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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⑬스웨덴 의회의 담론수준과 민주주의 설득의 질 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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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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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7년 스웨덴 의회는 전국민 추가연금 제도 도입을 놓고 보수와 진보가 국가 개입과 개인 자유라는 본질적 가치를 격돌시켰다.
  • 사민당은 연금을 자유 개혁으로 재정의하고 복지를 시혜에서 시민의 정당한 권리로 격상시키며 문법적 설득력을 발휘했다.
  • 야당은 국가 권력의 자유 질식 위험을 논리적으로 제기했으나 단 1표 차이로 패배하면서 민주주의의 소수 경청 미덕을 보여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2차 대전 이후 역사적 격동을 이겨낸 의회 언어의 힘

4월 마지막 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아데나워 탄생 150주년 기념 '민주주의 진단 국제학술대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덴마크, 포르투갈 등 각국 학자들이 모인 학술회의에 참가했던 나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과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속기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독재가 뿌리를 내리기 전, 의회의 언어가 어떻게 논리적 설득력을 잃고 타락하며 민주주의의 방벽을 스스로 허물었는지 보여주는 내용으로 관심을 받았다.

지난 연재에서 1920년대부터 1945년까지 스웨덴 의회가 감정의 폭주를 제어하며 민주주의의 방벽을 세운 과정을 살펴보았다.

독일과 일본과는 달리 전쟁의 위기 속에서도 의회의 언어를 지켜 온 스웨덴이 1950년대 들어 복지 확대를 놓고 보수와 좌익 계열의 정당들이 벌인 연금 개혁 논쟁, 1979년 미국 해리스버그(Harrisburg) 인근에 위치한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촉발된 세계적 반전 운동과 원자력 발전소 폐기 문제를 놓고 벌인 환경 논쟁, 1980년대 중반 자본 자유화와 주택 가격 버블로 촉발된 1991년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복지 축소 논쟁 등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도약하던 황금기 시대와 그 모델이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던 격동의 1990년대까지를 트리비움(Trivium) 분석 기법으로 조명한다.

트리비움이란 문법(Grammar)과 논리(Logic)와 수사학(Rhetoric)의 틀을 사용해 어떻게 갈등을 합의로 이끌어내는지 설명할 수 있는 설득 도구다. 이번 2편에서는 20세기 스웨덴 사회를 뒤흔들었던 연금 제도 개혁, 핵발전 폐기, 그리고 국가재정위기 속의 복지 축소 논쟁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격론 속에서도 언어의 품격을 지켰는지 분석한다.

스웨덴 의회(Sveriges Riksdag, 릭스다그)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1957년 연금 개혁(ATP) 논쟁: 국가 개입의 필연적 확대인가, 개인의 강요된 선택인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스웨덴은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을 누렸다. 1950년대 스웨덴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평균 4%를 상회했고, 실업률은 1~2%대의 완전 고용 상태를 유지했다. 물가 역시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의 부양 능력을 약화시켰다.

풍요 속에서 노후 빈곤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이 고개를 들자, 이 풍요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두고 1950년대 후반 스웨덴 의회는 보편적 복지 모델의 운명을 가를 전 국민 추가 연금(ATP, Allmänna Tilläggspension) 논쟁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삶에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2차 대전 이후 치러진 사상적 대결이었다.

1957년 5월 14일 사민당 타게 에를란데르 총리는 단상에 올라 우파 야당을 향해 다음과 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Den allmänna pensionen är inte bara en siffra i en budget, utan en frihetsreform. Vi bygger en bro av trygghet som gör att ingen människa behöver frukta morgondagen. Det är en bro som den starke bygger för den svage, men som till slut bär oss alla (일반 연금은 예산안의 숫자일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자유 개혁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의 다리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위해 세우는 다리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를 지탱하게 될 것입니다)."

