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6일 새벽 0시 15분, 아랍에미레이트(UAE) 항공 EK363 항공편이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국제공항을 떠났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6일, 이집트 10일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50명을 태운 항공편으로, 중국 당국이 지난달 말 중국인의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뒤 해외로 출국하는 첫 단체 관광객이라고 지난완바오(齊南晩報) 등이 6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문화관광부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초기인 2020년 1월 26일 전국 온·오프라인 여행사의 단체 여행 및 '항공권+호텔' 패키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제로 코로나19 방침을 고수하면서 국경을 걸어잠궜다가 지난해 말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했다.
지난달 26일 국가문화관광부는 이달 6일부터 전국 온·오프라인 여행사들이 일부 국가에 대한 중국인 단체관광 및 '항공권+호텔' 패키지 상품 판매 업무를 재개하는 것을 시범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중단됐던 중국인의 해외 단체 관광이 3년 만에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당국이 지정한 단체 관광 가능 국가는 모두 20개다. 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몰디브·스리랑카·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라오스·아랍에미리트·이집트·케냐·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스위스·헝가리·뉴질랜드·피지·쿠바·아르헨티나가 포함됐지만, 우리나라는 빠졌다. 한국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면서 단기 비자 발급 제한하기로 하자 중국 역시 한국으로의 단체 관광을 불허하기로 했다.
[사진=펑파이(澎湃) 갈무리] 9일 태국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에 현지 매체의 플래시가 쏟아지고 있다. |
해외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서 다수 여행사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상품들마다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고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전했다.
진장여행(錦江旅遊)은 지난달 26일 아랍에미레이트 4박 6일 코스의 단체 관광 상품을 출시한 뒤 5일 만에 예약이 만료됐다고 설명했고, 광즈뤼(廣之旅)는 40명을 모집하는 뉴질랜드 남북섬 10일 코스 여행 상품이 출시 1분 만에 매진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해외 관광이 자유로워지고 그에 따라 국제 항공편 운항 수가 늘어나면서 항공권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취날(去哪兒)에 따르면, 2월 들어 다수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 기간(1월 21~27일) 대비 50%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기준 2월 출발하는 홍콩-방콕 항공권 가격은 1200위안(약 22만원), 홍콩-싱가포르 항공권은 800위안, 상하이-푸껫 항공권은 800위안 등으로, 춘제 기간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특히 홍콩을 경유해 동남아 국가로 가는 항공권이 저렴해 인기다. 홍콩을 경유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태국 방콕·싱가포르 등으로 갈 경우 광저우에서 직항으로 가는 것보다 절반가량 저렴하게 갈 수 있다.
다만 비자 발급 제한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단체 관광 허용 대상국에 빠진 한국과 미국, 일본행 항공편 증편은 더디다. 궈러춘(郭樂春) 취날 빅데이트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항공으로 가는 노선은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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