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아그레망, 7주째 깜깜무소식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주미대사 내정자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미국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이 지연되며 여당은 급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선수 교체에 나섰다. 당장 다음 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피감기관장이 될 이 의원이 외통위를 이끄는 모양새는 피하게 됐다.
민주당은 27일 외통위 의원 사보임을 단행했다. 여당 간사를 맡고 있던 이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이동하고, 산자위 소속이던 이인영 원내대표는 외통위로 보임됐다. 외통위 여당 간사직은 초선인 박정 의원이 맡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국대사 내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8.09 kilroy023@newspim.com |
당초 외통위 사보임은 이 의원의 주미대사 부임과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 의원에 대한 미국의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일단 이 의원을 외통위에서 방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로써 차기 주미대사가 외통위에서 피감기관들을 국정감사하는 모양새는 피하게 됐지만 이 의원의 아그레망 지연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주에는 아그레망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또 다시 지연’된 셈이다. 지난달 9일 주미대사로 내정되고 정식 발령까지는 50일을 넘기게 됐다.
이 의원은 내정 당시 기자 브리핑에서 "아그레망이 나오기까지 5~6주가 걸린다고 알고 있다"고 밝혀 9월쯤에는 주미대사로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파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아그레망 지연으로 표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통위 관계자는 “미국이 아그레망을 미루는 건 결국 한국 정부에 대한 허가를 안 내주는 셈”이라며 “지소미아 연장 파기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그레망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최근 미국은 UN 총회에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 등 외교안보 관련 이슈가 이어지고 국내에서는 트럼프 탄핵 논쟁 등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황이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7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 하고 있다. 2019.07.30 leehs@newspim.com |
민주당에서도 ‘아그레망이 늦은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중진의원은 “통상 아그레망이 나오는 데는 7주 정도 걸린다”며 “더 빠르지 못했을 뿐 절대 늦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UN총회에도 이 의원이 주미대사로서 역할을 좀 해줬으면 했는데 미리 (아그레망을) 받지 못해 아쉽게 됐다”며 당초 바람보다는 임명이 지연됐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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