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매도로 금리 띄우는 '채권 자경단' 시장 개입 가능성
"미 국가 부채 상환 계획에도 차질… 신용등급 악화 뇌관 될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교역국 대상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하면서, 막대한 관세 환급에 따른 재정 악화를 우려한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시장에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미 정부가 대규모 국채 매도세를 주도하는 채권 자경단에 직면해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채권 자경단은 1980년대 월가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가 처음 고안한 조어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이나 통화정책에 불만을 품고 국채를 대거 내다 팔아 금리를 끌어올리는(채권 가격 하락) 거대 투자 세력을 뜻한다.
이들이 시장을 뒤흔든 대표적 사례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도 장기물 금리가 치솟았던 2024~2025년 시장, 그리고 재원 대책 없는 대규모 감세안으로 영국 국채 금리 폭등을 부른 2022년 리즈 트러스 내각 사태 등이 꼽힌다.
실제로 이날 미 국채 시장은 약세(금리 상승)를 보이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동부 시간 오후 2시 11분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090%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1.4bp 오른 3.484%를, 초장기물인 30년물은 2.4bp 뛴 4.728%를 각각 나타냈다.

채권 자경단 귀환설이 대두되는 핵심 이유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천문학적 관세 환급 가능성 때문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관세 징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환급 대상 규모가 1700억~1750억 달러(약 25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막대한 자금을 기업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정부가 단기 국채 발행 등을 늘리면 재정적자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모넥스 유럽의 닉 리스 매크로 연구 책임자는 "시장의 반응이 일시적일지 지속될지는 세부 사항에 달렸다"며 "핵심은 연방정부가 그동안 거둬들인 돈을 전부 돌려줘야 하는지 여부에 있다"고 짚었다.
TD증권의 제너디 골드버그 미국 채권 책임자 역시 "가장 큰 불확실성은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있다"며 "채권시장의 눈은 사전 징수된 관세의 행방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향후 10년간 30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가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됐던 수조 달러의 잠재적 세수 확보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이는 미 재정적자에 대한 시장의 근본적인 불안을 부추겨 채권 자경단이 국채 매도로 정부의 재정 정책을 응징하도록 자극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오사익의 필 블랑카토 최고 시장 전략가는 "이번 판결 직후 미 재무부가 기업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우려가 퍼지며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다"며 "이는 재정적자를 더 키우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신용 기준을 잠재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시장의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