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조정에 위험자산 전반 차익실현 움직임
셧다운 장기화…투심 위축에도 낙관론 유지
10~11월 가을 랠리 가능성…연준 금리 결정이 분수령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10일(현지시간) 장중 12만4000달러선을 돌파한 직후 12만1000달러선으로 밀렸다.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매도세가 쏟아지며 상승세가 꺾였다. 최근 급등했던 금과 은 가격이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차익 실현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시간 10일 오후 7시 20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전장 대비 약 0.4% 내린 12만1396달러, 이더리움(ETH)은 0.56% 하락한 4333달러에 거래됐다. XRP와 도지코인(DOGE)은 1% 내외 상승한 반면, 솔라나(SOL)와 BNB는 1~3%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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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10.10 koinwon@newspim.com |
이날 금 가격은 온스당 4100달러선을 시도한 뒤 1% 이상 하락했고, 은은 사상 처음으로 50달러를 돌파한 직후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4% 가까이 빠졌다.
다니엘라 하손 캐피털닷컴 수석시장분석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은 과열 상태"라면서도 "거시 환경이 안정된다면 중기적으로는 50달러 이상 구간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셧다운 장기화…투심 위축에도 낙관론 유지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정부 통계 발표가 중단되고 연방기관 업무가 지연되면서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 모두 불확실성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분석 회사인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약 6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는 "파생상품 시장의 과열은 완화됐으며,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흐름이 진정한 수요를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내재변동성 2개월 반 만 최고…10~11월 '계절적 강세기' 진입
한편 비트코인의 내재변동성(IV·Implied Volatility) 이 약 두 달 반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매년 10~11월 반복되는 '가을 랠리'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향후 비트코인 가격의 등락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볼멕스 비트코인 내재변동성지수(BVIV)' 는 최근 42%를 돌파하며 지난 8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현재는 41.85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반적으로 IV가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단기 가격 급등락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초 12만6000달러를 돌파한 뒤 일부 조정을 받았음에도 내재변동성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즉,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더 큰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코인데스크 리서치는 "2025년의 변동성 흐름은 2023년과 매우 유사하다"며 "10월 하순 이후 IV가 본격 상승하고, 비트코인 가격 역시 같은 시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비트코인은 10월 하순 2주간 평균 6%의 주간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11월에는 평균 45% 이상 급등하는 등 뚜렷한 계절적 강세 패턴을 보여왔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12만5000달러선을 완만하게 돌파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다. 반면 급격한 되돌림이 나타나면 11만5000~11만8000달러 구간에서 재차 조정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Fx프로의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수석 시장 분석가는 "비트코인이 10월 말까지 10만7000~11만5000달러 구간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며 "29일 예정된 연준의 금리 결정이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1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가려는 시도는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수익률과 변동성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의 내재변동성은 2022년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며, 이는 시장 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