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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인사청문회는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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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한적 참여와 대통령 중심주의의 절충 – 정치적 충돌과 형식의 딜레마

프랑스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미국과는 달리, 대통령중심제와 의원내각제가 혼합된 제5공화국 헌정 구조 내에서 점진적으로 제도화되었다. 1958년 헌법 제정 당시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장관을 제청·임명하되, 국회가 이에 대해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정부 시절, 헌법 제13조 개정을 통해 일부 고위공직자 임명에 대한 국회의 의견 제출권이 처음 도입되었다.

프랑스 정치학자 다니엘 르푀브르(Daniel Lefeuvre)는 『제5공화국의 권력구조(Le régime politique de la Ve République)』(2011)에서 프랑스 청문회 제도가 상징성과 투명성 제고에는 일정한 역할을 하였지만, 여전히 대통령 권한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수단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프랑스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절차적 정당성은 존재하되, 정치적 책임성이 결여된 구조"로 규정한다.

프랑스의 인사청문회는 국회 양원 위원회에서 비공개 또는 공개 청문을 진행하지만, 최종 결정은 대통령에게 있다. 실질적 거부권이 없다는 점에서 제도적 효용성은 낮다. 프랑수아 피용(François Fillon)은 2017년 대선 유력 후보로 출마했으나, 가족에게 허위 보수를 지급한 혐의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고, 해당 사건은 프랑스에서 공직자 윤리 검증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알자지라(Al Jazeera, 2017)는 이를  "프랑스 민주주의의 병적 구조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했다. IMF 총재 출신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Dominique Strauss-Kahn)의 성추문 역시, 공식 청문회 없이도 여론과 언론의 강력한 감시가 제도 외부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다니엘 르푀브르(Daniel Lefeuvre)는 『제5공화국의 권력구조(Le régime politique de la Ve République)』(2011)에서 이러한 사례들이 제도화되지 않은 인사검증 체계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르푀브르는 이 연구에서 프랑스의 인사검증제도가 "절차적 정당성은 가지고 있으나, 실질적 책임성은 결여된 이중구조"라고 지적하며, 청문회 제도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일부 고위직에 대한 국회의 의견 제출 권한을 부여했지만, 여전히 실질적 제약은 미미한 상태다. 프랑스의 청문회 과정이 비판만 받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장 피에르 슈벤망(Jean-Pierre Chevènement) 전 내무장관은 1997년 인준 당시 교육, 국방, 내무 등 다양한 부처 경험과 공직 내 청렴성으로 인해 야당 의원조차 찬사를 보냈으며, '공직자의 윤리적 롤모델'로 기록된 바 있다.

정치평론가 뱅상 마르텔(Vincent Martel, 2015)은 『프랑스 청문회의 정치와 상징(La politique symbolique de l'audition publique)』에서 슈벤망의 사례를 "희귀하지만 제도 바깥에서도 청문회의 이상을 구현한 경우"로 꼽았으며, 제라르 베르나르(Gérard Bernard, 2019)는 『정책과 공적 인사(Politiques et personnages publics)』에서 "청문회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인사의 도덕성과 전문성이 제도 밖에서라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담도 역설적으로 인사청문회의 약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즉 청렴하고 윤리적으로나 능력면에서 탁월한 후보는 이미 국민과 여론의 평가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인사청문회의 까다로운 절차조차 필요없다는 방증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판을 반영해 프랑스는 2013년부터 고위공직자 윤리기관(HATVP, 고위공직자윤리청)을 설치해 모든 장관 및 공직후보자에 대해 '재산·이해충돌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사전 심사받게 한다. 프랑스 인사청문회 제도는 여전히 제한적인 권한 구조 속에 있으나, 몇 가지 긍정적인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개 질의 절차는 최소한의 투명성을 보장하며, 언론과 시민사회에 의해 일정 수준의 견제가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뱅상 마르텔(Vincent Martel, 2015)은 이러한 절차를 "제도적 효력보다는 정치적 상징과 여론의 검증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는 절충"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프랑스 헌법상 대통령 중심의 인사권이 매우 강고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국회의 실질적 견제 기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학자 샤를 에브랄(Charles Hébrard, 2019)은 『프랑스의 인사정치와 권력균형(La politique de nomination en France et l'équilibre institutionnel)』에서 "청문회의 제도적 비효율은 행정부의 독점적 권력 구조에서 기인하며, 국회 의견이 형식적으로만 존중될 뿐 실제 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였다.

