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UCI를 구축해 디지털 콘텐츠를 식별·관리해왔다.
- AI 시대에는 단순 식별을 넘어 C2PA를 결합해 생성 이력과 출처를 증명하는 신뢰 인프라가 필요하다.
- 국립중앙도서관 등은 UCI·C2PA·OAIS를 통합해 신뢰 가능한 국가 디지털 아카이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의 디지털 콘텐츠 식별체계인 UCI(Universal Content Identifier)를 구축한 국가이다. UCI는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 식별자를 부여하여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유통하기 위한 국가 인프라로 발전해 왔다.
수많은 전자책, 논문, 이미지, 영상, 문화콘텐츠가 국가의 UCI를 통해 관리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디지털 문화정책의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UCI가 처음 설계되던 시기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과거에는 콘텐츠를 식별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콘텐츠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누가 수정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AI는 몇 초 만에 논문을 작성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영상을 제작한다. 인간이 만든 것인지, AI가 만든 것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는 이 콘텐츠가 무엇인가보다 이 콘텐츠를 신뢰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다.

2021년 Adobe, Microsoft, Intel, Arm Holdings, Truepic 5개 기업은 콘텐츠 생성·편집·AI 활용 이력 증명과 관련하여 표준을 개발했고 이것이 C2PA(Coalition for Content Provenance and Authenticity)이다. AI 생성물의 범람으로 AI 생성물과 인간 저작물의 구별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UCI의 C2PA 수용은 콘텐츠 유통 질서에 중요한 기반 환경 조성이 될 수 있다.
C2PA는 단순한 콘텐츠 식별자가 아니다. 콘텐츠의 생성 시점, 생성자, 사용된 AI 모델, 편집 이력, 전자서명, 콘텐츠 출처(Provenance) 등을 메타데이터로 기록하여 콘텐츠의 진본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국제 표준이다. AI 시대에는 콘텐츠의 주민등록번호보다 '출생증명서'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이미 Adobe, Microsoft, Google, OpenAI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C2PA를 기반으로 AI 생성 콘텐츠의 출처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Nikon, Canon, Sony 등 주요 카메라 제조사 역시 촬영 단계부터 C2PA 기반 출처정보를 기록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언론사들도 뉴스 콘텐츠의 진위 검증을 위해 C2PA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제 콘텐츠를 단순히 식별하는 시대에서 콘텐츠를 신뢰하는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UCI는 국가 콘텐츠 관리체계의 핵심 식별자로서 공공데이터의 식별체계이다. 그러나 현재 UCI만으로는 AI 생성 여부, 생성 AI 모델, 편집 과정, 전자서명, 콘텐츠 출처와 같은 정보를 표현할 수 없다.
다시 말해 UCI는 무엇인지는 알려주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공공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정책 방향은 UCI를 C2PA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UCI를 C2PA와 연계하여 발전시키는 데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처럼 모든 콘텐츠에는 UCI를 부여하되, AI가 생성하거나 편집한 콘텐츠에는 C2PA 메타데이터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UCI는 국가 식별체계로서의 역할을 유지하고, C2PA는 AI 생성 이력과 콘텐츠 출처를 관리하는 국제 표준으로 기능하도록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특히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한다. 앞으로 전자책, 전자논문, 웹아카이브, AI 생성 학술자료 등을 수집·보존하는 과정에서 UCI와 C2PA를 함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국가 식별체계와 국제 출처 표준을 통합한 디지털 문화유산 관리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더 나아가 OAIS(ISO 14721) 기반 장기 디지털 보존체계와 연계한다면, 전자자료가 생성된 순간부터 UCI를 부여하고, C2PA를 통해 생성·편집 이력을 기록하며, 장기보존 메타데이터와 함께 관리하는 새로운 국가 디지털 아카이브 체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 이는 AI 시대 국가 지식자산의 신뢰성과 진본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AI 시대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경쟁력을 갖는 시대가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유한 국가가 경쟁력을 갖는 시대이다. 콘텐츠의 진위를 증명하고 생성 이력을 검증할 수 있는 메타데이터 체계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UCI라는 훌륭한 국가 식별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과거의 기술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국제 표준인 C2PA와 결합하여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가 데이터 신뢰 인프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UCI의 다음 20년은 더 많은 식별자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미있는 정보, 더 많은 신뢰를 만들어 가는 20년이어야 한다. AI 시대, UCI가 가야 할 길은 식별을 넘어 신뢰를 증명하는 국가 디지털 신뢰체계로의 진화에 있다.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공공기관 대상 법령입안강의를 하며, 대학에서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정보보안법, 디지털증거법, ICT트러스트공학, 일반 산업안전, 중대재해법 등을 강의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해인예술법연구소, 숙명여대 초빙교수, 단국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