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이 24일 한국산 일부 제품에 강제노동 301조 관세를 확정하고, 별도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로 철강·석유화학·배터리를 겨냥했다.
- 한국 철강·석화업계는 중국산 반제품·과잉설비와의 연결 여부가 쟁점이 돼, 원산지·국내 공정·부가가치 자료로 우회 수출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 배터리 3사는 중국산 핵심 소재 의존도를 줄인 공급망과 북미·국내 생산·장기 수주 기반 투자를 제시해 중국발 과잉생산 체인과 선을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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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LG화학, 설비과잉·중간재 조달 구조 설명해야
LG엔솔·삼성SDI·SK온도 중국산 핵심 소재 의존도 변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미국의 다음 관세 칼날이 철강과 석유화학, 배터리 등 중국발 공급 과잉 산업을 향하고 있다.
미국이 강제노동을 이유로 한국산 일부 제품에 무역법 301조 관세를 확정한 가운데 국내 산업계의 관심은 별도로 진행 중인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조사지만 한국도 대상국에 포함된 만큼 포스코와 현대제철, 롯데케미칼과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주요 기업도 중국산 원료·반제품을 우회 수출하는 통로가 아니라는 점을 공급망 자료로 설명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제품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강제노동 301조 관세를 합한 세율이 총 12.5%가 되도록 관세를 부과했다. MFN 관세가 이미 12.5% 이상이면 추가 301조 관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해당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부터 발효됐다.
철강·알루미늄 등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제품은 이번 강제노동 301조 추가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이는 강제노동 조사에 따른 중복 관세를 피한 것으로, 별도로 진행되는 과잉생산 조사 결과까지 예외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USTR는 3월 한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구조적 과잉생산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불공정한 정책과 관행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하면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 등 대응 조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구체적인 관세율과 대상 품목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이 문제 삼는 것은 제품의 최종 생산국만이 아니다. USTR는 조사 개시 문서에서 수요를 넘어선 생산물량이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거나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유입돼 자국의 생산과 투자를 밀어내는 구조를 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중국발 과잉생산을 미국으로 연결하는 경로가 아니라는 점이 후속 조사 대응의 핵심 논리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중국산 반제품과의 연결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USTR는 세계 철강 생산능력과 수요 간 격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3분기 54%로, 전년 동기 47%보다 높아졌다는 글로벌철강과잉설비포럼의 분석을 인용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철강을 무역흑자를 이끄는 주요 수출 업종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과잉생산 조사에서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 슬래브·열연 등 반제품을 단순 가공한 제품으로 판단되면 중국발 과잉물량의 우회 경로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철강업계는 반제품 원산지와 국내 제강·압연 공정,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자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업계는 세 업종 가운데 과잉생산 논리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USTR는 한국의 무역흑자 확대를 구조적 과잉생산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한국 정부가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능력 감축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적시했다.
국내 석화업계의 설비 통폐합과 사업 재편은 수익성을 회복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기존 과잉설비의 근거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는 실제 설비 감축 규모와 가동률, 장기 공급계약,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등을 통해 수요와 무관한 생산과 밀어내기 수출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중국산 저가 중간재나 합성수지를 국내에서 가공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인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원료와 중간재 조달처, 국내 생산공정, 최종 제품의 부가가치 비중을 추적할 수 있는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중국산 핵심 소재 의존도를 얼마나 낮췄는지가 관건이다. 다만 USTR는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이 2022년 자국 내 설치량의 1.9배에 달했다며 중국발 구조적 과잉생산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은 미국과 한국에서 셀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구체와 흑연 등 공급망 일부에서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남는 배터리 소재가 제3국 생산망을 거쳐 유입되는지까지 들여다볼 경우 소재 원산지와 공급업체, 국내·북미 생산공정, 장기 수주에 기반한 투자라는 점을 제시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소재 원산지와 공급업체, 국내·북미 생산공정, 장기 수주에 기반한 투자라는 점을 제시해 중국의 과잉생산 전략과 선을 그어야 한다.
결국 과잉생산 관세 국면에서는 제품에 붙은 '한국산' 표시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철강은 중국산 반제품, 석화는 과잉설비와 중간재, 배터리는 핵심 소재 단계에서 중국의 과잉생산 체인과 얼마나 분리돼 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는 능력이 새로운 통상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