국제적으로도 프랑스의 인사청문 제도는 제한된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대학원(European University Institute, 2022)은 유럽 주요국의 고위공직자 검증제도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서 "프랑스는 대통령제 국가 중 가장 약한 수준의 의회 개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공직자 윤리성 검증이 정당 내부의 정치적 동기나 언론에 의존하는 구조로 편중되어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를 반영할 때, 프랑스 인사청문회 제도는 정치적 상징성과 언론을 통한 간접 견제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제도적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제적 보완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적 문제점

한국의 인사청문회는 2000년 7월 제정된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공식화되었다. 초기에는 대법원장, 대법관, 감사원장 등 헌법기관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2005년 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장관)까지 청문 대상이 확대되었다. 청문회에 대한 절차적 근거는 「국회법」 제65조와 「인사청문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국회 상임위 중심으로 청문이 진행된다.

그러나 한국의 청문회는 미국과 달리 국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의 임명 강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박찬준(2018)은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 이러한 법적 구속력 부재가 청문회를 단순한 여론전을 위한 정치 이벤트로 전락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자료 제출 강제력 부족, 위증에 대한 실질적 처벌 부재, 정당별 이슈 몰이의 반복을 한국형 청문회의 취약점으로 꼽았다.

2023년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인사청문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선 과제』에서도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임명이 가능한 현행 제도를 "책임정치의 제도화에 실패한 구조"로 평가하며, 국회의 실질적 견제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제안하였다. OECD(2021)의 『정부개혁 리뷰(Government at a Glance)』 또한 한국 청문회 제도의 형식성과 정쟁화를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시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권고하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인사청문회는 제도적 장치는 갖추었으나, 정치적 환경과 법적 구조의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 검증과 견제 기능이 약화된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2023)의 『인사청문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선 과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장관 후보자 중 약 18명이 재산신고 누락, 논문 표절, 갑질 의혹 등으로 낙마하였다. 특히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정치적 사냥인가, 정당한 검증인가"라는 거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문회는 국민적 신뢰보다는 여야의 정치적 소모전, 정파적 이익 추구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찬준(2018)은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 "현행 제도는 형식적 제도화는 되어 있으나 실질적 견제 기능은 결여되어 있으며, 위증죄나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처벌도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였다. OECD(2021)의 『정부개혁 리뷰(Government at a Glance)』는 한국 청문회의 '정쟁화된 비효율'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정치책임과 제도 개선 없이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개선방안으로는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의 절차적 분리 구조를 참고할 수 있다. 미국은 후보자에 대한 비공개 '예비 청문회(pre-hearing review)'를 통해 사실관계와 민감 사안을 사전에 정리하고, 이후 공개 청문회에서는 정책 철학, 공공 윤리, 국정 운영에 관한 질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구조는 정쟁화와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면서도, 청문회의 생산성과 집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엘런 보로위츠(Ellen Borowitz, 2018)는 『청문회 정치의 형성(The Formation of Confirmation Politics)』에서 "공개 청문회와 비공개 사전 검증을 병행하는 구조는 청문회의 민주적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정쟁과 폭로 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절충안"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미국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20)은 비공개 예비 검증을 통해 위원회의 질의 질이 향상되며, '정치적 함정 질문'의 빈도도 낮아진다는 실증적 분석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의 청문회 제도 개선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자료 제출의 강제력 강화, 독립된 윤리 검토 위원회 구성, 공개·비공개 검증 단계의 구분 운영 등을 통해 청문회의 제도적 신뢰를 회복하고, 청문회를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닌 '숙의적 자격 검증'의 장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의원내각제 국가의 청문회와 앤드루 잭슨의 교훈

