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일전 극적 동점 홈런에 이어 한화전에도 역전 3점포
수비에서 약점 있지만, 타격·주루·작전 수행 능력면에서 뛰어나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김하성(애틀랜타)의 부상 이탈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야구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지만, 그 공백을 메울 카드가 분명해지고 있다. 주인공은 김주원(NC)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전날(20일) 삼성과의 첫 실전에서 3-4로 아쉽게 패했던 흐름을 곧바로 되돌린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날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주원은 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3회와 6회 각각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그는 7회초 무사 1, 2루에서 한화 황준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2002년생인 김주원은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안재석(두산)과 함께 최대어 유격수로 꼽히며 상위 지명을 다툴 만큼 재능을 인정받았다. 김주원은 프로 입단 이후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2024시즌은 기복이 뚜렷했다. 전반기 극심한 부진 속에 타율 0.252(385타수 97안타), 9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0에 머물렀고, 중요한 순간 실책도 잦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89(539타수 156안타), 15홈런, 65타점, 98득점, OPS 0.830을 기록,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올라섰다.

특히 44도루를 성공시키며 KBO 역사상 세 번째 '유격수 15홈런-40도루'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빠른 발과 과감한 주루, 장타력까지 겸비한 호타준족으로 진화한 셈이다.
그는 시즌 초반 4월까지 타율 0.200에 그쳤지만, 6월부터 반등했고 7월 이후 완전히 폭발했다. 후반기 200타석 이상 소화한 33명 가운데 타율 6위, 출루율 7위, 장타율 6위, OPS 6위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생산성을 입증했다. 그의 상승세를 앞세운 NC는 막판 9연승을 달리며 극적으로 5강에 합류했고, 김주원은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이 기세는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에서 그는 9회말 2사, 일본의 특급 셋업맨 오다 다이세이(요미우리)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한일전 연패를 끊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이번 한화전에서도 다시 한 번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당초 이번 대표팀에서 김주원의 역할은 백업에 가까울 것으로 보였다. 유격수 자리는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굳건히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성이 손가락 힘줄 파열로 WBC 출전이 불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해외파 셰이 위트컴(휴스턴), 김도영(KIA) 등이 유사시 유격수를 맡을 수는 있지만 전문 자원은 아니다. 현재로선 김주원이 가장 확실한 카드다.
더구나 그는 국내에서 드문 스위치히터다. 좌·우 타석을 오가며 어떤 유형의 투수와도 맞설 수 있다. 한화전에서도 좌타석에서 안타와 3루타를 생산했고, 우타석에서는 홈런을 터뜨렸다. 투수의 유형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은 단기전에서 큰 무기다.
물론 약점도 있다. 지난 시즌 유격수 중 가장 많은 1166이닝을 소화했지만, 29개의 실책으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이번 한화전에서도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다만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 1.298로 리그 4위에 오른 수치가 보여주듯, 전반적인 수비 기량 자체가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다. 집중력 보완이 관건이다.

김주원은 "나라를 대표해 나선다는 책임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같은 팀 동료 맷 데이비슨의 "부담 갖지 말고 즐기라"는 조언도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류지현 감독 역시 "도쿄돔의 감동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라며 "WBC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