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실업률 높은데, 우리는 그런 상황 아냐"
"성장세 다소 둔화되길 원해, 경기 과열 원치않아"
"2% 물가 안정 목표 달성하려면 갈길 멀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이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진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더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이 경기 침체 우려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연준이 침체보다는 물가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라서 눈길을 끈다.
카시카리 총재는 31일(현지시각)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 여부를 놓고 논쟁하고 있다면, 질문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가 기술적으로 침체에 있는지는 나의 기존 경기 분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28일 나온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며 미 경제는 기술적으로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로 정의되는 침체의 기준에 다다랐다. 이를 두고 월가에서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카시카리 총재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이어 "나는 인플레이션 지표와 임금 지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상승세는 계속해서 상방 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있으며, 임금도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9.1% 급등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고물가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상황이다.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수는 37만2000명 증가해 다우존스의 추정치인 25만명을 웃돌았다. 실업률도 5월과 동일한 3.6%로 5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처럼 강력한 고용 시장 상황을 언급하며 "통상 경기 침체기에는 실업과 실업률이 높은데, 우리는 그런 비슷한 어떤 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총재는 "고용 상황이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세를 추월하며 많은 미국인들이 실질적인 임금 삭감을 겪고 있다"면서 "물가를 안정시킴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현재 연준의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당장 고용시장이 강력하기 때문에 지금 미국의 경제가 침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이 줄고 있는 만큼 침체보다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경제가 과열(overheating)되는 상황을 원치 않으며,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가장 원한다"고 말했다.
결국은 연준이 지금까지 강조해왔던 대로 연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로 유발된 측면이 큰 반면, 수요를 타깃으로 한 연준의 통화 정책이 침체 없이 물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총재도 이 같은 점을 인정했다. 그는 "경기 둔화(economic slowdown)를 유발한 게 연준인 상황에서 둔화를 조절하는 건 몹시 어렵다"면서도 연준이 물가 압력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달성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면서 "우리는 이를(물가 2% 안정)을 원한다"고 말해 물가 안정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