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홍승훈의 리턴즈] 쑥대밭 증시 '간장게장'의 기억

기사입력 : 2020년03월19일 11:39

최종수정 : 2020년03월27일 14:29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간장에 절여지는 꽃게의 심정을 의인화한 시가 하나 있습니다.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 좁은 옹기 안. 위에서 울컥울컥 쏟아지는 간장을 온 몸으로 맞는 엄마 꽃게의 애달픔이 드러납니다. 가슴에 품은 알을 지키려는 버둥거림이 애처로운데요. 결국 운명(간장게장이 되어가는)을 받아들인 엄마 꽃게가 알들에게 건넨 마지막 말.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먹음직한 간장게장을 앞에 두고 어떻게 이런 시상을 떠올렸을까, 감탄했는데 요즘 주식시장을 보며 새삼 이 시가 생각이 납니다. 엄마 꽃게의 마지막 체념섞인 한 마디가 주식 투자자들의 심정일 거란 생각에서지요. 100억원 정도 주식을 갖고 있던 한 지인의 "다 털렸어. 이젠 생존!"이란 말에서 시장 패닉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서울=뉴스핌] = 홍승훈 기자 2020.03.19 deerbear@newspim.com

전 세계 금융시장이 코로나19 파장에 쑥대밭입니다. 10여년 우상향하며 가장 잘 나가던 미국증시는 그로기 상태입니다. 수일만에 작년 한해 상승분이 홀라당 다 털렸지요. 지수는 2년전 수준으로 돌아 갔습니다. 한국은 더 처참합니다. 코스피지수는 1500선까지 내려와 거의 10여년전 수준입니다. 퇴직·개인·국민연금 '쪽박' 깨지는 소리에 노후도 걱정입니다.

안전자산의 개념도 달라졌습니다. 통상 반대로 움직이던 주식과 채권,금의 관계를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꿔놨습니다. 미국 국채를 빼면 모든 자산이 하락세입니다. 안전자산의 상징이던 '금'마저도 내다팝니다. 정말 어디 숨을 곳, 숨 쉴 곳이 안보입니다. 외신에선 최근 슈퍼리치들이 미술품도 내다 판다고 합니다. 과거 금융위기나 경제위기때와는 또 다른 양상입니다. 모두가 현금만 틀어쥐겠다는 심산인데, 여기에 석유전쟁까지 불붙었습니다. 그러니 각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책도 무색해졌습니다. 트럼프의 화끈한 돈풀기 정책도 통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회적 활동도 중단됐지요. 회사와 학교는 물론 집 앞의 마트조차 가기를 꺼립니다. 생산과 소비, 국가간 무역 등 모든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미 당국은 이번 사태가 18개월 가량 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습니다. 공신력 있는 금융회사, 투자기관 역시 증시의 추가하락을 전망합니다. 더욱이 최근 10여년 패시브 투자, 기계와 알고리즘이 금융시장 중심이 된 상황에서의 시장 변동성을 일반투자자가 감내하거나 예상하긴 더 어려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결국 관건은 코로나19의 확산 여부입니다. 확진자 수의 증가세가 언제 수그러들지, 추후 안정세가 유지될지가 바닥을 가늠하는 팩터입니다. 특히 중국과 한국, 대만 등 아시아의 경우 오랜 기간 미세먼지나 황사로 상당수 사람들의 마스크 보유분이 있어 그나마 초기 대응이 수월했던 측면이 있지만 유럽이나 미국은 상황이 다르지요. 초기대응이 늦었을뿐 아니라 마스크 수급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확산이 더 가속화될 수 있는 요인입니다. 정부가 돈을 풀어 금융 리스크를 떠안겠다한들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결국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유럽과 미국의 확진자 추세를 봐야만 시장 바닥도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과 한국 등 초기 발병국의 진정국면 진입 가능성도 아직 신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하고 수많은 상점과 가게가 문을 닫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시 시간을 벌었을뿐 진정국면에 들어선 건 아니라는 신중론이 우세합니다. 진정 국면이 아닌 잠복기라는 게 설득력 있는 분석으로 보입니다. 미뤄진 개학이 시작되는 4월 이후 다시 확산 가능성도 열어둬야 합니다. 결국 백신 개발이 답인데 아무리 빨라야 늦은 하반기께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대해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런데도 폭락후 반등만 나오면 개인 매수세가 들어옵니다. 주식 문외한인 지인들조차 요즘 처음으로 주식을 사봤다고 연락오는 걸 보면 이번 폭락을 기회로 보는 사람이 많은듯합니다.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개인이 떠안는 형국인데요.

주식 보유자의 경우 아직 안팔았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소 절반이라도 파는 게 맞다는 판단입니다. 시장이 더 내리면 절반이라도 팔아서 다행인거고, 반등하면 절반이라도 남아 다행인 것입니다. 그래도 아쉽다면 리밸런싱(자산내 비중조절)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주가라는게 올라가면 끝 없이 오를 것 같고, 떨어지면 끝없이 떨어질 것 같지만 실상 영원히 올라가는 주식도, 떨어지는 주식도 없습니다. 어차피 모든 자산이 추락했다면 일단 절반가량 털어낸 뒤 추세가 바뀔때 주도주가 될 수 있는 기업으로 갈아타면 됩니다. 물론 추가 매수는 유럽과 미국의 확산추세가 꺾인 것을 확인한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고언입니다.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