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제로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서 황도 통조림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CNN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감기약과 더불어 황도 통조림 사재기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마트 등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도 '매진'이라는 소식이다.
중국 최대 통조림 제조사 중 하나인 다롄린지아푸즈식품(大连林家铺子食品·Dalian Leasun Food)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황도 통조림 ≠ 약"이라며 "황도 통조림 자체에는 약효가 없다. 공급은 충분하니 겁먹을 필요도, 다급하게 살 이유도 없다"고 공지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
'패닉 바잉'이 지속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 11일 웨이보에 "귤을 먹는다고 항원이 생기나?"라며 "황도 통조림은 왜 갑자기 불티나게 팔리나. 과학 방역을 믿고 소문들에 오도되지 말자"는 글을 올렸지만 사재기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일보 영자 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내 유통되는 황도 통조림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산둥성(山东省) 린이(临沂)시의 업체 수 십곳이 넘쳐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야간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은 왜 황도 통조림에 열광할까.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 인체 면역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정보이지만 문화적 배경도 있다.
황도 통조림은 중국인들의 어릴 적 추억의 음식이자 북동부 지역에서는 감기 민간요법으로 통한다.
1970년과 1980년대 추운 북부 지역에서는 신선한 과일을 접하기가 어려웠는데, 당시에 황도 통조림은 가족과 친지에 선물할 만큼 귀한 상품이었다.
특히 감기에 걸려 입맛이 없는 아이들에게 달콤한 황도 통조림은 대체 식사가 됐고, 쓴 약을 먹길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황도 통조림은 마치 우리나라에서 한약을 마신 뒤 먹는 사탕처럼 하나의 '보상'이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한 네티즌이 웨이보에 엄청난 양의 감기약을 사재기한 사진을 자랑하며 "나는 (코로나19에) 준비돼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황도 통조림"이란 게시글을 올린 것도 이러한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한 것일 수 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이밖에 '타오즈'(桃子·복숭아)와 '타오파오'(逃跑·도망가다)의 앞글자가 발음이 같아 "먹으면 병이 달아난다"로 결부시키는 사람도 있다. 황도 통조림은 코로나19 급확산에 불안한 중국인들에게 있어 심리적 안정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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