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중심 소폭 증액 방침 제시
총선 대응 생색내기용 증액 비판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여당의 과학기술분야 예산 심사기준을 두고 과학기술계가 다시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년 연구원에 대한 인건비 예산 일부를 늘릴 뿐 근본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증액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13일 발표한 '2024년 예산안 심의방향'에 따르면, 당초 삭감된 과학기술분야 예산에서 연구인력 부문을 중심으로 한 예산 증액이 예고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13 leehs@newspim.com |
심의방향에서 여당은 이공계 R&D 장학금 지원을 대폭 늘리고 대학연구기관에 신형 기자재 등의 지원을 통해 경쟁력인 있는 연구기관으로 탈바꿈시킬 것을 강조했다.
기초연구와 출연연에 대해서는 수월성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예산 변화에 따른 연구현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민간의 우수한 R&D와 대학 간 연계 촉진을 위한 산학협력 강화 예산을 반영하고, 비메모리반도체 등 대학연구소․중소기업의 혁신적 R&D 투자를 증액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과학기술계는 기존 정부 방침에서 크게 달라지 부분은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예고된 과학기술 인력 분야에 대한 지원에 방점을 찍었을 뿐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대한 당초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안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목한 카르텔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재구조화에 대해서는 과학기술계 역시 그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미 긴축 재정 기조에서 여당 역시 R&D 예산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은 만큼 줄였다가 당장 체감이 되는 인건비 지원만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연택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위원장은 "근본적인 R&D 예산 증액이 아닌, 인건비 등을 중심으로 한 예산 증액을 하더라도 1000억원 안팎 수준일테고 실질적인 증액 방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근본적으로 연구 현장에서 활발하게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R&D 예산의 대폭 증액 자체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R&D 예산 삭감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논리가 부족하다"며 "급하게 줄이고 마지 못해 인건비 등 규모가 적은 부문에 대한 찔끔 증액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선거용·생색내기용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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