의원내각제 국가들에서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제 국가와는 다른 제도적 궤적을 따라 발전해왔다. 영국은 전통적인 셀렉트 위원회 시스템을 통해 장관의 자질과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질의하며 비공식적이지만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독일과 일본은 공식 청문 절차 없이 정당 내부 검증과 언론 여론을 통해 사전 정화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 시절 '엽관제도, 즉 스포일즈 시스템(Spoils system)'의 도입과 그 폐해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을 계기로 공직자 검증 제도가 제도화되었고, 이후 인사청문회는 견제와 균형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의원내각제의 검증제도와 젝슨 대통령이 도입한 스포일즈 제도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개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영국: 사후 책임 중심의 셀렉트 위원회 모델

영국은 내각제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불리며,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의 수장과 동일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사 과정이 내각 내부 및 정당 구조 안에서 조율된다. 장관 임명 전 별도의 공식 청문회는 존재하지 않지만, 하원은 부처별로 셀렉트 위원회(Select Committees)를 운영하며, 이들이 장관의 정책 방향, 윤리 문제, 과거 행적에 대해 공개 질의를 수행할 수 있다. 위원회는 여야 의원으로 구성되며, 평균적으로 11명 내외의 위원이 참여하며, 위원장은 야당 의원이 맡는 경우가 많다.

셀렉트 위원회 제도가 정비되기 전, 영국의 고위공직자 임명은 대부분 총리의 재량과 정당 내부의 권력 구조에 의존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공식적인 검증 절차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충성도, 당내 인맥, 혹은 오랜 개인적 친분이 주요 결정 기준이 되었다. 특히 내각제 특성상 다수당의 총리가 내각 구성을 주도하고, 의회 다수의 지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장관 임명이 이루어지므로, 임명 과정 자체가 의회의 공식 심사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 같은 관행은 비공개성과 불투명성을 낳았고, 일부 부적격자나 부패 연루 인물이 임명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문제 인식이 누적되며,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정부 하에서 의회의 감독 기능 강화를 위해 도입되었다. 필립 노튼(Philip Norton)은 『영국 의회와 책임성(The British Parliament and Accountability)』(2001)에서 "셀렉트 위원회의 도입은 내각 중심 행정에 대한 의회의 감시 기능을 실질화하는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영국 의회의 "특별심사위원회" 또는 "정책감사위원회"로 번역 가능한 이 제도는 각 정부 부처별로 설치되며 장관의 업무 전반, 정책 방향, 윤리성 등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법적 근거는 1979년 개혁 이후 강화된 『House of Commons Standing Orders』 제152조에 명시되어 있으며, '정부 활동의 조사와 감시 기능'을 공식적으로 부여받는다. 위원회는 필요 시 "pre-appointment hearing"(임명 전 심문)을 통해 주요 공직 내정자에 대한 공개 질의를 수행하며, 보고서를 통해 총리에게 권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특히 BBC, Guardian 등 주요 언론은 셀렉트 위원회 심문을 실시간 보도하며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다(Martin Loughlin, 2010; House of Commons Library, 2022).

메간 윌리엄스(Megan Williams)는 『영국의 셀렉트 위원회와 민주적 통제(Select Committees and Democratic Control in the UK)』(2015)에서 "비록 법적 권한은 제한적이나, 공개 질의와 보고서 작성이라는 절차 자체가 정치적 억제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하원 정치개혁위원회(House of Commons Reform Committee, 2009)는 "셀렉트 위원회는 내각 중심의 의회 정치에 대한 실질적 감시와 정책 자문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라 평가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2년 제레미 헌트 문화부 장관 내정자가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의 부적절한 접촉 의혹을 받은 사건이 있다. 당시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셀렉트 위원회는 청문회를 열어 헌트 장관의 중립성과 자격을 집중 추궁했고, 야당 의원들이 위원회 회의록을 통해 그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결국 언론의 집중 보도와 정치적 압력 속에 헌트는 사퇴하지 않았지만, 보수당 정부는 관련 업무에서 그를 제외시키며 위원회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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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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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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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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