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핵무장론에 부정적 "우리를 고립시킬 뿐"
北 핵 위협에 입장 변화 주목, 대통령실 "아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항해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과 관련해 "조야의 여러 의견을 따져보고 있다"고 해 관심이 증폭됐다.
윤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회담에서 기자의 전술핵 재배치 관련 질문에 "수 없이 이야기를 드렸고, 대통령으로서 이렇다 저렇다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해 여운을 남겼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2022.06.21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핵무장은 우리를 고립시킬 뿐"이라고 명확한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북한이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북한의 전술핵운용부대 군사 훈련을 지도하면서 대한민국을 겨냥한 핵 위협의 수위를 올리자 검토에 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술핵 재배치 검토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긍정적 검토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며 "미국 조야에서도 재배치는 필요 없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안다. 우리는 NPT 체제 유지라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의 입장도 일관되게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CNN은 지난 5월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 보도를 통해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이었던 지난 5월 2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에 "전술핵 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 7월 25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지금 핵무장이라든지 NPT 탈퇴라든지 이런 부분은 우리 정부가 공식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국내외 조야의 의견을 따져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말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위협이 구체화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중진급 정치인들 사이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주장이 이어지고 있어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