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BTO-rs 방식 유지하며 새 판 짜기
물가상승분 반영해 1.58조 원 훌쩍 넘길 듯
두산건설 "서울시 공문 받은 후 입장 최종 결정"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서북권과 서남권을 잇는 핵심 교통축인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새 판 짜기에 돌입한다. 서울시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컨소시엄과의 협상을 공식 중단하고 오는 7월 중순 최종 취소 확정과 동시에 공사비를 대폭 증액한 재공고를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1조5800억원 규모였던 총사업비는 최근 급등한 물가상승률과 공사비 특례를 적용해 대폭 상향될 전망이다. 한편 1년 넘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다 우선협상자 지위를 내려놓게 된 두산건설은 공사비 증액 등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 7월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확정 후 재공고...공사비 대폭 상향 추진

2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두산건설컨소시엄에 대한 서부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 절차에 공식 착수했으며 이르면 7월 중순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두산건설 측에 처분에 대한 사전 통지 및 의견 청취를 진행 중"이라며 "최종 통보 후 사업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90일가량 주어지며 이 기간이 지나면 취소가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시의 가장 큰 과제는 공사비 현실화다. 2024년 10월 기준 서부선 총사업비는 1조580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3% 이상 폭등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연쇄 이탈을 불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공사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재공고 시 당연히 물가 변동분을 반영해 공사비를 올리게 된다"며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고 기재부와 공사비 특례 부분을 협의해 최대한 증액할 수 있는 데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재공고 시 사업 방식은 기존과 동일한 'BTO-rs(위험분담형 수익형 민간투자사업)'가 유지된다. 최근 착공한 대장홍대선처럼 수익 안정성이 높은 혼합형(BTO+BTL) 등의 대안도 존재한다. 다만 시 관계자는 "BTO-rs 방식 역시 혼합형과 사실상 유사한 구조"라며 "사업 방식을 바꿀 경우 민자적격성 조사 등 행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므로 기존 구조대로 재공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는 재공고 후에도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재정사업 전환 사전타당성조사도 투트랙으로 병행하고 있다. 재정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총사업비는 국비 40%, 시비 60% 비율로 조달된다. 다만 이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거쳐야 해 개통 지연이 불가피한 만큼 시는 공사비 증액을 통한 민자 유치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 '1.5조 대어' 놓친 두산건설...치솟는 원가율에 '부담'

서울시가 공사비 증액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섰지만, 우선협상자 지위를 잃게 된 두산건설 측은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본 후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두산건설컨소시엄에는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이 공사비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핵심 시공사들이 선제적으로 이탈했고 두산건설은 시공 지분의 70% 이상을 책임질 대체 출자자를 1년 넘게 구하지 못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서울시와도 성실히 협의를 이어오며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지속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변화한 사업 여건, 민간투자 구조상 한계 등으로 비단 서부선뿐만 아니라 민자사업 전반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안을 단순한 건설출자자(CI) 모집 문제로만 표현하기는 어렵다. 현재 관련 내용과 향후 계획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 민자사업의 빈약한 수익 구조는 건설업계의 오랜 아킬레스건이다. 과거 BTO 방식으로 개통한 신분당선의 경우 영업이익 흑자에도 불구하고 매년 600억~7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입금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024년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00억원을 넘어서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외형 확장이나 수주 잔고 채우기보다는 철저하게 마진이 확보되는 선별 수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며 "서부선 사업 포기는 표면적으로는 자금 조달 실패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잠재적 우발채무와 장기 운영 적자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한 계산된 후퇴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은평구 새절역에서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은 서북권과 서남권을 연결하는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는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