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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훈의 리턴즈] 전직 증권맨이 밝힌 금융 민낯 '까금이'

기사입력 : 2020년05월29일 10:00

최종수정 : 2020년05월29일 18:20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계속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애널리스트로 20년 넘게 일하다 전업한 한 지인의 고백입니다. 예전같으면 무슨 말이냐 싶겠지만 정보 유통이 활발해진 요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요. 사실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고객과 투자자에게 소신을 가감없이 밝히기 어렵습니다. 주식시장, 개별종목이 부정적인 상황에 놓이더라도 투자자보단 회사 이익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보고서가 나가면 해당기업은 물론 증권사 내부에서 당장 압박이 거세집니다. "이렇게 써서 내면 어떻게 영업을 하란 것이냐". 결국 애널리스트들은 자기 검열에 들어갑니다. 이 같은 조직 이기주의는 자본주의 시대 상당수 기업들의 관행이자 조직문화인데요. 여하튼 그는 지금 행복해 합니다.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만났거든요.

물론 투자자들도 예전같진 않습니다. 웬만한 증권맨, 뱅커보다 똑똑한 이들이 많아졌지요. 정보유통 채널이 다양해면서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갭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 동학개미들 움직임만 봐도 그런데요. 이번 코로나 폭락장에서 외국인과 기관들 체면이 꽤 구겨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뿐 아니라 미국에서조차 간접투자인 펀드에서 돈을 빼 스스로 직접투자에 나서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는게요. 그럼에도 여전히 증권 전문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거나 그들의 추천주를 정성껏 사모으는 초보투자자들 역시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까칠한 금융이야기'란 책 하나를 권합니다. 줄여서 '까금이'. 이 책은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에 대한 한 증권맨의 자기반성이 진지하면서도 간결하게 담겨 있는데요. 금융 종사자들로선 상당히 불편할 수있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저자 한동희는 삼성에서 30년, 이 중 삼성증권에서 25년을 근무하다 퇴직했는데요. 그는 이 책을 통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가 고객을 이용해 어떻게 돈을 버는지 내부자 입장에서 낱낱이 털어놓습니다.

금융회사 직원은 정말 소비자 편일까.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될까. 정말 한 곳만 열심히 거래해서 단골이 되면 은행은 알아서 고객 이익을 먼저 챙겨줄까. 보험은 무조건 어릴때 가입하는게 유리할까. 저자는 이에 대해 금융회사 직원으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그렇지 못한 부조리한 현실을 하나 하나 들춰냅니다.

저자의 논리 몇가지만 볼까요. 요즘 많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인 주식부터 보겠습니다.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냐고 물으면 증권사는 대부분 '조건부 긍정'의 답을 내놓습니다. '원칙'만 지키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원칙이 뭘까요. 크게 장기, 분산, 적립식투자 세가지입니다.

1원칙인 장기투자. 이는 곧 기대수익이 안 나도 시장을 떠나지 말고, 소신을 갖고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건데요. 장기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습니다. 결국 '돈 벌 때까지'란 의미입니다. 물론 손실이 나도 증권사는 어떠한 책임도 없습니다. 분산투자 역시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데, 딱히 근거는 미약합니다. 그럼에도 분산을 강조하는 이유는 영업에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종목과 상품 교체시 그럴듯한 명분이 되거든요. 해외자산으로 분산 역시 환전, 헤지에 따른 수수료를 먹습니다. 적립식투자. 이 방식이 성공하려면 투자 말미 주가가 투자기간중 주가에 비해 높아야 합니다. 반대라면 손실이지요. 그런데 시장 위기가 몰아닥칠때 어땠나요. 최근 코로나 쇼크에서 경험했듯 위기와 폭락은 언제 어떤 식으로 올 지 아무도 모릅니다. 예컨대 10년동안 장기투자로 높은 수익률이 났더라도 만료시점에 시장이 반토막나는 금융쇼크가 오면 도통 회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분야가 보험인 듯 한데요. 보험에서 역시 수많은 한계와 문제점을 찾아냅니다. 예컨대 한 국가의 'GDP 대비 총보험료 비율'입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보험침투율이 조사대상 88개국 중 5위(11.57%)였는데요. 이는 보험료로 GDP의 11.57%를 지출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로 인한 가계경제 부담은 주요국 중 최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은행의 본질인 이자장사에 대한 문제점, 증권과 은행의 펀드 수수료와 보수 구조의 한계, 종신 연금보험 등을 통한 보험사의 꼼수를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많은 금융회사와 금융제도들, 소비자 오해에 대한 저자의 까칠한 비판과 대안을 여기서 다 언급하기엔 한계가 따릅니다. 그래서 일독을 권합니다. 금융거래, 금융 재테크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더이상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금융회사와 전문가에게 기대어 내 노후와 계좌를 통째로 맡겨두는 우를 범해선 안됩니다. 슬기로운 금융생활, 투자생활을 위해서 말이죠. 금융회사와 감독당국 역시 이 같은 지적과 비판을 아프지만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반성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합니다. DLF, 라임사태 등 잇따르는 금융관련 사고에서 겪었듯 소비자 신뢰가 떠난 금융회사는 그 존재가치가 없으니까요.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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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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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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