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AMD, 공급 제한과 가격 경쟁력으로 여전히 시장 우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도기업 엔비디아(종목명:NVDA)가 인텔(종목명:INTC)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두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AMD(종목명:AMD)의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AMD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고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해당 소식에 인텔 주가는 정규장에서 22.77% 뛰었고, 엔비디아도 3.49% 상승 마감했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 분야에서 AMD의 최대 경쟁자인 엔비디아가 중앙 처리 장치(CPU) 분야 최대 경쟁자인 인텔과 손을 잡자 AMD 주가는 장중 5.9%까지 급락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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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
AMD는 AI 혁신을 촉진하는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노트북과 서버에 들어가는 CPU 시장에서도 인텔과 경쟁하고 있다.
J.골드 어소시에이츠의 잭 골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두 주요 경쟁자가 협력하는 것은 AMD에게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다"라며, AMD가 더 강력해진 인텔과 경쟁할 가능성이 생겼고, 향후 칩 스타트업에 시장 점유율을 뺏길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와 인텔의 협력은 과거보다 CPU와 GPU 환경 간 최적화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미 인텔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 고객들은 AMD보다 엔비디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월가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협력이 있다고 해도 인텔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AMD는 변화하는 AI 환경 속에서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안도감이 일부 반영되며 AMD는 낙폭을 줄여 0.78% 하락 마감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라이언 멀버리는 AMD의 칩이 엔비디아보다 낮은 평균 가격대에서 탄탄한 성능을 보여, 엔비디아 고가 제품에 대한 인기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멀버리는 마켓워치에 보낸 이메일 코멘트에서 "인텔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혜택을 보고 있긴 하지만, 이 소식이 새 제조 공장 건설 지연이라는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자본 지출 수준이 일정하다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모든 기업에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잭 골드 역시 인텔이 여전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AMD는 자체적으로 진전을 이루고 있어 현 상황이 큰 위기라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추론(inferencing)과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확대에 따라 칩 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며, 이 영역에서 엔비디아가 상대적으로 우위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는 "엣지 디바이스는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닌 로컬에서 처리하고 저장하며, AI 가속기를 필요로 하지만 대부분 CPU로 작동한다"며, 엔비디아가 CPU에서 상대적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인텔과 협력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가 공급에 한계가 있어 AMD가 AI 칩 시장에서 여전히 상당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