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경영진 반응은 대체로 유보적"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주요 석유 기업 임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에너지 시장 재건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직접 계약과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과거 자산 몰수로 큰 손실을 겪은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어떤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 들어갈지는 미국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며,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 측과 직접 협상해 계약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당국이 아닌 미국 정부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구조를 만들어 정치적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 거대 석유 회사들이 정부 예산이 아닌 자기 자본으로 최소 1000억 달러(145조 원)를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간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재건을 촉구했다. 특히 과거 국유화 사례를 의식한 듯 "지금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베네수엘라"라며 "미국 정부가 완전한 안전과 보안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을 합치면 "전 세계 원유의 55%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너지 업계와 국제 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확인 매장량은 세계 전체의 약 17~19%, 미국은 3~4% 수준으로, 두 나라를 합쳐도 전 세계의 20%대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회동에 참석한 경영진의 반응은 대체로 신중하거나 유보적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과거 자산 몰수로 수십억 달러 손실을 본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두 차례나 자산을 압류당했다"며 "다시 들어가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현재로서는 투자가 불가능한(uninvestable) 곳"이라고 말했다.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CEO 역시 베네수엘라에서 약 120억 달러 규모 손실을 본 전례를 거론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미 장부에서 털어낸 일"이라고 답하며 거리를 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사업권을 유지 중인 셰브론의 마크 넬슨 부회장은 노후 인프라 개선을 통한 증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측은 1,0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기정 사실처럼 말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들이 실제로 그만한 금액을 약속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도 "정부의 공언과 기업들이 체감하는 실제 투자 환경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