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⑬스웨덴 의회의 담론수준과 민주주의 설득의 질 ⑵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1957년 스웨덴 의회는 전국민 추가연금 제도 도입을 놓고 보수와 진보가 국가 개입과 개인 자유라는 본질적 가치를 격돌시켰다.
  • 사민당은 연금을 자유 개혁으로 재정의하고 복지를 시혜에서 시민의 정당한 권리로 격상시키며 문법적 설득력을 발휘했다.
  • 야당은 국가 권력의 자유 질식 위험을 논리적으로 제기했으나 단 1표 차이로 패배하면서 민주주의의 소수 경청 미덕을 보여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2차 대전 이후 역사적 격동을 이겨낸 의회 언어의 힘

4월 마지막 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아데나워 탄생 150주년 기념 '민주주의 진단 국제학술대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덴마크, 포르투갈 등 각국 학자들이 모인 학술회의에 참가했던 나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과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속기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독재가 뿌리를 내리기 전, 의회의 언어가 어떻게 논리적 설득력을 잃고 타락하며 민주주의의 방벽을 스스로 허물었는지 보여주는 내용으로 관심을 받았다.

지난 연재에서 1920년대부터 1945년까지 스웨덴 의회가 감정의 폭주를 제어하며 민주주의의 방벽을 세운 과정을 살펴보았다.

독일과 일본과는 달리 전쟁의 위기 속에서도 의회의 언어를 지켜 온 스웨덴이 1950년대 들어 복지 확대를 놓고 보수와 좌익 계열의 정당들이 벌인 연금 개혁 논쟁, 1979년 미국 해리스버그(Harrisburg) 인근에 위치한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촉발된 세계적 반전 운동과 원자력 발전소 폐기 문제를 놓고 벌인 환경 논쟁, 1980년대 중반 자본 자유화와 주택 가격 버블로 촉발된 1991년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복지 축소 논쟁 등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도약하던 황금기 시대와 그 모델이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던 격동의 1990년대까지를 트리비움(Trivium) 분석 기법으로 조명한다.

트리비움이란 문법(Grammar)과 논리(Logic)와 수사학(Rhetoric)의 틀을 사용해 어떻게 갈등을 합의로 이끌어내는지 설명할 수 있는 설득 도구다. 이번 2편에서는 20세기 스웨덴 사회를 뒤흔들었던 연금 제도 개혁, 핵발전 폐기, 그리고 국가재정위기 속의 복지 축소 논쟁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격론 속에서도 언어의 품격을 지켰는지 분석한다.

스웨덴 의회(Sveriges Riksdag, 릭스다그)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1957년 연금 개혁(ATP) 논쟁: 국가 개입의 필연적 확대인가, 개인의 강요된 선택인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스웨덴은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을 누렸다. 1950년대 스웨덴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평균 4%를 상회했고, 실업률은 1~2%대의 완전 고용 상태를 유지했다. 물가 역시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의 부양 능력을 약화시켰다.

풍요 속에서 노후 빈곤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이 고개를 들자, 이 풍요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두고 1950년대 후반 스웨덴 의회는 보편적 복지 모델의 운명을 가를 전 국민 추가 연금(ATP, Allmänna Tilläggspension) 논쟁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삶에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2차 대전 이후 치러진 사상적 대결이었다.

1957년 5월 14일 사민당 타게 에를란데르 총리는 단상에 올라 우파 야당을 향해 다음과 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Den allmänna pensionen är inte bara en siffra i en budget, utan en frihetsreform. Vi bygger en bro av trygghet som gör att ingen människa behöver frukta morgondagen. Det är en bro som den starke bygger för den svage, men som till slut bär oss alla (일반 연금은 예산안의 숫자일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자유 개혁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의 다리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위해 세우는 다리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를 지탱하게 될 것입니다)."

에를란데르는 연금을 국가의 시혜가 아닌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다리(bro)'로 형상화함으로써 가난으로 격리되고 고립된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한다는 개념으로 복지의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자 시도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은 자유를 말하지만, 돈 없는 노인에게 자유란 굶어 죽을 자유일 뿐이다"라며 자유라는 단어의 문법적 정의를 복지와 결합시켜 설득하고자 했다.

스웨덴 타게 에를란데르 총리 [사진=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그러자 자유당의 베르틸 올린(Bertil Ohlin) 대표는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국가가 모든 국민의 지갑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다."라고 몰아세우며, "Statlig makt får inte kväva individens frihet. (국가 권력이 개인의 자유를 질식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국가의 적극적 개입과 통제 가능성을 제시하며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옹호했다.

그는 국가가 모든 시민을 획일적인 틀에 가두는 것은 보호가 아니라 선택의 박탈이라며, 국민이 스스로의 삶을 설계할 권리를 국가에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고 논리를 전개했다.

1950년대 후반 스웨덴 의회를 뒤흔든 전 국민 부가 연금(ATP) 논쟁은 단순한 정책 대결을 넘어 국가의 역할과 개인의 자유라는 본질적 가치가 트리비움(Trivium)의 체계 안에서 격돌한 상징적 사건이다. 이 논쟁의 기초가 되는 문법(Grammar)의 차원에서 사민당의 재무장관 구스타브 묄러(Gustav Möller)는 복지는 자선이 아니라 권리라는 강력한 아포리즘(Aphorism, 깊은 진리를 담은 간결한 문장)을 던지며 복지의 지위를 시혜에서 '시민의 정당한 권리'로 격상시켰다.

