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동남아 노선 확대, 국내선 공급 축소
항공사 "수익성 우선"…국내선 확대 난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최근 일본과 동남아 국가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항공사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당 노선에 맞췄다. 국내 노선에 투입되던 항공기까지 국제선으로 돌리는 바람에 국내선 항공편 좌석 수는 크게 줄었다. 연말을 맞아 국내 항공권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선 항공권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25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동계 기간 최대 45개국, 236개 노선에서 주 4879회 국제선 정기편을 운항한다.
올해 하계 대비 주 8%(주 369회), 2023년 동계 대비 14%(주 597회)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출국층이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노선별로 살펴보면 동계기간 계절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계 대비 일본 노선은 12%(주 143회), 동남아 노선은 14%(주 166회) 늘었다. 특히 베트남 나트랑, 푸꾸옥 등의 노선을 대폭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국제선 공급이 늘어난 만큼, 국내선 공급은 줄었다는 점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항공기 기단 규모는 비슷한데 국제선이 호황기를 맞고 있어 공급에 차이를 둘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일본 노선은 지난해부터 수요가 최대치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을 고려해 국내선 공급을 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기준 30일과 31일 국내 항공사들의 김포~부산, 부산~김포 항공권을 검색하니 대부분 매진으로 나타났다.
제주 노선도 비슷하다. 할인 항공권은 일찌감치 동났고, 일반 항공권만 일부 시간대에 소규모로 남아있었다.
제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 모씨(32)는 지난주 서울 병원을 방문했다가 제주로 돌아가는 표를 구하지 못해 이틀 더 머물렀다.
김 씨는 "이웃들로부터 요즘 제주 항공권 구하기 힘들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그동안은 서울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난 후에 항공권을 구매했었기에 이번에도 별생각 없이 똑같이 했다가 매진에 한 번, 항공권 가격에 두 번 당황했다"고 말했다.
항공권 가격은 기본적으로 산출하는 방법에 수요와 공급 조건을 더해 결정된다. 지금처럼 항공 편수가 적고, 여행 수요는 많을 경우 특가 항공권이 많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승객 입장에선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선 공급이 확대돼야 한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동계 기간으로 분류되는 내년 3월 29일까지 수익성을 포기한 채 국내선 공급을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이 올해 항공사 실적 개선하는 핵심 노선이었다"며 "승객들의 항공권 예약이 힘들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수익 창출 노선을 대신해 다른 노선에 항공기를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내선 수요가 국제선만큼 올라오고, 상대적으로 국제선 인기가 식는 방법 외에는 공급석을 늘릴 명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