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현수·최원준에게 98억원 투입
강백호 보상선수로 즉전감 선택 유력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t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외야 보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높은 금액으로 김현수와 최원준을 연달아 영입하면서 급하게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쓴 게 아니냐는 '패닉 바이' 논란에 휩싸였다.
kt는 25일 오후 김현수와 3년 50억원(계약금 30억원·연봉 20억원)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몇 시간 뒤에는 최원준과 4년 최대 48억원(계약금 22억원·연봉 20억원·인센티브 6억원) 계약 체결을 공표하며 하루 만에 총 98억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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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외야수 최원준(왼쪽)이 25일 kt wiz와 계약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kt wiz] |
앞서 kt는 박찬호(두산, 4년 최대 80억원), 박해민(LG, 4년 최대 65억원) 영입에 관심을 가졌고, 계약을 시도했으나 각각 두산, LG에 주도권을 내줬다. 박찬호는 총액은 같았으나 영입 실패, 박해민은 더 많은 금액을 제안했으나 영입하지 못했다.
또한 팀의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인 강백호가 메이저리그 포스팅 대신 한화로 이동하면서 사실상 kt가 구단의 얼굴을 잃은 상황에서,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외부 FA에게 투자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강백호가 보장 80억원 조건으로 팀을 떠난 반면, kt가 김현수와 최원준에게 지급한 보장액은 92억원으로 이를 상회한다.
김현수의 영입 금액은 원소속팀 LG가 제시했던 약 30억 중반대 조건을 크게 뛰어넘는다. 최원준 역시 올 시즌 성적이 부진했음에도 최대 48억원이라는 금액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타 구단 관계자들도 놀랐다는 반응. NC는 "아예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정도였다.
물론 kt가 영입한 선수들은 당장 팀에 필요한 자원들이다. 하지만 팀 간판선수에게 낮은 금액을 오퍼한 뒤 그 선수가 팀을 떠나자 부랴부랴 높은 금액에 선수들을 영입했다는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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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가 LG를 떠나 kt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 kt] |
더구나 김현수, 최원준은 리스크가 있는 선수들이다. 김현수는 올해 14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8 12홈런 90타점 66득점 OPS 0.806을 기록했다. 지난해 137경기 타율 0.294 8홈런 69타점 61득점 OPS 0.775에서 약간 반등했다. 하지만 내년 38세로 노쇠화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최원준은 올해 시즌 도중 KIA에서 NC로 트레이드됐고, 126경기 타율 0.242, 6홈런 44타점 OPS 0.621로 부진했다. 지난해 KIA에서 통합 우승을 하며 136경기 타율 0.292 9홈런 56타점 OPS 0.791을 기록했다. 올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기에 당장 다음 시즌에 반등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여기에 최원준은 이번 FA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A등급이다. 보상 규정에 따라 원소속팀인 NC는 20인 보호 명단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최원준 연봉(4억원)의 200%인 8억원 혹은 전년도 연봉의 300%인 12억원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외야수가 부족한 NC는 최원준의 연봉 두 배인 8억원과 함께 보상선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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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로 이적한 강백호. [사진 = 한화] |
이제 kt가 가장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강백호의 보상선수 문제다. 강백호는 A등급 선수다. 보상 규정에 따라 원 소속팀인 kt는 20인 보호 명단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강백호 연봉(7억원)의 200%인 14억원 혹은 전년도 연봉의 300%인 21억원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kt는 보상금 21억원을 택하기보다는 14억원을 받고 보상선수 1명을 지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미 한화로부터 20인 보호 명단도 전달받았다. 한화는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2군 뎁스의 강팀으로 유명하며, 최근 2차 드래프트에서도 무려 4명이 지명될 만큼 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그만큼 보호해야 할 선수도 많았고, 자연스럽게 20인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 중에는 1군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선수들이 꽤 있다는 평가다.
kt 구단 관계자는 "보호 명단에서 빠진 선수들 가운데 이름값 있는 선수도 있고, 1군 즉시전력감으로 볼만한 자원이 적지 않았다"라며 "내부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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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로 이적한 강백호. [사진 = 한화] |
다음 시즌 kt는 내야 자원의 부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강백호가 빠져나간 상황이라 보상선수 선택은 단순히 손실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 팀의 향후 3~4년 전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게다가 김현수·최원준 영입 과정에서 제기된 '패닉 바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kt는 이번 보상선수 지명에서 실패할 여유가 없다.
스토브리그 내내 화제를 모았던 kt의 공격적 영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는 결국 강백호 보상선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