여기서 문법은 단순히 단어를 배열하는 규칙을 넘어, 문장의 핵심 틀(Syntax)을 재구축하고 그 안에 담길 근본적인 의미(Semantics)를 규정하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즉, 복지를 '부차적 시혜'라는 목적어에서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는 주어적 가치로 문장의 구조 자체를 바꿈으로써 정치적 담론의 토대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이어 사민당의 잉아 토르손(Inga Thorsson)은 이 논쟁을 재프레이밍하여 연금을 '여성이 남편의 소득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된 존엄을 지키게 하는 가정의 평화'로 정의했다. 그녀는 연금이라는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의미의 범주를 '경제적 분배'에서 '성별적 독립과 인권'으로 확장하는 문법적 정의로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논의의 핵심 틀 내에 여성의 주체성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는 트리비움의 문법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의 정의를 변혁하고 논의의 지평을 넓히는 민주주의의 설계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생각의 질서를 세우는 논리(Logic)의 단계에서 야당은 국가 개입이 초래할 인과적 위험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자유당의 베르틸 올린 대표는 국가 권력이 개인의 자유를 질식시켜서는 안 된다고 단언하며, "국가의 보호가 곧 개인 선택권의 박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적 방어벽을 쳤다.

우파당의 얄 얄마르손(Jarl Hjalmarson) 대표 역시 연기금이 거대한 국가 자본이 되어 시장을 억압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회주의적 통제라는 환유(Metonymy, 사물의 속성이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사물을 빌려 그 전체를 나타내는 기법)적 표현으로 뒷받침하며 국가 주도 모델의 논리적 허점을 공격했다. 이에 대응하여 농민당의 군나르 헤드룬드(Gunnar Hedlund) 대표는 도시 노동자 중심의 설계가 농민에게는 빈 봉투만 쥐여줄 뿐이라는 수사적 의문문을 던져 형평성의 논리적 모순을 날카롭게 제기했다.

스웨덴 베르틸 올린(Bertil Ohlin) 자유당 대표 [사진=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사학(Rhetoric)적 공방은 이 논쟁을 단순한 정책 대결이 아닌 철학이 부딪히는 품격 있는 전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스웨덴 의회는 키케로 수사학의 5단계 중에서도 적절한 표현과 양식을 선택하는 표현인 엘로쿠시오(Elocutio)의 미학을 고도로 발휘하여 담론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우파당의 엘리 헤크셔(Eli Heckscher)는 당시 복지 모델을 모래 위에 세운 사상 누각(Ett luftslott)에 비유하며, 인위적인 분배가 초래할 미래의 불확실성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이는 복잡한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강력한 은유이자, 감정적 공포가 아닌 논리적 경고를 담은 로고스(Logos)의 실천이었다.

이에 대해 사민당의 시구르드 린드홀름(Sigurd Lindholm)은 "우리는 예산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숫자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운명을 숫자로만 다룰 수는 없습니다 (Vi kan tala om budget. Vi kan justera siffor. Men vi kan aldrig behandla mänskliga öden som bara siffror.)"는 명징한 대조법(Antithesis)을 통해 반격했다.

그는 이 문장에서 아나포라(Anaphora, 문장 첫머리의 반복)적 리듬을 활용하여 경제적 수치에 매몰되어 있던 의회의 시선을 인간 존엄(Mänsklig värdighet)이라는 고결한 가치로 격상시켰다. 이는 수사학적 데코럼(Decorum, 상황에 맞는 격조)을 지키면서도 청중의 심장을 관통하는 파토스(Pathos)를 성공적으로 끌어낸 사례다.

논쟁이 정점으로 치달을 때, 의원들은 단순히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은 에토스(Ethos, 화자의 도덕적 신뢰감)를 증명해야 했다. 1958년 단 한 표 차이로 가결된 이 치열한 언어의 전장에서 베르틸 올린(Bertil Ohlin)은 패배를 예감한 듯 "민주주의는 소수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예술 (Demokratin är konsten att lyssna på minoritetens röst)"이라는 멋진 은유적 표현을 남겼다. 이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전쟁의 언어를 상생과 배려의 언어로 전환하는 에피데이틱(Epideictic, 찬사나 비난을 담은 시의적 연설)적 성격을 띠며 승복의 미덕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수사학적 논쟁은 키케로(Cicero)가 강조한 수사학의 원칙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생동감 있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전장은 스웨덴이 국민의 집이라는 설계도를 실제적인 사회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눈앞에 상황을 그려내듯 묘사하는 에나게이아(Enargeia)적 나레이션을 통해 국민들이 복지 국가라는 미래의 집을 시각화하도록 돕는다. 결국 품격 있는 의회 언어가 어떻게 한 국가의 민주주의적 토대를 닦고 공동체의 품격을 높이는지 증명한 역사적 사례로 남았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사진
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