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계약 관리에서 중요한 건 정확도...신뢰도 검증 병행해"
"전자계약 꺼리는 기관 존재...시장 성장 위해 인식 전환 必"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지금까지 계약 업무는 대부분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해 왔다. 이는 곧 전자계약 서비스가 인공지능(AI) 전환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최근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AI 기반 계약 관리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공개한 '모두싸인 캐비닛'을 통해 계약 관리의 AI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계약 관리 서비스에 AI 기술이 적용되면 회사 내 상당수 업무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 업무 방식은 계약서를 하나하나 직접 읽고, 중요한 조건을 확인하며, 갱신 일정을 캘린더에 수동으로 등록하는 방식이었다"며 "AI는 이러한 과정 전체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AI가 계약서 핵심 추려 리스크 예견...적절한 법률 서비스 추천도 가능"
이영준 대표는 AI가 일정 확인, 갱신 일정 등록 등 간단한 수작업을 넘어 계약서에 담긴 중요 내용을 집어내는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계약서를 보관하지만, 정작 핵심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점에 문제의식을 느낀 이영준 대표는 전자계약 서비스가 계약서 내 리스크를 잡아내고 적절한 법률 상담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약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중요한 계약을 놓치게 되고,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AI는 계약서에서 핵심이 되는 조건들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가진 조항들을 사전에 식별해 갱신 시점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이 먼저 계약 내용을 파악하고 분석하면 인간은 최종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 문화가 바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AI가 전자계약 시장에 열어주는 가장 큰 기회이자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
AI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다. 계약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문서이기 때문에, AI가 계약 조건을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생기면 심각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모두싸인은 AI 기능들을 충분히 검증하는 단계를 거친 후 점진적으로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전저서명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한 후 10년간 고객들로부터 축적한 계약 데이터와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을 기반으로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AI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인상적인 기능을 만드는 것보다 정확하고 일관되게 작동하며 실무 담당자들이 실제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것이 모두싸인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AI 계약 시대의 올바른 방향이자 철학"이라고 전했다.
◆ "법조계 반발, 공공기관 관행 우려...전자계약 인식 전환 필요해"
이영준 대표는 앞으로 전자계약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 물질적 지원보다는 문화적인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계약 관리 서비스가 법률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법조계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AI 계약 관리 서비스는 되려 법조인의 업무 효율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영준 대표는 "AI가 나오면 법률적 이슈를 검토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자연스레 법률 서비스의 진입 장벽도 낮아질 것"이라며 "기존에 변호사가 필요한 업무인지 몰라 고민하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학에는 예방 법학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법적 분쟁 자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는 법학 분야"라며 "AI 계약 관리 서비스는 고객들이 법적 리스크를 빨리 인식하도록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예방 법학적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를 치료함과 동시에 질병을 미리 식별하는 건강검진을 실시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 것처럼, 법률 서비스도 예방적 성격을 강화하면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공·금융기관에서의 관행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모두싸인은 복수의 은행과 지자체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전자계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계약 과정에서 전자 문서를 꺼리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게 이영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권을 예로 들면 내부적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부 고객이 대출 심사를 받을 때는 종이 문서를 요구하는 일이 많다"며 "공공기관이나 정부 부처에서도 종이 문서를 꺼리는 곳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전자계약 시장은 향후 업무 과정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며, 이미 미국과 중국 등 선진국들은 전자서명이 활성화됐다"며 "전자서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모두싸인도 이용자 경험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프로필>
▲부산대 법학과 학사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서비스분과 구비서류제로화TF 전문 위원 ▲한국프롭테크포럼 이사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리걸테크산업협의회 ▲모두싸인 대표(현재)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