에를란데르는 연금을 국가의 시혜가 아닌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다리(bro)'로 형상화함으로써 가난으로 격리되고 고립된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한다는 개념으로 복지의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자 시도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은 자유를 말하지만, 돈 없는 노인에게 자유란 굶어 죽을 자유일 뿐이다"라며 자유라는 단어의 문법적 정의를 복지와 결합시켜 설득하고자 했다.

스웨덴 타게 에를란데르 총리 [사진=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그러자 자유당의 베르틸 올린(Bertil Ohlin) 대표는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국가가 모든 국민의 지갑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다."라고 몰아세우며, "Statlig makt får inte kväva individens frihet. (국가 권력이 개인의 자유를 질식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국가의 적극적 개입과 통제 가능성을 제시하며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옹호했다.

그는 국가가 모든 시민을 획일적인 틀에 가두는 것은 보호가 아니라 선택의 박탈이라며, 국민이 스스로의 삶을 설계할 권리를 국가에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고 논리를 전개했다.

1950년대 후반 스웨덴 의회를 뒤흔든 전 국민 부가 연금(ATP) 논쟁은 단순한 정책 대결을 넘어 국가의 역할과 개인의 자유라는 본질적 가치가 트리비움(Trivium)의 체계 안에서 격돌한 상징적 사건이다. 이 논쟁의 기초가 되는 문법(Grammar)의 차원에서 사민당의 재무장관 구스타브 묄러(Gustav Möller)는 복지는 자선이 아니라 권리라는 강력한 아포리즘(Aphorism, 깊은 진리를 담은 간결한 문장)을 던지며 복지의 지위를 시혜에서 '시민의 정당한 권리'로 격상시켰다.

여기서 문법은 단순히 단어를 배열하는 규칙을 넘어, 문장의 핵심 틀(Syntax)을 재구축하고 그 안에 담길 근본적인 의미(Semantics)를 규정하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즉, 복지를 '부차적 시혜'라는 목적어에서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는 주어적 가치로 문장의 구조 자체를 바꿈으로써 정치적 담론의 토대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이어 사민당의 잉아 토르손(Inga Thorsson)은 이 논쟁을 재프레이밍하여 연금을 '여성이 남편의 소득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된 존엄을 지키게 하는 가정의 평화'로 정의했다. 그녀는 연금이라는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의미의 범주를 '경제적 분배'에서 '성별적 독립과 인권'으로 확장하는 문법적 정의로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논의의 핵심 틀 내에 여성의 주체성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는 트리비움의 문법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의 정의를 변혁하고 논의의 지평을 넓히는 민주주의의 설계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생각의 질서를 세우는 논리(Logic)의 단계에서 야당은 국가 개입이 초래할 인과적 위험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자유당의 베르틸 올린 대표는 국가 권력이 개인의 자유를 질식시켜서는 안 된다고 단언하며, "국가의 보호가 곧 개인 선택권의 박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적 방어벽을 쳤다.

우파당의 얄 얄마르손(Jarl Hjalmarson) 대표 역시 연기금이 거대한 국가 자본이 되어 시장을 억압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회주의적 통제라는 환유(Metonymy, 사물의 속성이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사물을 빌려 그 전체를 나타내는 기법)적 표현으로 뒷받침하며 국가 주도 모델의 논리적 허점을 공격했다. 이에 대응하여 농민당의 군나르 헤드룬드(Gunnar Hedlund) 대표는 도시 노동자 중심의 설계가 농민에게는 빈 봉투만 쥐여줄 뿐이라는 수사적 의문문을 던져 형평성의 논리적 모순을 날카롭게 제기했다.

스웨덴 베르틸 올린(Bertil Ohlin) 자유당 대표 [사진=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사학(Rhetoric)적 공방은 이 논쟁을 단순한 정책 대결이 아닌 철학이 부딪히는 품격 있는 전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스웨덴 의회는 키케로 수사학의 5단계 중에서도 적절한 표현과 양식을 선택하는 표현인 엘로쿠시오(Elocutio)의 미학을 고도로 발휘하여 담론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우파당의 엘리 헤크셔(Eli Heckscher)는 당시 복지 모델을 모래 위에 세운 사상 누각(Ett luftslott)에 비유하며, 인위적인 분배가 초래할 미래의 불확실성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이는 복잡한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강력한 은유이자, 감정적 공포가 아닌 논리적 경고를 담은 로고스(Logos)의 실천이었다.

