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국제도서전이 30일 굿즈 중심 행사로 흥행했다.
- 독서 인구와 출판 매출이 줄었지만 도서전엔 인파가 몰렸다.
- 상업화·대형사 쏠림 비판 속에 독립출판 대안 도서전이 열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서울국제도서전이 '굿즈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우려가 올해도 반복되었다. 텍스트힙 열풍을 타고 역대급 인파가 몰렸지만, 한정판 굿즈를 손에 넣기 위해, 혹은 SNS 인증을 위해 선 줄은 길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작가와의 북 토크와 작가 사인회처럼 책과 작가를 향한 줄도 분명 있었지만, 행사장을 가장 길게 채운 줄은 다름 아닌 굿즈 앞이었다.

이런 풍경을 두고 '주객전도'라는 비판이 일어났다. 동시에 상업화·사유화 논란에 거리를 둔 독립·중소 출판사들은 곳곳에서 대안 도서전을 열어 균열의 목소리를 냈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닷새 내내 인파로 가득했다. 18개국 538개 출판사와 관련 단체가 참가해 전시·강연·세미나 등 40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주최 측은 행사 기간에 15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에 출판 산업 전체는 침체를 겪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흥행은 더욱 도드라진다.
무엇보다 독서 인구가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38.5%, 종합 독서량은 2.4권이다. 성인 독서율은 직전 조사보다 4.5%포인트 하락하며 1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갔다. 읽는 이들이 줄어드니 출판계도 울상이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72개사 중 38개사(52.8%)의 매출액이 감소했고, 총영업이익도 약 1370억 원으로 13.4%(약 211억 원) 줄었다.
읽는 인구는 줄었지만 행사장 곳곳은 가득했다. 책을 사기 위한 줄도 물론 있었지만 이벤트 참여 시 제공되는 리유저블 백 등 경품을 받기 위한 긴 줄이 형성되었다. 인기 부스에서는 한정판 굿즈를 사려는 줄이 20~30m씩 늘어서기도 했다. 결국 도서전 안에서 가장 긴 대기 줄은 책이 아니라 굿즈 앞이었던 셈이다.
텍스트힙 현상과 맞물린 이런 줄서기에는 나름의 심리적 동력이 작동한다. '한정판'이라는 수식어에 매진 안내까지 더해지면, 실제 가치와 무관하게 손에 넣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진다. 여기에 SNS에 '획득 아이템'을 올리고 싶은 과시욕까지 얹어진다.
도서전 운영 구조 자체의 변화도 있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해 온 서울국제도서전은 2024년 운영 법인이 주식회사로 전환되며 상업화 추세가 강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 지원금이 끊긴 뒤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본 논리에 따라 중소 출판사가 배제되었다는 논란도 일어났다.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 회복을 촉구하는 출판인 모임'은 "공공재여야 할 도서전이 주식회사 체제 전환 이후 사기업의 비즈니스로 전락하며 공공성을 잃고 상업주의에 오염되었다"라고 주장했다. 도서전 안에서 규모가 큰 출판사들은 이벤트와 굿즈로 화제성을 키우고, 그렇지 못한 쪽은 부스조차 얻기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거리를 둔 독립·중소 출판사들은 대안 도서전을 열어 또 다른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서울자체도서전'과 노들섬에서 열린 '서울제대로도서전'에 많은 이들이 책을 찾았다.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한 시민은 "상업주의적이고 거대 출판사들이 부스를 많이 독점했다는 것을 안다. 다른 곳으로 관심을 가졌지만 책의 종류라든가 다양성 면에서 떨어져 이곳으로 발걸음을 해야만 했다"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의 흥행 지표만 놓고 보면 분명 성공이다. 그러나 그 흥행을 이끈 동력이 책에 대한 갈증인지, 희소성에 대한 갈증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업화로 치닫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