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격인상·여름철 비수기인데...초콜릿 매출 최대 26% 신장
"두바이초콜릿 직접 만들어 먹자"...DIY족 확산에 반사이익
때 아닌 초콜릿 열풍...롯데, 가나초콜릿 50주년 앞두고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 '두바이 초콜릿'이 품귀현상을 일으키면서 전체 초콜릿 판매량이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을 직접 만들려는 수요가 생겨나는 등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이다.
코코아 원가 상승으로 지난달부터 연이어 초콜릿 가격을 올린 롯데웰푸드 등 제과업계는 때 아닌 초콜릿 열풍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20일간 이마트에서 판매된 판 초콜릿 판매량은 직전 20일인 6월 1~20일 대비 26%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판 초콜릿은 납작한 직사각 형태의 기본 초콜릿이다. 제품 그대로 먹기도 하지만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에 주된 재료로 활용된다.
편의점에서도 초콜릿 카테고리 판매량이 늘고 있다. GS25에서는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두바이 초콜릿을 제외한 초콜릿 카테고리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0.5% 신장했다. 같은 기간 CU의 초콜릿 매출(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제외)은 4.5% 올랐다.
두바이 초콜릿 사전판매가 시작되자 접속 오류 끝에 판매 완료된 세븐일레븐 앱. [사진=세븐일레븐 앱 캡쳐] |
초콜릿 비수기인 여름철에 초콜릿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운 날씨로 초콜릿이 잘 녹고 눅눅해지는 여름철은 대표 비수기로 꼽힌다. 또한 지난달부터는 초콜릿 재료인 코코아 원가 상승으로 주요 초콜릿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롯데웰푸드는 6월부터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초콜릿 관련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0% 올렸다. 같은 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허쉬밀크초콜릿, 허쉬아몬드초콜릿 등 허쉬 초콜릿 가격은 기존 1600원에서 1800원으로 12.5% 인상됐다. 또한 이달부터는 '밀카'와 '네슬레' 초콜릿 4종 가격이 편의점 기준 각각 400원, 300원 올랐다.
통상 제품 가격을 인상한 직후에는 한동안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그런데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힘입어 오히려 초콜릿 수요가 늘어난 모습이다.
관련해 편의점업계에서는 두바이 초콜릿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 앞서 이달 6일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판매를 개시한 편의점 CU에서는 하루 만에 초도물량 20만개가 모두 소진돼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오는 13일 7만개 가량 물량을 추가 확보, 매장별 4개 한정으로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CU에서 판매 중인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사진= BGF리테일] |
GS25는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우리동네GS앱'을 통해 '두바이 카다이프 초콜릿'의 사전예약을 개시했는데 9분 만에 준비한 물량 5000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또한 GS25는 이날 오전 10시에도 물량을 2만개로 늘려 2차 사전예약 판매에 나섰는데 인원이 대거 몰리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져 전체 물량 소진까지 1시간 15분가량이 소요됐다. 대기시간을 제외한 실제 판매 시간은 약 15분 정도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9일 자사앱에서 예약판매한 두바이 카다이프 초콜릿의 1200개 물량도 5분 안에 매진됐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직후인데다 비수기인 여름철임에도 초콜릿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롯데웰푸드 등 제과업체들은 표정관리에 나섰다.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도 개선 효과와 함께 '두바이 초콜릿'의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프리미엄 초콜릿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한 것도 의미가 있다. CU의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가격은 4000원,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두바이 카다이프 초콜릿' 가격은 2만2000원에 달한다.
마침 국내 초콜릿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웰푸드는 내년 2월 가나초콜릿 출시 50주년을 앞두고 적극적인 초콜릿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가나' 초콜릿의 상위 브랜드인 '프리미엄 가나'를 선보이며 초콜릿 브랜드 고급화에 시동을 걸었다. 또 지난 3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가나 브랜드 팝업스토어인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3'를 운영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에 '고품질 디저트'라는 새 이미지를 부여해 전략 상품으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가격 인상으로 다소 주춤했던 초콜릿 마케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현재 두바이 초콜릿 관련 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며 "초콜릿 제품이 유행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