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인접지 동탄, 주거시설·토지 낙찰률 동반상승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가 경매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뒤 인근 주거지역인 동탄신도시가 주목받고 있는 것.
다만 용인시와 화성시는 경매시장에서 큰 반응이 없었다. 주거지역으로서 용인이나 화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은 데다 공장 부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이 섣불리 진입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7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동탄신도시 경매시장(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 공업시설, 토지 전체)에서는 낙찰률, 낙찰가율, 응찰자수가 지난 1년 평균치보다 모두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전후로 나타난 현상이다.
동탄신도시는 경기 화성시 반송동, 석우동, 능동, 청계동, 영천동, 오산동, 신동, 목동, 산척동, 장지동, 송동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다. 동탄1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면적은 각각 9.03㎢, 24.01㎢다.
동탄신도시에서는 지난 1~21일까지 경매 물건이 11건 나왔다. 이 중 6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54.5%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작년 1월~올해 1월) 평균 낙찰률이 약 39.47%였던 것에 비하면 낙찰률이 15%포인트(p) 넘게 상승한 것이다.
낙찰률이란 전체 진행된 경매 진행 건수 중 낙찰된 건수의 비율을 뜻한다. 이 수치가 높으면 참여자들이 경매 물건을 유찰시키지 않고 낙찰받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동탄신도시 경매시장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도 증가했다. 낙찰가율은 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응찰자들이 감정가 대비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는다는 뜻이다. 낙찰가율, 응찰자 수가 높을수록 해당 물건에 사람이 많이 몰려 경매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1~21일 기준 동탄신도시 낙찰가율은 93.7%로 지난 1년 평균치(78.92%)에서 14.78%p 상승했다. 이 기간 평균응찰자는 10.33명으로 지난 1년 평균치인 6.29명보다 4명 이상 증가했다.
주거시설 중 인기가 높았던 물건은 경기 화성시 영천동 720번지에 있는 동탄에듀밸리사랑으로부영아파트 471동 1층 101호다. 이 물건에는 지난 20일 입찰자 12명이 몰렸다. 낙찰가는 3억4280만원이었으며 낙찰가율은 93.66%였다.
경기 화성시 반송동 128-4번지에 있는 근린주택은 지난 19일 입찰자 12명이 경쟁했다. 낙찰가는 8억5099만원이었으며 낙찰가율은 93.46%로 집계됐다.
업무시설인 오피스텔도 인기를 끌었다. 경기 화성시 능동 1065-2 동탄퍼스트빌스타 9층 A927호에는 지난 21일 응찰자가 20명 몰렸다. 이 물건은 8211만원에 낙찰됐고 낙찰가율 91.23%을 기록했다.
경기 화성시 능동 1065-2 동탄퍼스트빌스타 B706호에는 같은 날 응찰자가 15명 들어왔다. 낙찰가는 8462만원이었고 낙찰가율은 94.03%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에 응찰자가 10명 넘게 들어온 것은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로 동탄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주거용 오피스텔은 대체로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경매에서 응찰자가 많이 몰리지 않는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직전 동탄신도시에 있는 오피스텔 물건에 응찰자가 15~20명이나 몰린 것은 그만큼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컸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용인시와 화성시는 경매시장에서 뚜렷한 반응이 없었다. 용인시 경매시장 낙찰률은 지난 1~21일 기준 22.2%로 집계됐다.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인 지난 22~25일 기준 낙찰률은 33.3%다. 두 수치 모두 지난 1년간 평균치(42.84%)보다 낮다.
낙찰가율은 지난 1~21일 기준 67.8%로 지난 1년 평균치(74.83%)에 못 미친다. 지난 22~25일 낙찰가율은 78.8%로 소폭 올랐으나 지난 1년 평균치와 큰 차이가 없다.
화성시 경매시장 낙찰률은 지난 1~21일 기준 37.5%로 집계됐다.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인 지난 22~25일 기준 낙찰률은 36.4%다. 두 수치 모두 지난 1년간 평균치(38.4%)보다 낮다.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 1~21일 기준 4.96명, 지난 22~25일 기준 3.2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 평균치(3.90명)에서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은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거지역으로 용인이나 화성보다 동탄신도시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용인이나 화성은 과거에 난개발이 많이 이뤄졌었다"며 "동탄신도시는 교통시설을 비롯한 인프라가 아직 완비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트램 신설을 비롯해 입지조건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용인, 화성에도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이 물론 있지만 아직은 논밭을 비롯해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다"며 "반면 동탄은 신도시인 만큼 새 아파트가 많고 생활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공장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중 어디 생길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용인 토지물건에 섣불리 투자하지 못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특정 지역에 개발호재가 나오면 땅값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토지는 아파트와 달리 월세나 보증금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섣불리 진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강은현 대표는 "용인 원삼면만 해도 면적이 60.23㎢로 넓은데 이 중 어디에 SK하이닉스 공장이 들어설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며 "향후 공장 위치가 확정되면 인근에 협력업체들도 들어올 것인 만큼 경기 안성, 세종시 고속도로를 축으로 해서 주변 땅값이 순차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토지 경매를 신청한 사람이 일반 매매시장에서 더 비싸게 팔기 위해 일부러 경매를 취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장근석 팀장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개발호재가 나오면 해당 지역 경매시장에서는 토지 물건이 자취를 감춘다"며 "토지는 경매시장보다 일반 매매시장에서 처분했을 때 진행도 더 빠르고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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