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BYD가 올해 비중국 전기차 판매에서 현대차그룹을 앞섰다
- 현대차그룹은 철강·부품·완성차 수직계열화를 키웠다
- BYD는 배터리·전력전자 통합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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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부품에서 배터리·반도체로…전기차 시대 수직계열화 경쟁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비(非)중국 시장 공세가 매서워지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 경로와 자주 비교되고 있다. 두 회사는 완성차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과 소재를 직접 확보하며 수직계열화를 강화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출발점은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를 중심으로 성장한 뒤 철강·부품·물류로 밸류체인을 넓혔고, BYD는 배터리업체로 출발해 전기차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BYD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62만7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41.8%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60만9000대로 1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BYD가 비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을 앞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올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올 상반기 비중국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459만8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30.3% 늘었는데, BYD는 이 시장에서 49만7000대를 판매해 81.4% 급증하며 3위에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은 37만대로 25.9% 늘었으나 시장 평균 성장률에 못 미쳐 순위가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점유율도 현대차그룹은 8.3%에서 8.0%로 낮아진 반면, BYD는 7.8%에서 10.8%로 뛰었다.

◆ 현대차그룹,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는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 밸류체인을 따라 구축됐다.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강판 등 철강 소재를 확보하고, 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 등 부품 계열사가 핵심 부품과 모듈을 만든다. 현대차와 기아가 완성차를 생산하고 현대글로비스가 물류를 맡는 구조다. 철강→부품→완성차→물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도 이 구조를 이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58억달러(약 8조원)를 투입해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짓고 있다. 지분은 현대제철 미국법인 50%, 포스코 루이지애나 20%, 현대차·기아 미국법인이 각 15%씩이며 2029년 상업생산이 목표다. 여기서 생산되는 강판은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기아 공장에 공급된다.
이 같은 수직계열화는 내연기관 시대에 상당한 경쟁력이 됐다. 철강과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완성차와 부품 개발을 연계해 품질과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 BYD, '배터리에서 자동차까지'
BYD의 출발점은 달랐다. 1995년 배터리업체로 출발한 BYD는 2003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와는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전기차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이미 자체적으로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BYD는 배터리를 시작으로 전기모터, 전력전자, 차량용 반도체까지 자체 생산 영역을 넓혔다.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BYD 가격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이유다.
특히 배터리와 완성차를 별개 사업으로 두지 않고 차량 개발 단계부터 통합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대표적 사례가 자회사 핀드림스가 만드는 블레이드 배터리로, 배터리 기술을 차체 설계와 결합해 성능과 공간 활용, 원가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2020년 처음 공개된 블레이드 배터리는 BYD가 자체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길고 납작한 '칼날' 모양의 셀을 벌집 구조로 빽빽하게 배열한 것이 특징이다.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지난 3월에 선보였으며 BYD의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대부분 탑재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BYD의 전기차 부품 수직계열화 비율이 현대차그룹 보다 약간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높은 수직계열화 비율이 생산성과 정비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 계열사, 부품 공급, 생산 및 판매 국가 등에 따라 변수는 상존하기 때문이다.

◆ '철강'과 '배터리'…출발점이 경쟁력을 갈랐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잘 만들기 위해 자동차 산업의 앞단을 장악했고, BYD는 배터리를 잘 만들던 회사가 자동차 산업에 들어오면서 전기차의 핵심 밸류체인을 장악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엔진·변속기 등 기계 부품과 그동안 쌓은 공급망이 진입장벽이었지만, 전기차에서는 경쟁의 중심이 배터리·전력전자·모터·반도체·소프트웨어로 옮겨갔다. BYD가 강점을 갖고 있던 분야가 그대로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이 된 셈이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어디를 바라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면 부품업체 마진과 물류비, 공급망 비용을 줄이고 원가와 생산 일정을 통제할 수 있는 폭이 커진다. BYD는 이 구조를 배터리·완성차 가격을 동시에 관리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는 "BYD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BYD는 전기차 원가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30% 미만으로 낮추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2450만원), 소형 전기 SUV '아토3'(3350만원)와 같은 BYD 전기차는 생산 단가로 보면 현대차·기아가 (국내에서) 만들 수 없는 차"라고 단언했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