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의견 '보유'...주가 20.60%↓ 전망
포워드 PER 62.3배...내년 성장 전망 선반영돼
AI시대 기업 수요 급증 반영해 상업 매출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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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종목명: PLTR)의 현재 주가는 2021년 1월 27일 찍은 사상 최고가 45달러에서 59.56% 내린 수준이다(15일 종가 18.20달러 기준). 2020~2021년 밈 주식 매수 열풍 속에 주가가 치솟았지만, 그간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거품이 터져버렸다. 그러다 올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기 속에 팔란티어가 AI 기반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고 AI 중심 플랫폼의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3년 들어 지금까지 주가는 183.49% 올랐다. 6월에 미국 특수작전사령부에 기술을 제공하는 최대 4억6300만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성적이 좋았고, 7월에는 웨드부시의 유명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가 팔란티어를 "AI계의 리오넬 메시"로 칭하며 매수를 추천해 AI 수혜주로서의 매력에 관심이 쏠렸다. 8월 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팔란티어를 정부와 기업의 AI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으면서 투자 열기에 불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월가에선 내년 주가 하락을 점친다. 올해 상승세가 두드러진 만큼 월가의 목표주가 대비 현재 주가가 높아 단기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3개월간 팔란티어에 투자의견을 낸 투자은행(IB) 14곳 가운데 매수 의견은 5곳(36%)에 불과했다. 14개 IB가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14.45달러로 15일 종가보다 20.60% 낮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12개월간 주가가 20.60%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들이 이처럼 신중한 의견을 내놓는 데는 팔란티어 주가가 실적 전망에 비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올해 랠리 이후 포워드 주가수익배율(PER)이 62.3배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다. 팔란티어의 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2024년에도 계속 성장이 예상되지만 이미 주가에 앞으로 수년간의 성장이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브릭스 등과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전망된다.
팔란티어 로고 [사진=블룸버그] |
일각에선 성장 잠재력에 큰 무게를 두고 내년 추가 상승을 기대한다. 현재 월가에서 나온 최고 목표주가는 25달러로 현재 수준서 37% 상승 여력을 나타낸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온톨로지화에 생성형 AI와 머신러닝 기능이 강화된 가운데 내년 S&P500 편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03년 설립된 팔란티어는 정부 기관과 대기업 고객을 위한 데이터 마이닝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정보기관을 위한 대테러 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이 시초였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다양한 출처에서 대량의 정보를 취합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객이 더 나은 정보에 입각한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전보장국(NSA), 국토안보부(DHS), 영국 비밀정보국(SIS) 등 주요국 정보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팔란티어는 원래 중요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 하는 이들 기관에서 정부용으로만 사용하도록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납품했다. 방대한 이질적 데이터들의 접점을 찾고 연결해 이들 데이터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팔란티어의 역량이 빛을 발한 가장 유명한 사례는 CIA와 FBI 데이터베이스를 교통부 데이터와 결합하여 잠재적인 테러 활동을 예측하고 저지한 것이다. 미 국방부에서 최고 등급의 기밀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권한(Dod 임팩트 레벨6)을 부여한 기업이 3곳 있는데, 팔란티어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과 함께 여기 속할 정도로 정부의 신임을 받고 있다.
생성형 AI 시대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팔란티어의 기술은 정부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수요가 많다. 정부 계약을 넘어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상업적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팔란티어의 시장 기회는 한층 확대되고 있다. 그간 정부 계약에 크게 의존하고 민간 부문 고객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잠재적 투자자들이 팔란티어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기도 했지만 최근 발표된 실적 보고서에서 기업 고객을 포함하는 상업적 부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완화했다.
11월 2일 공개된 팔란티어의 3분기 매출은 5억5820만달러(월가 예상치 5억5600만달러 상회)로 전년 동기의 4억7800만달러에서 17% 증가했다. 매출의 55%가 여전히 정부에서 발생했지만 상업적 부문 비중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정부 부문 매출이 3억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반면 상업적 부문 매출은 2억5100만달러로 23% 늘었다. 미국 내 상업적 고객 수가 132개에서 181개로 1년 만에 37% 증가했다는 점이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③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