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행정법원은 29일 A씨 승소 판결과 함께 쉬운 판결문을 처음 제공했다
- 법원은 지적장애 등록 거부가 부당하다며 IQ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봤다
- AI 그림까지 넣어 판결 이유와 권리를 쉽게 설명해 사법접근을 넓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법원이 지적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등록을 거부당한 원고를 위해 어려운 법률 용어 대신 쉬운 문장과 그림으로 판결 이유를 설명한 '쉬운 판결문(Easy-read)'을 첫 제공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강우찬)는 A씨가 서울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장애 정도 미해당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25일 원고 승소 판결하면서 A씨에게 쉬운 판결문을 제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지리드란 간단한 글과 보조 삽화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발달장애인이나 어린이, 고령자 등 기존 판결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A씨는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를 받아 시설에서 성장했고, 중학교 무렵부터 우울증과 강박 증상, 뇌전증 등을 겪으며 장기간 정신병원에서 생활해 왔다. 최근 세 차례 실시한 지능검사에서는 IQ 61~67이 측정됐고, 여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 천주교 단체의 도움을 받아 지적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지만, 국민연금공단은 "검사 태도가 성실하지 않았다"거나 "어릴 때 IQ가 70을 넘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양천구도 이를 근거로 장애인 등록을 거부했고, A씨는 장애인복지법상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를 2년 넘게 직접 치료한 전문의가 지적장애로 진단한 점과 대인관계·의사소통 능력 저하로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주요 근거로 받아들였다.
또 법정에서 직접 A씨를 신문한 결과 대중교통을 혼자 이용하지 못하고 식사 준비도 스스로 해본 적이 없는 등 독립적인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애의 핵심은 개인의 손상이 아니라 그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어떤 제약을 받는지에 있다"며 "단순히 IQ 수치만으로 지적장애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고 실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겪는 제약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선고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판결문에 포함된 5쪽 분량의 '쉬운 판결문'이다.
쉬운 판결문에는 "재판을 낸 원고 OOO씨가 이겼습니다", "법원은 당신을 지적장애인으로 인정합니다"라고 결론을 먼저 제시한 뒤 구청의 처분 내용과 법원의 판단 이유, 판결 이후 달라지는 점 등을 순서대로 설명했다.
판단 이유도 "오랫동안 당신을 직접 만나고 치료한 의사들의 말은 믿을 만합니다", "판사도 법정에서 당신을 직접 만나 질문했고, 당신이 보통의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라는 표현으로 풀어썼다.
판결의 효과 역시 "당신은 지적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법이 정한 장애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일상적인 언어로 안내했다.
쉬운 판결문에 삽입된 그림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를 활용해 제작됐다. 재판부는 사법정책연구원의 '이해하기 쉬운 판결서 작성방안'을 AI에 학습시켜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번 장애인을 위한 쉬운 판결문이 지난 2022년 첫 사례 이후 4년여 만이자 올해부터 시행된 대법원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사법접근 및 사법지원에 관한 예규'에 따른 첫 이지 리드(Easy-read) 판결문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예규는 법원이 장애인 등이 판결문 등 사법 정보를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자료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그림이나 영상 등 보조자료를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