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맨유 등 빅클럽 요구에 참가팀 48개 확대도 고려
선수 혹사 부채질에 축구팬·협회 거센 반발 초래 불보듯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클럽 월드컵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 참가 팀을 48개까지 늘리고, 개최 주기도 4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구상이다. 겉으론 글로벌 축구 발전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돈과 권력에 대한 강한 집착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FIFA는 2029년부터 클럽 월드컵을 2년마다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유럽 빅클럽들의 요구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나폴리 등은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 빅클럽들이 막대한 상금에 끌려 주기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첼시는 올해 대회 우승으로 약 8500만 파운드(1597억원)를 챙겨갔다. 챔피언스리그보다 더 큰 '떼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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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지난 4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UEFA 총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
FIFA의 계산은 단순하다. 월드컵만으로는 성에 안찬다. 클럽 월드컵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개척하고, UEFA가 독점해온 클럽 무대의 상징성까지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FIFA는 6월 A매치 기간을 없애는 극단적 일정 개편까지 거론한다. 하지만 이는 각국 대표팀 경기 축소를 의미하며 각국 축구팬과 협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게 뻔하다.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미 살인적인 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은 또 다른 혹사를 감내해야 한다. FIFA는 늘 '선수 보호'를 외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더 많은 경기, 더 많은 수익, 더 많은 권력을 위해 선수들의 몸을 소모품처럼 다루고 있다.
결국 FIFA의 '2년 주기·48팀 확대 논의'는 축구 발전이 아니라 FIFA의 끊임없는 탐욕의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늘고 빅클럽은 웃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선수들의 건강, 팬들의 피로감, UEFA와의 충돌이 겹치며 축구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2000년 처음 개최된 클럽 월드컵은 매년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이 한데 모여 경쟁하는 대회였다. 2023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클럽 월드컵을 4년에 한 번 전 세계 32개 구단이 경쟁하는 대회로 바꿨고 올해 6월 '4년 주기 새 클럽 월드컵'의 첫 대회가 치러졌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