대 만기도 최대 60일로
은행권 3년간 3000억 특별출연, 시·도당 2800억~4500억 차등 배정안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판매기업(중소기업)에 부과되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상환청구권이 내년 1월부터 원칙적으로 폐지된다.
외상매출채권과 외담대 등의 만기도 내년 2월부터 최대 90일에서 최대 60일로 짧아진다. 은행권은 3년간 3000억원을 특별출연해 비수도권 핵심 중소·중견기업에 같은 기간 4조5000억원 규모의 저리 보증부 대출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이 납품대금을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생산적 금융의 온기를 지방과 중소기업까지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지역 중소기업과 하위 협력업체의 금융비용 부담과 자금조달 애로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금융지원 체계 정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은행 담당 부원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16개 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은행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16개 은행과 신보·기보 18개 기관은 이날 지역 핵심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금융권이 7월 말 기준 총 264조3000억원을 생산적 분야에 공급했고 기업대출 잔액도 전년 말 대비 55조원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중소·중견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할 만큼 충분히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23년 말 0.48%에서 지난해 말 0.72%로 오른 뒤 올해 3월 0.81%, 6월 0.82%, 8월 1.00%로 높아졌다. 이 위원장은 "향후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자금조달 여건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기업들이 금리 인상과 경기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금 흐름의 병목은 해소하고, 필요한 곳에 자금이 공급되도록 선제적으로 생산적 금융의 기반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외담대 상환청구권 폐지…'원청 부실' 판매기업 전이 방지

외담대는 구매기업이 발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판매기업이 대출을 받아 납품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하는 수단이다. 지난해 외상매출채권 발행액은 527조원, 외담대 취급액은 56조원 수준이며, 외담대를 이용하는 판매기업의 97% 이상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 판매부진 등과 함께 '판매대금 회수지연'을 대표적인 자금애로 원인으로 꼽았다.
상환청구권은 구매기업이 외상매출채권을 변제하지 않을 경우 은행이 판매기업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외담대의 실질 상환 주체는 구매기업이지만, 은행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구매기업 신용등급이 높지 않으면 판매기업에 상환청구권을 요구해 왔다.
일부 은행은 구매기업이 판매기업에 대한 상환청구권 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로 운용해 왔다. 지난해 취급된 외담대 70만6000건, 56조3000억원 가운데 상환청구권이 있는 외담대는 46만3000건, 26조9000억원으로 건수 기준 65.6%, 금액 기준 47.8%였다.
내년 1월 1일부터 외담대 상환청구권은 원칙적으로 폐지되고, 기존에 상환청구권이 있는 외담대도 내년 1월 이후 만기 도래·갱신 시 상환청구권이 폐지된다. 판매기업이 확인서 제출 등을 통해 명시적으로 상환청구권 부여를 희망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판매기업 신용도가 구매기업보다 우수해 금리·한도 등 대출 조건에서 유리한 경우가 그 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약 46만3000건, 26조9000억원(지난해 기준)의 중소기업 보증채무가 경감되고 구매기업(원청)의 부실이 판매기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 회생신청 이후에는 은행의 상환청구권 행사로 220개사에 약 310억원의 변제의무가 발생했고, 2023년 12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에도 외담대 잔액 451억원에 대한 협력업체 상환 우려 등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선이 은행권이 상환청구권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과 공급망 전반의 신용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여신심사 선구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상환청구권 폐지로 은행이 외담대 취급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신장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이론적으로는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면 외담대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은행들의 신용평가 시스템이 고도화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TF를 통해 은행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며 "상환청구권을 뗀다고 해서 대출을 축소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고, 은행들도 역량을 감안하면 충분히 대출 축소 없이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 외상매출채권·외담대 만기 60일 이내로…연 최대 117조 조기 현금화·이자 363억 경감
상생협력법 등에 따르면 납품대금 정산주기는 60일이 원칙이고, 이를 넘기면 구매기업에 지연이자(연 15.5%) 지급의무 등이 있다. 하지만 일부 외상매출채권과 외담대는 만기가 60일보다 길게(최대 90일) 설정돼 단기결제성 금융수단이라는 도입 취지와 괴리되는 측면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지난해 발행된 외상매출채권 가운데 정산주기 61~90일 물량은 116조7000억원(22.1%), 외담대 가운데서는 9조4000억원(16.8%)이었다.
금융당국은 금융결제원 규정 개정과 전산 개발 등을 거쳐 내년 2월 1일부터 외상매출채권과 외담대 만기를 60일 이내로 단축하고, 유사한 상생채권 만기도 같은 시기에 맞춰 단축할 예정이다. 상생채권은 구매기업이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1차 판매기업에 발행하는 매출채권으로, 이를 담보로 2·3차 이하 판매기업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외상매출채권·외담대 최장 만기는 2019년 5월 29일까지 180일이었고, 단계적으로 줄어 2021년 5월 30일부터 90일이 적용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번 단축으로 연간 최대 117조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고, 외담대 이용기업의 이자를 연간 최대 363억원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만기 61~90일 외담대 취급액 9조4000억원에 평균금리 4.68%를 적용해 30일치 이자를 계산한 수치다.