이에 대해 사민당의 시구르드 린드홀름(Sigurd Lindholm)은 "우리는 예산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숫자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운명을 숫자로만 다룰 수는 없습니다 (Vi kan tala om budget. Vi kan justera siffor. Men vi kan aldrig behandla mänskliga öden som bara siffror.)"는 명징한 대조법(Antithesis)을 통해 반격했다.

그는 이 문장에서 아나포라(Anaphora, 문장 첫머리의 반복)적 리듬을 활용하여 경제적 수치에 매몰되어 있던 의회의 시선을 인간 존엄(Mänsklig värdighet)이라는 고결한 가치로 격상시켰다. 이는 수사학적 데코럼(Decorum, 상황에 맞는 격조)을 지키면서도 청중의 심장을 관통하는 파토스(Pathos)를 성공적으로 끌어낸 사례다.

논쟁이 정점으로 치달을 때, 의원들은 단순히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은 에토스(Ethos, 화자의 도덕적 신뢰감)를 증명해야 했다. 1958년 단 한 표 차이로 가결된 이 치열한 언어의 전장에서 베르틸 올린(Bertil Ohlin)은 패배를 예감한 듯 "민주주의는 소수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예술 (Demokratin är konsten att lyssna på minoritetens röst)"이라는 멋진 은유적 표현을 남겼다. 이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전쟁의 언어를 상생과 배려의 언어로 전환하는 에피데이틱(Epideictic, 찬사나 비난을 담은 시의적 연설)적 성격을 띠며 승복의 미덕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수사학적 논쟁은 키케로(Cicero)가 강조한 수사학의 원칙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생동감 있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전장은 스웨덴이 국민의 집이라는 설계도를 실제적인 사회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눈앞에 상황을 그려내듯 묘사하는 에나게이아(Enargeia)적 나레이션을 통해 국민들이 복지 국가라는 미래의 집을 시각화하도록 돕는다. 결국 품격 있는 의회 언어가 어떻게 한 국가의 민주주의적 토대를 닦고 공동체의 품격을 높이는지 증명한 역사적 사례로 남았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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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장기금리 3% 목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장기금리가 3%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31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2.950%까지 상승했다. 전 거래일보다 0.030%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대표적 기준선인 3%까지는 불과 0.05%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를 늘리는 한편 신규 매수를 주저하면서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것도 일본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케빈 워시 의장은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매수가 강해지면서 엔화는 달러당 16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BOJ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이 엔화를 매수하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이후 시장에서는 엔저를 억제하기 위해 BOJ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금리인상 확률도 이미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BOJ 내부의 매파적 분위기도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27일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음 회의를 포함해 매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인상을 명시적으로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시장에서 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어설지에 쏠리고 있다. BOJ의 추가 긴축 기대와 엔화 약세, 적극재정에 따른 재정 우려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블룸버그] goldendog@newspim.com 2026-08-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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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달구는 8가지 화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전 08시0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공지능(AI) 번역을 바탕으로 전문 기자들의 검증과 분석을 거쳐 생산된 콘텐츠입니다. 원문은 8월28일 블룸버그통신 기사(Carry Trades to Treasury Twists: A Guide to the Hot Debates on Wall Street)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잇달아 시선을 끄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올여름 한산한 시기를 누리지 못했다.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장기 차입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 기법에 눈을 돌리는 한편 당국이 반영해야 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거래 기법과 이론이 뒤섞여 제시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주제들의 배경과 현재 상황,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본드 스티프너(Bond Steepener)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장기물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올해 상승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장기채 보유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까지 오르면서 월가에서는 장기물 국채 가치가 단기물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이런 현상은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으로 불린다. 재무부가 8월 10년물부터 30년물까지의 국채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음에도 이런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해당 발표 이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그룹(GS)과 웰스파고(WFC)의 금리 전략가들은 장기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국가의 통화로 전환하는 고위험 거래를 의미한다. 신흥국 8개 통화 기준 블룸버그 누적 외환 캐리트레이드 지수 분기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이 거래는 신흥국 금리가 주요국 대비 높고 신흥국 통화가 달러, 유로, 엔 등 주로 차입에 활용되는 통화 대비 안정적이거나 강세를 보일 때 활발해진다. 이 거래는 7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처럼 이 거래는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는 잉글랜드의 헨리 8세나 로마 황제 네로처럼 금화와 은화에 구리 등 값싼 금속을 섞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린, 이른바 화폐 개악(debasement)을 단행했던 역사적 사례에서 비롯됐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미국의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 구매력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경계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정책 당국이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는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을 계기로 확산됐다. 