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도 높은 소매·IT 하드웨어 섹터 '순풍'
트럼프 '플랜 B' 모색 전망… 환급 절차 등 불확실성 남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20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반색하고 있다. 시장은 대법원이 미뤄왔던 관세 위헌 판결을 확정 지으면서 짓누르던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됐다고 평가하며 환호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존에 거둬들인 관세 환급과 트럼프 정부의 '플랜B'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11시 8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05포인트(0.18%) 오른 4만9482.21에 거래됐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86포인트(0.57%) 전진한 6900.7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33.52포인트(1.03%) 상승한 2만2916.28을 가리켰다.
이날 대법원이 6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강행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하급심 판단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증시는 강한 상승 동력을 얻었다.
글로벌 주식시장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증시의 벤치마크인 S&P/TSX지수는 이날 장중 3만3808.28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동반 상승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37% 오른 8514.12를 기록했고 영국 FTSE100지수도 0.78% 전진한 1만710.31을 나타냈다.
반면 미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8% 내린 97.65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18% 오른 1.1795달러, 달러/엔 환율은 0.13% 하락한 154.78엔에 거래됐다.
미 국채 금리는 완만히 상승(국채 가격 하락) 중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1bp(1bp=0.01%포인트) 오른 4.086%를 기록했고,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0.8bp 상승한 3.478%에 거래됐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당장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네드그룹 인베스트먼트의 롭 버데트 멀티 매니징 책임자는 "이번 판결은 미국 대통령 권한의 한계와 입법부·행정부 간 권한 분리와 관련해 커다란 의미를 지니며 주식, 채권, 통화, 전 세계 교역 흐름에 거시적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무역 불확실성 완화로 수입에 의존하는 경기순환주,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소매업, 산업재 섹터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이날 소매업체들의 주가는 뚜렷한 강세를 보여, 룰루레몬이 장중 2.6% 올랐고 윌리엄스소노마와 타깃 역시 각각 3.2%, 1.7%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행정부 관료들은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관세 부과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플랜 B'를 예고한 상태다.
내틱시스의 크리스토퍼 하지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 권한에는 타격을 입었지만 행정부에는 여전히 관세를 부과할 다른 수단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의 생활비 부담 문제를 고려할 때 정부가 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는 주저할 것으로 보고 실효 관세율은 이미 고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미 징수된 막대한 규모의 관세 환급 문제도 뇌관으로 남아있다. TD증권의 제너디 골드버그 미국 채권 전략 책임자는 "정부가 관세 수입을 어떻게 환급할 것인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가 주요 의문점"이라며 "정부의 향후 대응 방식이 핵심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