◆ 선취이자 환급은 판매기업으로…상생결제론 대상 구매기업 단계적 확대
외담대 조기 상환 시 선취이자 환급 대상도 내년 1월 1일부터 판매기업으로 통일된다. 은행은 만기까지의 이자를 판매기업에서 선취하는데, 구매기업이 조기 상환하면 일부 은행은 구매기업에 이자를 환급해 왔다.
금융당국은 이 경우 구매기업이 외상매출채권을 장기로 발행해 이자를 판매기업에 부담시킨 뒤 조기 상환으로 이자수익을 얻을 유인이 있다고 봤다. 이번 조치로 지난해 기준 구매기업에 지급되던 이자 약 83억원이 판매기업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이하 판매기업이 최상단 구매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외상매출채권을 조기 현금화하는 저금리 대출상품인 상생결제론도 활성화한다. 현재 12개 은행이 취급하는 상생결제론의 지난해 규모는 약 17조원으로, 대상 구매기업 범위가 공공기관과 우량 대기업(신용등급 AAA~A-)으로 제한돼 이용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취급 구매기업 범위를 외담대 대상범위 수준(예: 신용등급 BBB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넓히고, 1차 협력업체의 하위 협력업체 지급 목적 예치계좌 금리 상향(하나·농협 등)과 상생결제제도 우수업체에 대한 일반대출 금리 우대(국민 등) 같은 상생결제 이용업체 인센티브도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외상매출채권·외담대 제도개선으로 하위 협력업체(중소기업)의 불필요한 이자 부담 446억원과 연간 약 26조9000억원 규모의 보증채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리은행의 공급망금융 우수사례도 안건으로 다뤄졌다. 우리은행은 공급망금융 플랫폼의 발주정보를 연계해, 구매기업이 추천한 판매기업에 신용보증기금 보증(보증비율 100%)을 거쳐 생산자금을 대출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대출한도는 연간 거래대금의 2분의 1 수준이며, 개별 발주금액 대비로는 기존 최대 50%에서 최대 80%로 높아진다. 보증료율은 0.4%포인트 우대되고, 1차 지원 규모는 2000억원, 금융비용 감소 효과는 45억원으로 제시됐다.

◆ 은행 특별출연에 신·기보 보증·지자체 이차보전…시·도 공모로 차등 배정
보증부 대출 사업은 은행권이 3년간 3000억원을 신·기보에 특별출연하면 신·기보가 출연금의 약 15배인 협약보증을 공급하고, 은행이 보증부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보증으로 은행의 신용위험을 분담해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할 여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특별출연 사업과 달리 지자체도 참여해 핵심 중소·중견기업을 추천하고, 추천 기업은 보증 심사 시 우선 검토된다. 지자체는 지방비로 이차보전에도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인구감소지역은 지자체 판단에 따라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지원 자금은 지자체 공모를 거쳐 배정되며, 5극 3특별로 지자체를 균형 있게 선정하되 사업역량과 지역 여건 등에 따라 차등화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가 대상이며, 세종은 충남에 포함해 13개 시·도를 선정한다. 평가 등급별 배정 자금(안)은 최우수 3곳 각 4500억원, 우수 5곳 각 3500억원, 보통 5곳 각 2800억원이다.
정부·은행권·학계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 평가위원회가 지자체 사업역량과 지역금융 취약도, 정책 부합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는 평가지표 예시로 3년간 지자체 예산 투입 규모, 지역 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인구감소지역 비율 등을 제시했다. 은행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급 실적은 2028년 평가(2027년 실적)부터 3년간 지역재투자 평가 가점 항목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지자체 공모는 이달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진행된다. 내년 1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지자체별 평가 등급을 확정하고, 내년 초부터 특별출연금 납부와 보증기관 보증심사를 시작해 1분기 안에 보증부 대출이 공급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총 공급금액 4조5000억원을 지난해 신보의 기업당 보증부 대출 평균 금액(4억7800만원)으로 나눠 9000여개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평소 이용하던 금리보다 저렴하게 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금융위와 관계기관은 내년 1분기 안에 지역 핵심 중소·중견기업에 저리 자금이 공급되고 개선된 외담대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지역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균형발전을 이룩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인 만큼 은행권의 특별출연을 마중물로 삼아 시장 논리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지방의 금융공백을 적극적으로 메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이 먼저 길을 열고 자금의 병목을 해소해 나간다면 우리 기업들도 난관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sup8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