이후 2026년 중반 베선트 장관이 엔화와 미국 장기 국채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을 승인하면서 월가에서 다시 논쟁으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계획 발표 전후 블룸버그 달러스팟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다만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이를 모두 디베이스먼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전면적인 이탈이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탈달러화(De-Dollarization) 디베이스먼트가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개념이라면 탈달러화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업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밖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약 70%에서 최근 60% 미만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으로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유로화와 위안화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히면서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탈달러화 논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면서 미국이 자국의 금융 시스템과 통화를 무기화할 수 있는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채권시장 규모도 세계 최대다. 달러의 우위는 시장의 깊이와 미국 경제 규모, 그리고 이를 진정으로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점에 뒷받침되고 있다.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금융억압은 1973년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로널드 매키넌과 에드워드 쇼가 만든 용어로 정부가 저축을 국채나 특정 우대 차입자에게 유도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뜻한다. 이런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자본 통제, 금리 상한제, 금융기관의 국채 보유 의무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채권 보유자들의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정부는 과중한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연준은 2차 세계대전 기간과 종전 이후 단기 국채 수익률에 상한을 뒀다. 이 조치는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 체결로 종료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베선트 장관의 국채 재매입을 정부 차입비용을 억누르기 위한 금융억압의 한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된 개념으로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가 있다. 이는 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 대신 정부의 저비용 차입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 트위스트(The Twist) 베선트 장관의 재매입 전략이 실질적으로 장기채를 단기채로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면 이는 연준이 수십 년간 여러 차례 시행해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의 재무부 버전에 해당한다.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 포트폴리오 내 단기 국채를 장기 국채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장기 차입비용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였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트레저리 트위스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을 통해 단기 국채(T-Bill)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고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DB)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재매입 계획 발표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시작됐다"며 "재무부는 시장에서 듀레이션을 제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사실상 "연성 금융억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를 베선트 풋(Bessent Put)이라고 부른다. 풋옵션은 매수자가 정해진 가격에 특정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경우 시장에 대규모 매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트레이더들이 인지하고 있어 이에 맞서는 거래를 꺼리는 상황을 가리킨다.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정책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기간 투자자들이 결국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관세 정책,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연준을 겨냥한 압박, 그린란드 병합 언급으로 인한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 등이 꼽힌다. 국가부채 증가와 같은 근본적인 취약 요인도 이런 흐름에 더해지고 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월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지난해 약 8% 하락했다. 다만 해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증시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발전에 힘입어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장기채 재매입 규모를 늘리려는 재무부의 조치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되도록 두지 않고 당국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정책과 이미 비교되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RBC블루베이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지, 그리고 이것이 결국 연준에 금리 억제를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이런 압박에 맞서 독립성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의장이 오랫동안 자산 매입 활용과 재정·통화 정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해온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의 협조 없이는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가 차입비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엇갈린 성과는 반면교사로 꼽힌다. 당시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방어에 나섰지만 그 결과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8-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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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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