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바닥 지지율 반등 '난망'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월가에서 침체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잇따라 "침체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노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동 방문 일정 중 눈을 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7.18 kwonjiun@newspim.com |
◆ 마이너스 0.9%...'침체다 vs. 아니다'
28일(현지시각) 미 상무부가 공개한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로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0.3% 성장을 뒤엎는 결과로, 1분기 기록한 -1.6%에 이어 2개분기 연속 역성장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에서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통상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간주하는데, 월가에서는 침체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실업률이 최근 50년 사이 최저치를 지속하는 등 노동시장이 강력하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게 놀랄 일은 아니나 침체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 침체기에는 경제 전반이 광범위하게 악화하며 대량 해고, 기업 파산, 가계 재정 악화, 민간부문 성장세 둔화 등이 목격되는데 현재 우리는 이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공식적인 경기 침체 여부는 비영리 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선언하는데, 소득, 지출, 고용, 생산 등의 다양한 경제 요소가 얼마나 크게 또는 얼마나 오래 변화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해 경기침체가 공식 선언되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미국 지도 위에 놓인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침체여부 떠나 바이든에겐 '불리'
미국 경제가 공식적으로 침체인지 아닌지를 떠나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현 경제 상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중간선거 전까지 남은 GDP 발표는 10월 27일 단 한차례밖에 없는데 이때 반등 지표가 나온다 하더라도 11월 8일 열리는 선거 전까지 민심을 되돌리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바닥을 거듭 경신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도 선거 전망을 흐리고 있다.
가장 최근 나온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단 31%에 그쳤고, 반대 의견은 60%에 달했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서베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6%로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 확인됐다.
특히 퀴니피악 대학 서베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문제 대응 능력에는 28%만이 지지한다고 답해 역시 취임 후 가장 낮은 평가가 나왔고, 2024년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길 바란다는 의견은 71%에 달했다.
야후 파이낸스 수석 칼럼니스트 릭 뉴먼은 끊임없이 침체가 아니라고 외치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술적으로는 옳을 수 있으나 일반 사람들에게는 경제 정의보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침체이든 아니든 체감 경기가 나빠지면 바이든에게서 민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2분기 GDP 공개를 2주 앞두고 모닝컨설트와 폴리티코가 공동으로 실시했던 서베이에서 미국인 대다수는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있다고 답하는 등 체감 경기는 이미 나빠진 모습이다.
뉴스위크는 역대 대통령들을 보더라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침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왔던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바이든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